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질은 게으름뱅이다. 피부 턴오버 주기에 맞춰 제대로 탈락해야 하는데, 행동이 느린 각질은 피부 표면에 시간이 지나도 붙어 있어 트러블을 유발하기 일쑤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더욱 굼뜬 모습으로 피부를 답답하게 만들고는 한다. 피부는 온도와 습도, 자외선의 세기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각질이 쌓이는데, 이때 각질을 무리하게 제거하려고 하면 탄력이 저하되거나 피부 톤이 칙칙해지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각질을 제거하는 올바른 방법은 무엇일까? 아니, 그보다 각질을 간편하게 제거하는 방법이 더욱 궁금하다. 

사실 각질은 피부 속 수분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유지하며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이로운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무조건 각질을 제거하면 피부 상태가 악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환절기에 자연스러운 각질 탈락 과정이 더뎌 불필요한 각질이 피부 표면에 차츰 쌓이면 정상적인 피지 분비가 방해를 받아 트러블이 생기고, 피부 톤이 얼룩덜룩해진다. 따라서 각질 제거는 중요한 피부 관리 방법인 것. 피부 각질층의 수분 함유량은 정상 피부의 경우 13% 정도인데 건조한 날씨에 찬 바람이 부는 환절기에는 10% 이하로 뚝 떨어진다. 날씨가 건조하고 쌀쌀해지면 피지 분비량이 줄어들고 피부 속 수분을 쉽게 빼앗기기 때문이다. 여름보다는 가을에 각질이 많이 생기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각질층이 쉽게 손상되어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고 가려운 증상도 동반한다. 

각질을 제거하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하다. 과거에는 무조건 피부 표면을 긁어내는 미세 플라스틱 알갱이를 함유한 스크럽제나 고마주 타입의 각질 제거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자극이 적고 부드러운 화학적 각질 제거제를 주로 활용한다. 흔히 아하, 바하라고 부르는 AHA(Alpha Hydroxy Acid), BHA(Beta Hydroxy Acid)가 바로 화학적인 각질 제거 효과를 선사하는 대표적인 성분이다. 두 성분 모두 각질을 제거해 피부 톤과 피부 결을 균일하게 만들어주고 모공을 청소해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 트러블을 예방하며 피부 염증 질환을 개선하는 항염 효과가 있지만, 세부적인 효능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AHA는 주로 과일에서 추출하는 산 성분인 글리콜산과 젖산, 말산, 시트르산, 타타르산 등을 의미한다. 이 중 피부에 사용하기 적합한 작은 크기의 글리콜산과 젖산이 화장품에 주로 사용되는데, 이들은 각질을 제거해줄 뿐만 아니라 피부 장벽을 구성하는 물질의 합성을 촉진해 햇볕에 손상된 피부의 회복을 돕는다. 한편으로 AHA는 피부의 광민감성을 높이는 경향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밤에 사용하고,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BHA는 단 한 가지, 살리실산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소염진통제인 아스피린의 원료로도 잘 알려져 있다. AHA는 수용성인 반면, BHA는 지용성이라 AHA보다 모공 깊은 곳까지 침투해 모공을 막는 각질 세포를 제거하는 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AHA와 BHA는 모두 각질 세포를 제거하고 염증을 개선하는 항염 효과를 발휘하지만,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피부가 따갑거나 붉어지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것.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최근 주목받는 각질 제거 성분인 PHA(Poly Hydroxy Acid)다. 기본적으로 AHA, BHA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분자 크기가 훨씬 커서 피부에 더 천천히 흡수되는 성질 덕분에 피부 자극을 줄이는 데 용이하다. 각각의 성분 특성을 보면, 건조한 피부에는 AHA를, 지성이나 트러블성 피부에는 BHA를, 그리고 민감성 피부에는 PHA를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화학적 각질 제거 성분은 스킨케어 제품을 비롯해 클렌저, 마스크나 팩에도 함유되어 최근에는 부지런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각질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 클렌징부터 스킨케어까지 원하는 단계에 해당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할 수 있는 것. 피부 타입이나 고민에 따라 골라 사용하면 되니 각질 제거도 이제 매우 간편해졌다.

