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늦가을 밤 산책

해외여행이 힘든 시기. 한국관광공사에서는 국내 야간 관광 100선을 발표했다. 단 몇 시간이라도 낭만적인 밤을 즐기기 위해 기꺼이 떠나고 싶은 국내 여행지.

2020.11.12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덕수궁 석조전의 아름다운 야경.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궁중 병과와 약차를 맛볼 수 있는 경복궁의 생과방 전경.

 

경복궁에서 진행된 ‘경복궁 궁캉스’ 현장.

 

서울 궁 산책

서울이라는 거대한 코즈모폴리턴 안에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여행지가 있다. 바로 궁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최근 재개장한 서울의 궁들은 고즈넉한 가을밤 손님들을 맞이한다. 덕수궁은 휴궁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오후 9시까지 문을 열고 있다. 석조전 지층 전시관 및 중명전을 재개장하며 덕수궁 전각 해설 프로그램도 재개했다. 각각 20명 이하의 인원이 참여할 수 있고 마스크 착용과 전자출입명부 작성 등을 해야 한다. 또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에서는 <대한제국 황제의 궁궐> 전시가 11월 15일까지 개최한다. 별빛 야행을 진행하면서 전통 공연과 궁중 병과 체험, 수라간 시식 공감까지 준비했던 경복궁은 코로나19에 따른 안전 관람을 위해 기존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새 프로그램 ‘궁에서 가을나기’를 진행한다. 건춘문, 동궁, 소주방 등 옛 조상들이 목적에 따라 이용한 궁 내 장소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쉼터와 족욕을 체험하고 전통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건춘문에서는 가을 별식 홍시와 밤을 맛보고, 은행나무 앞 공간에서 숙종이 즐긴 한약재 족욕을 체험할 수 있다. 동궁에서는 왕세자 부부의 일상 재현과 댕기·남바위·복건 등으로 조선 머리방을 경험한다. 또 임금의 잔치 음식을 만들던 외소주방에서는 골동반 동고리를, 후식을 담당하던 생과방에서는 궁중 병과를 체험해볼 수 있다. 가을나기 프로그램은 10월 19일부터 25일까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1일 100명으로 입장이 제한되고 사전 예약을 통해 운영된다. 1인 요금은 1만2000원(궁중 병과), 1만8000원(궁중 음식)이다. 이 프로그램과 별도로 생과방은 11월 16일까지 상시 운영될 예정으로 궁중 병과와 약차를 체험해볼 수 있다. 경복궁 야간 개장은 저녁 7시부터 9시 30분까지다.
문의 02-3210-4806~7

 

 

6.55등급까지 약 9500개의 별이 표현된 천체 투영실. 별을 감상하며 별과 관련된 흥미로운 스토리를 들을 수 있다. 

 

별마로 천문대의 밤 풍경. 

 

별만 보기 아까운 영월의 밤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 ‘별마로’라는 이름의 뜻이다. 해발 799.8m의 봉래산 정상에 자리한 천문대는 별과 행성을 관측하기 위한 최상의 입지를 자랑한다. 지름 800mm 주 망원경과 여러 대의 보조 망원경이 설치되어 한밤중에 달과 행성, 성단, 성운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직접 별을 관측하는 것뿐만 아니라, 약 9500개의 별이 가상으로 투영된 8.3m 돔 스크린을 통해 별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물론 천문대를 찾는 이들은 별만 보러 오지 않는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영월 읍내 야경과 청량한 밤 공기는 국내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자동차 밖으로 여타의 캠핑 세팅은 금지되어 있지만 차량 내 식사나 취침은 가능하여 차박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들이 조용히 머물다 가는 드라이빙 코스인 것. 또 패러글라이딩의 활공장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요즘처럼 가을색으로 물든 봉래산 풍경은 거부하기 힘든 계절의 선물이다. 별마로 천문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동절기인 10월부터 3월까지는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개장하고, 9시까지 입장을 마무리한다. 천문대 이용 요금은 7000원(성인)이다.
문의 033-372-8445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특별 전시관. ‘컬러풀 나이트’가 진행된다.   

 

별빛이 쏟아지는 뮤지엄 산. 

 

뮤지엄 산의 선셋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뮤지엄 산은 산의 지형을 따라 설계된 안도 다다오의 아름다운 건축과 작품으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뮤지엄 산은 산중의 선셋을 작품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바로 ‘컬러풀 나이트’다. 빛과 공간의 예술가로 알려진 제임스 터렐 전시장에서 계절별로 시시각각 다채롭게 변하는 하늘빛을 감상하며 명상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저물녘 천지를 물들이는 근사한 하늘빛을, 제임스 터렐 작품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12월 연말에는 이곳에서 컬러풀 나이트 스페셜 이벤트를 진행한다. 지난해 외부와 차단된 인공 조명을 활용한 매혹적인 디비전을 제공하면서 한 해를 특별한 감흥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바 있어 올해에도 기대를 모으는 이벤트다. 컬러풀 나이트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일몰에 맞춰 약 70분간 진행된다. 본래 저녁 6시에 폐장하는 뮤지엄 산에서 밤 풍경을 누리며 걸어 나오는 짧은 시간도 기대해볼 만하다. 컬러풀 나이트 관람은 사전 온라인으로 예약해야 하고 최대 28명이 함께한다. 1회 관람료는 5만원(뮤지엄 관람료는 별도)이다. 
문의 033-730-9023

 

 

인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촬영지였던 탄금호 무지개다리.

 

국보 6호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으로 중요 보물인 중앙탑의 밤.

