
퍼렐 윌리엄스가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됐다는 소식에 한동안 패션계가 술렁거렸다.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렸던 버질 아블로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 1년 넘게 비워져 있던 자리라 후임자에 대한 관심이 유달리 뜨거웠기 때문. 패션계의 흥행 보증 수표와도 같은 ‘퍼렐 윌리엄스’가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에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 그의 첫 데뷔 무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구찌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토 데 사르노의 선임을 발표하며, 알레산드로 미켈레 사임 후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새로운 기대감으로 전환시켰다. 발렌티노 등 내로라하는 이탈리아 패션 하우스를 두루 거친 디자이너 사바토가 단단하게 구축된 미켈레의 독특한 세계관을 어떻게 깨나갈지 궁금할 따름.

최근 열린 2023 F/W 패션위크에서 크게 주목받은 컬렉션은 다니엘 리의 버버리 데뷔 무대였다. 뉴 보테가 열풍을 이끌며 순식간에 ‘보테가 그린’을 유행시킨 그는 버버리의 옛 로고를 되살려 ‘블루’ 컬러 로고를 앞세우고,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체크 패턴을 ‘요즘 감성’으로 풀어내며 또 한 번 돌풍을 예고했다. 니나 리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돼 화제가 된 26세의 젠더 플루이드(gender-fluid) 디자이너 해리스 리드의 데뷔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과감한 컬러와 실루엣으로 지금까지의 니나 리치와는 180도 다른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인 것. 두 디자이너 모두 기존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모두 삭제하고 새로운 컬렉션을 포스팅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달라진 브랜드의 방향성을 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사실 전통의 패션 하우스에서 파격적인 인사 소식이 들려온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명품 산업의 큰손으로 떠오른 영 제너레이션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그들의 니즈를 영민하게 파악하는 재능 있는 젊은 디자이너의 신선한 관점이 필요하기 때문. 이미 2023 S/S 시즌엔 27세의 흑인 디자이너 맥시밀리언 데이비스가 키를 잡은 페라가모, 스트리트 패션 신의 라이징 스타 루이지 빌리시뇨르의 감각을 덧입힌 발리의 컬렉션이 공개됐다. 이들 모두 침체된 브랜드에 젊은 활기를 불어넣으며 관객의 호평을 끌어냈다. 물론 이번 시즌부터 에트로를 이끌고 있는 새로운 수장 마르코 드 빈센조나 카르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된 루이스 트로터 등 관록 있는 디자이너들의 활약 역시 지켜볼 만하다. 대대적인 세대교체로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패션계 소식에 당분간은 귀를 쫑긋 세워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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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최신영PHOTO : imax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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