 

 

 

CASE 1 
메이크업이 들뜨는 피부

피부 속 수분이 부족한 건성 피부에 주로 나타나는 고민이다. 특히 가을 날씨는 이러한 증상을 악화시킨다. 이때 각질을 과도하게 제거하면 피부 본연의 보습막까지 파괴되어 피부가 더욱 건조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알갱이 없이 순한 세안제를 활용해 부드럽게 각질을 제거하는 방법을 선택하자. 2주일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하다. 

(왼쪽부터) CLARINS 모공을 막는 각질을 제거해 지복합성 피부를 촉촉하게 만든다. 젠틀 포밍 클렌저 125ml 3만8000원. GAMAREDE by ONTREE 100% 천연성분의 약산성 클렌저로 알로에 베라 잎 추출물이 피부에 수분을 채운다. 마르드 퓨리파잉 포밍 클렌저 by 온뜨레 160ml 3만3000원. BANILA CO. 약산성 클렌저로 각질과 모공을 케어하고 세안 후 당김없는 산뜻한 마무리감을 선사한다. 클린 잇 제로 포어 클래리파잉 폼클렌저 150ml 1만6000원.

 

 

 

CASE 2 
민감한 홍조 피부

작은 자극에도 쉽게 붉어지고 날씨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민감성 피부는 각질 제거 효과가 강한 제품을 사용하면 피부가 손상될 수 있다. 스킨케어 단계에서 각질 제거 효과를 가미한 제품으로 가볍게 닦아내듯이 피부 결을 정돈하는 정도로 활용하자.

(왼쪽부터) SUQQU 알코올 양을 최소로 해 산뜻한 청량감을 제공하고 피부 깊숙이 수분을 채워 민감한 홍조 피부를 손쉽게 케어한다. 클래리파잉 토너 200ml 7만9000원.  SK-II 무알콜 약산성의 소프너로 피테라TM가 트리트먼트 효과를 더하고 촉촉하면서도 탱탱한 피부를 유지시켜준다. 페이셜 트리트먼트 클리어 로션 160ml 8만원대.  KLAVUU 티트리 추출물과 병풀 추출물이 지친 피부를 정돈하고 피부 진정을 돕는다. 그린 펄세이션 파하 카밍 토너 200ml 2만1000원.

 

 

CASE 3 
블랙헤드가 많고 모공이 도드라진 피부

블랙헤드는 한 번에 해결되지 않는 고질병으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피지가 모공을 막지 않고 잘 배출되도록 1주일에 한 번은 꼭 각질 제거를 한다. 횟수가 잦은 만큼 피부 자극이 적은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세안할 때 파우더 타입의 각질 제거제를 물에 섞은 뒤 마사지하듯 문지르면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할 수 있다.

(왼쪽부터) AHC 고운 입자의 파우더가 부드러운 클렌징을 돕고 세밀한 각질 케어와 클렌징을 동시에 제공한다. 에센스 케어 파우더 워시 에메랄드. 40g 2만2000원.  CENTELLIAN 24+ 자연 유래 단백질 분해 효소와 저자극 각질제거 성분이 노폐물을 말끔히 지워 매끈한 피부로 만든다. 마데카 더마 필 파우더 워시 60g 2만2000원. SU:M 37° 파우더 타입의 스크럽 클렌저로 라이스 성분이 묵은 각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브라이트 어워드 엔자임 파우더 워시 1.5g x 40ea 3만5000원.