 

낭만의 중앙탑공원 

충주시 남한 강변을 따라 조성된 공원이 예사롭지 않다. 이곳에 국보 6호로 지정된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이 있다. 신라 석탑 중 유일한 7층인 탑평리 칠층석탑은 지리적으로 한반도 중앙에 위치해 있어 현재까지도 중앙탑이라고 부르고 있다. 충주는 삼국 시대 때부터 남북을 잇는 요충지로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중원인 충주를 차지하려고 자주 격돌한 곳이다. 오랫동안 양질의 ‘철’이 생산되어 정치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다. 이 지역의 중심을 잡고 있는 중앙탑은 오랜 시간 해체와 재건이 이뤄졌으며 기단부와 6층 탑 부분에서 중요 유물이 출토되기도 했다. 현재 공원에는 인공 호수인 탄금호가 조성되어 야간에도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호수 주변 무지개다리는 밤이면 아름다운 조명으로 물들며 호숫가의 낭만을 부추긴다. 각종 문화 공연이 진행되는 수변 무대, 무대 앞쪽으로 음악 분수도 있고, 호수 주변의 멋진 드라이브 코스도 기대할 만하다. 탄금호는 겨울 철새를 비롯한 각종 조류의 서식지이기도 해 계절에 따라 다채롭게 변화하는 호숫가 풍경을 찾는 이들이 많다. 
문의 043-842-0532

 

인공 연못 주변으로 아름다운 정원까지 조성한 궁남지의 저녁 풍경. 

 

해마다 여름이면 연꽃 축제로 화려한 밤을 맞는 궁남지.

 

백제의 연못

부여의 서동공원에는 백제 왕실의 별궁 연못인 궁남지가 있다. <삼국사기>에서 백제 무왕 35년에 “궁궐 남쪽에 큰 연못을 파서 물을 20여 리나 끌어들였다. 네 언덕에는 버드나무를 심고 연못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어 방장선산을 모방하였다”라는 기록을 근거로 국내 최초의 인공 연못으로 알려졌다. 자연 지형을 이용해 조성한 부여 궁남지는 삼국 중에서도 백제가 정원 조경이 가장 발달한 나라임을 증명한다. 실제로 당시 백제의 노자공이 일본으로 건너가 정원 조경 기술을 전해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궁남지는 24시간 문을 열어두고 있다. 여름에는 연꽃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연못 주변에 국화가 만발해 각종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모두 취소되었다.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밤 10시까지 관람할 수 있어 달밤 산책 코스가 되어준다. 고란사와 낙화암이 있는 부소산성, 백마강 일대를 함께 돌아보는 일정으로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문의 0041-830-2953 

 

 

 

경주 역사 유적 지구에 있는 동궁과 월지의 야경.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푸는 장소로 쓰였다. 

 

달빛으로 물든 첨성대의 모습. 

 

경주 동궁과 월지 

통일신라의 별궁이 자리하던 궁궐터인 동궁과 월지. 지금의 경주시 인왕동에 자리한 이곳은 별궁이었지만 당시의 입지와 위상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 유적은 1980년에 공사를 거쳐 본래 신라 궁궐과 3채의 누각 등으로 복원되었다. 신라 시대의 많은 유물이 발견된 연못은 조선 시대 때 ‘안압지(雁鴨池)’라고 불렸다. 공사 당시 발굴된 신라 시대의 토기 파편 등을 통해 월지(月池)라고 불렸음이 알려져 2011년 동궁과 월지라는 본래의 이름으로 변경된다. 달이 있는 땅이라는 말처럼 달밤을 담는 호수와 별궁은 지금처럼 여행이 귀한 시기에 경주 유적지들 중에서도 밤의 명소로 손꼽힌다. 특별히 이벤트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으니 참고하여 일정을 세울 것. 동궁과 월지 가는 길목에 있는 첨성대 관람은 따로 입장 티켓이 없고 주변으로 11월까지 핑크 뮬리, 해바라기 등의 꽃과 식물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동궁과 월지의 관람은 연중무휴로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가능하다(매표 및 입장 마감 시간 9시 30분).  
문의 054-750-8655 

 

공원 내에 있는 반딧불이 천문대 내부.   

 

투명도가 매우 뛰어난 영양군의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영양 국제밤하늘 보호공원. 

 

별과 반딧불이가 모인 밤에

지난 2015년 국제 밤하늘 협회(IDA)로부터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된 곳이 영양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이다. 인공 조명과 빛 공해가 아주 적어 밤하늘 투명도가 세계적으로 뛰어남을 인정받은 곳이다. 경북 영양군 시내에서도 한참을 산길로 이동해야 이를 수 있는 이곳은 은하수나 유성 등 하늘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육안 관측이 가능한 ‘은밤(Silver)’ 등급을 받았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육안으로도 무수히 쏟아지는 별들을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또 반딧불이가 사는 청정 지역이기도 하여 반딧불이 생태공원을 별도로 조성하고 있다. 반딧불이는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 짧은 기간 만날 수 있는데 해마다 8월 말 9월 초에 대대적인 축제를 진행했다. 공원 내에는 펜션과 캠핑장이 있고, 올해는 10월 31일까지 단축 운영된다. 반딧불이 천문대와 별생태 체험관은 월요일 휴관일을 제외한 날에 주간과 야간 타임으로 나눠 관람이 진행된다. 홈페이지를 통해 별 관측 상태 정보를 제공하고 관람 예약을 받고 있다.
문의 054-680-5332  

 

 

 

 

더네이버, 여행, 국내 야간 관광 

 

CREDIT

EDITOR : 한지희PHOTO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한국관광공사, 뮤지엄산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