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지금 다시, 백남준 - 예술과 삶을 함께한 친구들

음악과 미술, 기계와 자연, 동양과 서양, 세계와 우주가 하나로 이어지는 작품을 일평생 펼쳤던 백남준. 그는 현실에서도 동시대 아티스트와 활발히 교류하며 예술계의 가교 역할을 했다.

202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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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Nam June Paik, Poster for <Exposition of Music–Electronic Television>, 1963, Screenprint on newspaper, 25.1x35.6cm, Gift of the Hakuta family, Collection of the 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Image © Estate of Nam June Paik, Photo: Don Ross  2 Joseph Beuys and Nam June Paik, ‘Coyote III’, 1984, Video, single channel, 4:3 format, colour, sound, 1 hr 2 min 10 sec, Courtesy of Medienarchiv Joseph Beuys, ZKM | Center for Art and Media Karlsruhe, Image © Joseph Beuys/BILD-KUNST, Bonn—SACK, Seoul, 2021, Documentation of performance at the Seibu Museum of Art, Sogetsu Hall, Tokyo, 2 June 1984  3 Jim McWilliams, Flyer for ‘Mixed Media Opera’ by Charlotte Moorman and Nam June Paik, 10 June 1968, Offset print on paper, 43x21.4cm, Collection of Peter Wenzel, Germany, © Jim McWilliams, Photo: Thomas Paulus 

 

음악과 미술, 기계와 자연, 동양과 서양, 세계와 우주가 하나로 이어지는 작품을 일평생 펼쳤던 백남준. 그는 현실에서도 동시대 아티스트와 활발히 교류하며 예술계의 가교 역할을 했다.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National Gallery Singapore)에서 3월 27일까지 열리는 전시 <Nam JUNE PAIK: THE FUTURE IS NOW>에서는 이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주요 작품 중 하나인 ‘존 케이지 로봇 II’는 백남준이 ‘아버지’라 부르며 평생을 따랐던 존 케이지에 대한 오마주다. 로봇은 바구니를 하나 들고 있는데, 그 안에는 존 케이지를 대변하는 소품들이 가득 차 있다. 예를 들면 1944년 작곡한 ‘체스 피스(Chess Pieces)’를 떠오르게 하는 체스 말이나 소음조차 음악으로 여긴 케이지의 자연주의 사상을 상징하는 버섯 모양 나무 조각 등이 그것. 그리고 로봇의 목에는 ‘피아노 포르테를 위한 연습곡’을 연주하던 백남준이 무대에서 내려와 존 케이지의 넥타이를 잘랐던 퍼포먼스를 떠오르게 하는 잘린 넥타이가 걸려 있다. 음악을 배우기 위해 독일 유학길에 오른 백남준은 1958년 다름슈타트 국제 신음악 여름강좌에서 그를 처음 만난다. 이때의 경험은 전자음악에 심취했던 백남준이 절대적 침묵은 존재하지 않으며 소음도 음악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된다. 이후 그는 소리 콜라주를 시도하거나 음악을 해체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예술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백남준이 첫 퍼포먼스 작품명을 ‘존 케이지에 대한 경의’라 지은 점이나, ‘케이지를 만나기 1년 전인 1957년은 ‘BC, Before Cage 1년’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한 일화만 봐도 그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Nam June Paik, ‘John Cage Robot II’, 1995, vintage wood television cabinets, color television Receivers, DVD players, multi-channel video, piano keys, piano hammers, piano wire, acrylic paint, basket, books, wood mushrooms, and chessmen, 274.3×203.2×78.7cm. Crystal Bridges Museum of American Art, Bentonville, Arkansas, 2011.17. Photo: Edward C. Robison III. 

 

존 케이지와의 만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61~1962년, 또 다른 운명적 만남이 백남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국제적인 전위예술 운동 플럭서스(Fluxus)를 이끄는 리투아니아 출신 미국 아티스트 조지 마키우나스(George Maciunas)를 조우한 것. 비스바덴에서 개최한 플럭서스 국제 신음악 페스티벌 참여를 계기로 백남준은 음악과 시각예술, 무대예술과 시 등 다양한 예술 형식을 융합한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치는 플럭서스의 주축 멤버로 합류했다. 백남준은 플럭서스를 통해 딕 히긴스(Dick Higgins), 요셉 보이스, 오노 요코(Ono Yoko), 그리고 미래의 아내가 될 구보타 시게코 등과 함께 세상에 반기를 드는 작품 활동을 활발하게 펼친다. 백남준은 플럭서스 동료들과 영감을 주고받으며, 때로는 합심해 전위적인 작품을 발표했는데, 그중에서도 그와 각별했던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요셉 보이스다. 1963년 그가 비디오 아트를 처음 소개한 전시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에서도 요셉 보이스는 피아노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로도 퍼포먼스 ‘코요테’, ‘딜링어’, 위성 아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 등에서 함께했다. 1986년 요셉 보이스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영감을 끝없이 주고받았던 백남준은 1990년 그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갤러리현대 뒷마당에서 ‘늑대 걸음으로’란 추모 굿판을 벌인다.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를 겪은 요셉 보이스를 타타르족이 발견해 펠트 담요와 비계 덩어리로 감싸 몸을 녹이고 생명을 불어넣은 샤머니즘적인 일화에서 영감을 받은 퍼포먼스였다. 펠트, 지방, 구리 지팡이, 토끼의 피 등을 이용한 작품 활동을 하는 요셉 보이스와 스스로를 무당이라 불렀던 백남준, 예술계의 두 샤먼이 영원한 예술적 동반자가 된 것은 필연이었으리라.