 

 

CASE 4 
가끔씩 돌변하는 뽀루지 피부

전반적으로 피부 상태가 양호하다가 한 번씩 뾰루지가 올라와 골머리를 앓는다면 정기적으로 각질 제거를 할 것을 추천한다. 생리 주기에 맞춰 뾰루지가 올라오기 전, 전달 생리가 끝난 직후 일주일 사이에 1~2회 정도 각질 제거 효과를 지닌 스페셜 케어 아이템을 활용해보자. 닦아낼 필요 없는 슬리핑 팩이나 시트 마스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왼쪽부터) YUNJAC 씻어낼 필요없이 바르고 자는 마스크 팩으로 피부를 진정시키고 피부에 생기를 선사한다. 백년초&우질두 수분 진정 오버 나이트 마스크 100ml 6만원. DR.JART+ 탄산 필링과 슈가 필링이 피부톤과 피부결을 개선시키고 피부의 pH를 맞춰주는 밸런스 시트가 건강한 피부를 완성시킨다. 닥터자르트 더마스크 울트라 젯 필링 솔루션 4g+23g 5000원. 

 

 

CASE 5
번들거리는 표면과 건조한 속을 지닌 피부

유수분 균형이 맞지 않는 수분 부족형 지성 피부. 과도한 피지 분비로 겉은 번들거리지만 피부 속 수분량은 매우 부족한 상태다. 피지가 과다 분비돼 각질이 두껍게 쌓이고, 수분이 부족해 푸석해지기 십상. 각질 관리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급선무는 바로 보습. 유분이 적은 크림 타입의 각질 제거제를 활용해 보습과 각질 제거, 두 가지 효과를 모두 경험하자.

(왼쪽부터) CHANTECAILLE 히비스커스 플라워 산이 건조한 피부에 보습력을 높이고 모공 정화를 돕는다. 뱀부 앤 히비스커스 엑스폴리에이팅 크림 75ml 12만7000원. DUCRAY 트러블을 케어하고 여드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균을 제거한다. 케라크닐 컨트롤 크림 30ml 3만원.  SISLEY 카모마일 성분이 피부를 진정시키고 카올린 추출물이 수분 흡수를 돕는다. 끄렘므 공망뜨 50ml 10만5000원.

 

 

CASE 6 
화이트헤드로 고민인 피부

블랙헤드처럼 모공 속에 피지와 각질이 가득 차 있지만 피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그대로 굳은 상태가 바로 화이트헤드다. 때문에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되 강한 힘으로 닦아내는 과정을 통해 모공을 열어주는 것이 좋다. 세안 직후 물기가 남아 있는 피부에 각질 제거 성분을 함유한 클렌징 패드를 사용해 피부 결을 따라 부드럽게 닦아내는 것만으로도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 일주일에 1~2회 정도면 충분하다. 

(왼쪽부터) KLAVUU 진주 추출물이 피부를 투명하게 가꿔준다. 퓨어 펄세이션 피에이치 밸런싱 퀵 클렌징 패드 210ml(50매) 1만9000원. ACNES 멀티 패드 제품으로 모공을 타이트하게 만들고 각질, 진정, 수분케어까지 피부 고민을 한번에 해결해 준다. 아크네스 포어 타이트닝 패드 70pads 2만6000원. DR.G 3가지 비타민을 담아 피부를 깨끗하고 맑게 개선시켜 준다.브라이트닝 비타 필링 패드 160g(70매) 2만2000원.

 

 

 

TIP
그동안 알지 못했지만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각질 제거에 대한 소소한 팁을 공개한다. 

1 BHA 성분은 블랙헤드와 화이트헤드를 제거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2 레티놀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사용하면 피부 턴오버 주기를 정상화해 피부 결 정리에 도움이 된다.
3 비타민 C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사용하면 각질이 자연스럽게 탈락되는 동시에 피부 속 탄력 성분인 세라마이드 생성이 촉진돼 보다 촉촉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얻을 수 있다.
4 각질은 제거한다고 해서 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서서히 없어지므로 자외선이 적은 밤 시간대를 활용해 각질 제거를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5 각질 제거제를 사용한 뒤 순수 비타민 C와 같이 pH가 낮은 제품을 함께 사용하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할 것.
6 각질 제거 후 피부는 자외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외출한다.

Advice 김홍석(와인피부과 원장) Model Dari Makeup 서아름 Hair 최은영 Assistant 표선아

 

 

 

 

더네이버, 시즌 케어, 각질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