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2021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

밀라노 디모레 스튜디오의 핵심 멤버였던 디자이너 다니엘레 다미넬리가 독립했다. 유서 깊은 건물에 둥지를 튼 그의 스튜디오에서 엿본, 앞으로 펼쳐질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

20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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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을 근거지로 18~19세기에 걸쳐 3대가 벽화 화가로 활동한 갈리아리(Galliari) 가문 소유의 팔라초에 둥지를 튼 스튜디오 2046의 오피스. 스튜디오 2046의 설립자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다니엘레 다미넬리는 바닥과 천장 그리고 18세기 갈리아리 형제가 1700년대 그린 벽화를 그대로 보존한 채 벽면 색상만 교체했다. 다양한 서적으로 가득 찬 책상 ‘세르조(Sergio)’는 스튜디오 2046에서 만든 2020년 가구 컬렉션, 벽화 앞에 놓인 벨벳 1인용 암체어는 오스트리아 건축가 요제프 호프만이 디자인한 것으로 20세기 빈티지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지난해 개최됐을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 및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가장 핫한 디자이너로 전시장이 문전성시를 이뤘을 주인공이 있다. 바로 인테리어 디자이너 다니엘레 다미넬리(Daniele Daminelli)다. 밀라노 IED(Istituto Europeo di Design)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21세기 이탈리아 인테리어 디자인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디모레 스튜디오(Dimore Studio)에서 7년간 ‘교육을 받았다’ 말하는 다미넬리. 사실 그는 겸손한 표현과 달리 디모레 스튜디오의 황금기를 만든 멤버로, 열광적인 빈티지 수집가이자 현대판 미켈란젤로라 불리는 디자이너 카를로 몰리노(Carlo Mollino)의 천재성을 동경하며 연극적 분위기의 공간을 연출하는 몽상가로서 디모레 스튜디오에서 실행한 주요 프로젝트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불어넣는 데 기여한 바가 컸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업계에서는 2018년 다미넬리가 독립을 선언했을 때 그를 주목했고, 이를 증명하듯 밀라노의 선구적인 가구 디자인 갤러리 닐루파(Nilufar)는 그에게 가장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 다미넬리는 홀로서기를 하자마자 닐루파 갤러리를 통해 메탈과 글라스로 만든 기하학적 형태미가 특징인 가구를 발표하면서 대중과 첫인사를 나누고 2019년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 기간에 열린 디자인 위크에서 자신의 스튜디오 이름을 내건 가구를 선보였다. 메탈과 대리석으로 만든 세련미 넘치는 컨템퍼러리 스타일 테이블이 주인공이었던 전시는 가구 자체도 참신했지만 그 디스플레이는 종합예술을 지향하는 다미넬리의 인테리어 스타일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심플한 테이블과 희귀한 빈티지 가구 컬렉션을 매치하고, 소위 정육점 조명이라 말하는 붉은빛으로 공간 전체를 물들인 몽환적인 공간 연출은 관람객을 알 수 없는 시공간으로 끌어들이며 다미넬리라는 디자이너에 대해 호기심을 품게 했으니 말이다.

 

 

 

 

바로크 시대 장식 미학을 엿볼 수 있는 벽화가 돋보이는 공간에 다미넬리 자신이 모은 빈티지 컬렉션과 직접 디자인한 가구로 연출한 라운지. 격자 구조의 상판이 인상적인 낮은 스틸 테이블 ‘리날도(Rinaldo)’는 스튜디오 2046 디자인, ‘다면체’라는 뜻을 지닌 ‘폴리에드리코(Poliedrico)’ 글라스 샹들리에는 베니스 출신의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Carlo Scarpa) 디자인으로 1950년대 빈티지. 짙은 빨간색 암체어 ‘우트레흐트(Utrecht)’는 게리트 토마스 리트벨트(Gerrit Thomas Rietveld) 디자인이며 그 옆에 놓인 로즈 우드 사이드 테이블은 덴마크 가구 디자이너 세베린 한센(Severin Hansen)이 만든 것으로 1960년대 빈티지다.

 

 

스튜디오 2046에서 만든 대형 테이블 ‘피델리오(Fidelio)’가 주인공처럼 자리한 회의실. 벽화가 있는 고풍스러운 공간에 놓인 모던한 테이블은 마치 갤러리 안에 작품처럼 시선을 사로잡는다. 초록색 벨벳시트의 의자 ‘슈퍼레제라(Superleggera)’는 디자이너 조 폰티가 1950년대 발표한 것으로 빈티지 컬렉션이며 벽화 옆에 설치한 조명 ‘토스카(Tosca)’는 다미넬리가 2019년에 디자인했다. 천장 조명은 스웨덴 디자이너 한스 아그네 야콥슨이 만든 ‘T348’ 샹들리에로 1960년대 빈티지다.