 

 

George Maciunas and Dick Higgins, ‘Nam June Paik’, 1964, offset print on paper, 28x21.5cm, Collection of Peter Wenzel, Germany

 


요셉 보이스와 더불어 백남준의 작품 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티스트는 샬럿 무어먼이다. 요셉 보이스와 백남준이 핑퐁을 하듯 영감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면 샬럿 무어먼은 백남준이 원하는 바를 완벽하게 구현해주는 뮤즈에 가까웠다. 줄리어드 음대에서 수학한 미모의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은 1964년 제2회 뉴욕 아방가르드 페스티벌에서 백남준과 전위 음악극 ‘오리기날레’를 공개한다. 극을 위한 미치광이 행위예술가 역으로 백남준을 낙점한 것. 이는 백남준이 뉴욕 예술계에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된다. 첫 공연은 샬럿 무어먼의 요청으로 이루어졌지만 백남준 역시 그가 필요한 건 마찬가지였다. 성(Sex)이 유독 터부시되는 음악계에 함께 문제 제기를 할 퍼포머를 찾고 있었고 전라의 퍼포먼스도 불사할 수 있으며 매력적인 외모, 똑똑한 두뇌, 섬세한 감수성까지 두루 갖춘 음악가가 필요했다. 샬럿 무어먼은 백남준이 원하는 조건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샬럿 무어먼도 그의 철학에 동의했고 존 케이지의 ‘현악기 연주자를 위한 26분 1.1499초’를 해석한 퍼포먼스, ‘오페라 섹스트로니크’, ‘살아있는 조각을 위한 TV 브라’ 등을 선보이며 환상의 콤비를 이룬 이 둘은 뉴욕에서 명성을 얻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플럭서스의 창립자 조지 마키나우스가 플럭서스 운동을 홍보할 우편물에 삽입하기 위해 제작한 백남준의 얼굴 오프셋 프린트, 요셉 보이스와 백남준이 함께 선보인 퍼포먼스 ‘코요테 III’의 비디오와 전시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의 포스터, ‘오페라 섹스트로니크’ 공연 후 외설죄로 체포된 샬럿 무어먼의 법률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개최한 공연 ‘믹스드 미디어 오페라’의 홍보 전단지 등을 만날 수 있다. 

 

 

 

 

ONLINE VIDEO ARCHIVE

백남준의 비디오 서재

백남준아트센터가 작가 탄생 90주년을 맞아 전 세계에서 유일한 백남준의 온라인 비디오 아카이브 운영을 시작했다. 싱글 채널 비디오부터 다양한 방송 클립, 퍼포먼스와 전시 기록 영상, 비디오 조각과 설치의 소스 등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홈페이지 njpvideo.ggcf.kr

 

EXHIBITION

백남준 아카이브

‘다다익선’의 재가동을 앞두고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이 설치되는 과정과 보존 수복의 역사를 살핀다. 더불어 백남준 작품이 복원된 국내외 대표 사례의 아카이브와 백남준의 개인사 자료를 통해 작가의 삶과 예술 세계를 조망한다.
일시 6월~11월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FESTIVAL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

백남준의 삶과 예술에 관련된 연극, 실험 음악, 퍼포먼스, 관객 참여형 이벤트가 한 달 내내 백남준아트센터의 내·외부 공간에서 펼쳐진다. 
일시 7월 20일~8월 20일 
장소 백남준아트센터 일대

 

EXHIBITION

백남준 효과

백남준이 국내 미술계에 남긴 족적을 되짚어보는 전시. 그가 국립현대미술관과 합작해 기획한 전시 <비디오때 비디오땅>, 휘트니 비엔날레 서울 등을 오마주한 작품들과 그에게 영향을 받은 작가들의 작품을 망라한다.
일시 11월~2023년 2월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EXHIBITION

백남준 탄생 90주년 기념전 – 서울랩소디

전위적인 방식으로 현대예술의 영역을 급진적으로 확장시킨 백남준의 미디어 작품과 문서 아카이브를 함께 선보인다. 우연적이고 비선형적으로 정보와 사람을 연결한 미디어 작품과 그 구조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글을 전시해 백남준 예술의 시적 속성을 살핀다.
일시 11월 24일~2023년 3월 5일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Cooperation 국립현대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National Gallery Singapore
Reference <나의 사랑 백남준>(아르테), <백남준-동서양을 호령한 예술의 칭기즈칸>(아르테), <백남준: 말에서 크리스토까지>(백남준아트센터)

 

 

 

 

 

►지금 다시, 백남준 I - 나의 아흔 살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린다

►지금 다시, 백남준 II- 백남준의 9가지 결정적 순간

►지금 다시, 백남준 III- 예술과 삶을 함께한 친구들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아트

 

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백남준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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