 

 

‘스튜디오 2046(STUDIO 2046)’이라는 디자인 회사를 세워 독립한 지 3년 남짓, 다미넬리의 창의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역사의 파편을 미래로 가져가는 사람’이라 표현하는 다미넬리는 영혼이 담긴 예술 작품과 같은 공간을 만들어 사람들의 감성을 풍성하게 만들어주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그의 노력은 밀라노에서 차로 40분여 남짓 떨어진 도시 트레빌리오(Treviglio)에 자리한 스튜디오 2046에서 하나씩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디자인의 중심부인 밀라노를 떠나 트레빌리오에 정착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 도시는 제가 나고 자란 고향과 가까운 곳이에요. 그리고 여기에는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을 비롯해 토리노의 레지오 극장 등 1700년대 유럽 주요 극장의 무대 디자이너이자 벽화 화가로 명성을 떨친 갈리아리(Gallriari) 형제가 살던 유서 깊은 팔라초가 있습니다. 제 첫 가구 디자인 컬렉션은 그 팔라초 안에 있는 벽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고, 컬렉션 전시 또한 이곳에서 열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건물주가 제안해 이 유서 깊은 건물에 스튜디오 2046이 입주하게 되었죠. .
 

 

 

스튜디오 공간 곳곳에는 다미넬리가 추구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는 가구가 조각품처럼 놓여 있다. 플로어 램프는 스웨덴 디자이너 안데르스 페르손(Anders Pehrson)의 ‘붐링(Bumling)’, 락킹 체어 ‘스가르술(Sgarsul)’은 이탈리아 건축가 가에 아울렌티(Gae Aulenti)가 디자인한 것으로 모두 1960년대 빈티지.

 

6개의 공간으로 이뤄진 스튜디오에서 동선상 첫 번째 자리한 쇼룸. 시즌마다 디스플레이가 바뀌는 가운데 현재 이곳은 다미넬리가 수집한 북유럽 빈티지 가구로 꾸몄다. 벽화 아래 놓인 라운지 체어 한 쌍과 원형 2단 테이블은 1950년대 덴마크 빈티지, 의자 사이에 있는 플로어 스탠드는 스웨덴 디자이너 요제프 프랑크가 만든 것으로 1960년대 빈티지다.

 

디자인의 중심부인 밀라노를 떠나 트레빌리오에 정착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 도시는 제가 나고 자란 고향과 가까운 곳이에요. 그리고 여기에는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을 비롯해 토리노의 레지오 극장 등 1700년대 유럽 주요 극장의 무대 디자이너이자 벽화 화가로 명성을 떨친 갈리아리(Gallriari) 형제가 살던 유서 깊은 팔라초가 있습니다. 제 첫 가구 디자인 컬렉션은 그 팔라초 안에 있는 벽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고, 컬렉션 전시 또한 이곳에서 열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건물주가 제안해 이 유서 깊은 건물에 스튜디오 2046이 입주하게 되었죠. 


역사적인 건물에 스튜디오를 마련한 행운이 그냥 찾아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현재 이 건물의 소유주는 바케타(Bacchetta) 가족으로, 그들은 팔라초가 갈리아리 형제가 살았을 때처럼 예술로 존재하길 바랐습니다. 제 전시가 건물의 예술적 가치를 돋보이게 했다는 걸 인지한 바케타 가족이 먼저 스튜디오 입주를 제안했죠. 3세기 전에 이 집에 살던 프레스코 화가들과 대화를 나눌 줄 아는 디자이너만큼 적합한 ‘상속자’가 없다는 걸 아신 듯합니다.
유서 깊은 공간이라 마음껏 개조할 수 없었겠군요. 바로크 시대 향취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처음 공간을 마주했을 때 압도당한 건축적 에너지와 회화적 매력을 잊을 수가 없어요. 예술로 가득 찬 환경에서 일한다는 건 상상력을 자극하는 원동력이 되고 그에 따라 수준 높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해주죠. 그래서 공간은 원형을 유지하되 업무 환경에 맞게 조명 시스템을 새로 설치했고, 벽면은 오리지널 프레스코화 및 타일 바닥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색깔로 칠해 화려한 바닥과 벽화를 강조했습니다.


스튜디오를 디자인하면서 각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저는 ‘미래의 낭만적인 환경을 디자인’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예술, 연극, 영화, 음악, 패션 분야에서 얻은 영감을 활용해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감성적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하죠. 일례로 10여 명 이상 둘러앉을 수 있는 대형 테이블과 광선검처럼 생긴 조명이 설치된 미팅룸은 제가 디자인한 가구와 조명으로 연출했는데 이들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모티프를 가져왔습니다. 바로크 스타일이 지배적인 환경이지만 이렇듯 생소한 디자인을 더해 형성된 오묘한 분위기는 이곳을 다시 오고 싶게 만든다 생각해요.


공간에는 당신의 가구보다 20세기 디자인 거장의 마스터피스가 더 많이 보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빈티지에 대해 기대하는 것은 그 디자인이 탄생한 시대를 동경하는 향수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저는 그 안에서 시대를 초월하는 탁월한 요소를 발견하고 이를 미래 지향적으로 풀어내는 걸 즐깁니다. 그 결과 제 가구 디자인은 모두 컨템퍼러리한 스타일이지만 빈티지 컬렉션과 잘 어울립니다. 저는 광적인 빈티지 컬렉터로 의미 있는 작품을 모으는 데 열정을 쏟고 있어요. 요제프 호프만(Josef Hoffmann)은 20세기 합리주의의 엄격함과 정교함을, 조 폰티(Gio Ponti)는 친절한 형태미를, 한스 아그네 야콥슨(Hans Agne Jakobsson)은 기능적인 물체를 우아하게 풀어내는 기교를, 카차 도미니오니(Caccia Dominioni)는 곡선에 대한 집요함을 보여주는 디자이너로 제게 큰 영감을 주고, 이들의 가구도 소장하고 있어요.


그럼 당신의 디자인은 과거에서 찾은 단서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겠군요. 올해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 선보일 신작은 어떤가요? 매년 4월에 열리는 데 올해는 오는 9월에 열릴 예정이에요. 저도 전시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공개하긴 이릅니다.

 

 

프로젝트에 사용할 패브릭을 모아 전시해놓은 쇼룸은 다미넬리가 좋아하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빈티지 컬렉션으로 꾸몄다. 원형 테이블은 1950년대 이탈리아 빈티지로 작자 미상, 의자는 건축가 겸 가구 디자이너 잔프랑코 프라티니, 둥근 서스펜션 조명은 프란코 알비니가 1950~60년대 발표한 것이다.

 

디자이너 다니엘레 다미넬리. 복도 벽면은 이탈리아 빈티지 가구와 조명으로 꾸몄다. 베니스 무라노 글라스 거울은 1500년대 앤티크, 그 아래 놓인 의자 한 쌍은 1950년대 이탈리아 빈티지, 벽등은 이탈리아 건축가 이냐치오 가르델라(Ignazio Gardella) 디자인으로 1950년대 빈티지다. 

 

 다미넬리가 사용하는 오피스 창가에는 그가 수집한 무명 작가의 그림 한 쌍이 걸려 있고, 그림 아래에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 폰티의 슈퍼레제라 의자 빈티지 컬렉션이 놓여 있다.

 

 

코로나19는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영향을 주었다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앞으로 우리 삶과 공간은 어떻게 변화할 거라 전망하나요? 전문가로서 워크스테이션으로서 집의 의미를 생각해볼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른들은 재택근무, 아이들은 온라인 등교를 하니 그에 따른 공간과 가구, 나아가 이에 적합한 인테리어 디자인의 필요성이 대두했죠. 아마 모든 디자이너가 이에 공감할 거예요.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라이프스타일을 감안하면 인테리어는 가족 구성원 간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기 위한 공간 분배가 확실히 이뤄지는 방향으로 갈 것이고, 해당 공간은 사용자의 삶의 패턴을 반영한 특화된 디자인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하나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분위기’입니다. 집에 오래 있다 보면 나를 둘러싼 환경, 분위기가 정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집에서 일하는 동안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순하고 평범한 물건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반면 저와 반대의 경우는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로 집 안을 연출하고 싶은 욕망이 커졌겠죠.


2021년 인테리어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집의 중요성을 체감한 사람들은 보다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한 인테리어 디자인에 가치를 둘 것이고 그만큼 다채로운 스타일이 공존하겠죠. 그 가운데 곡선과 볼륨감, 기하학적 모티프 등으로 안락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유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돋보일 거예요. 생활은 편안하지만 보기에는 우아한 인테리어 디자인. 저는 요즘 1920년대(아르데코에서 모던 디자인으로 넘어가는 시기) 탄생한 역사적인 디자인에서 보이는 ‘우아함’에 매료되었습니다. 자료 조사부터 공간 및 가구 디자인 구상에 이르기까지 1920년대 스타일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어요. 이 시기는 르네상스로 논할 만큼 가치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우아함과 세련된 취향을 담은 강력한 미학적 요소를 만들어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요.


디자인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요? 제 회사 이름인 ‘스튜디오 2046’은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 <2046>에서 가져왔습니다. 사랑에 대한 4가지 스토리로 구성된 영화 속에서 2046은 소설가인 주인공이 옛 연인과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찾은 호텔 방의 번호이자, 주인공 자신이 쓰고 있는 미래 도시 이야기의 제목, 그리고 소설 속 주인공이 잃어버린 사랑의 기억을 찾기 위해 떠나는 미지의 세계죠. 이룰 수 없거나 되돌릴 수 없는, 혹은 잡힐 듯 말 듯한 사랑 등, 영화가 초점을 맞춘 사랑에 관한 무드는 여러모로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과 비슷해요. 오래 일하던 스튜디오를 떠나 새로운 토대에 내가 사랑하고 원하는 공간을 만들며 ‘미래의 로맨틱한 세상’을 그려나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앞으로 제가 세상에 내놓을 디자인도 미래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는 사랑으로 존재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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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한지희PHOTO : Filippo Bamber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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