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내가 전기차 조상이다!

닛산 리프가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인 건 맞지만 최초의 전기차는 아니다. 전기차의 시작은 생각보다 오래됐고 여러 브랜드가 전기차를 만들었다. 이 중 자동차 회사의 전기차 조상을 찾아봤다.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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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에거 로너 C.2 페이톤
포르쉐의 조상은 전기차다. 포르쉐라는 브랜드가 태어나기도 전인 1898년 창립자 페르디난트 포르쉐는 에거 로너 C.2 페이톤(Egger-Lohner C.2 Phaeton, P1)이란 이름의 전기차를 만들었다. 자동차보다 마차에 가까운 이 차는 뒤쪽에 팔각형의 전기모터를 달아 뒷바퀴를 굴렸다. 주행거리는 79km였으며 배터리 무게만 500kg에 달했다. 최고출력 3~5마력, 최고속도 시속 35km로 요즘 자동차에 비하면 걷는 수준에 가깝지만 당시로는 타이칸에 버금가는 고성능 전기차였다. 1899년 독일에서 열린 ‘국제자동차 전시회’에서 진행된 전기차 경주대회에서 다른 차들보다 18분이나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며 1등을 차지했을 정도다. 100년 넘게 행방이 묘연했던 이 차가 세상에 나타난 건 2009년의 일이다. 포르쉐는 오스트리아의 한 헛간에서 1902년 이래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은 이 차를 발견했다. 배터리와 시트는 사라졌지만 상태는 꽤 깨끗했고 모터도 멀쩡했다. 포르쉐는 이 차를 가져가 손댈 수 있는 부분을 복원해  포르쉐 박물관에 전시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포르쉐 박물관에 가면 나무 대신 플라스틱 패널로 보디를 두른 포르쉐 최초의 전기차를 만날 수 있다. 

 

 

 

푸조 VLV
푸조의 전기차 역사는 8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독일군의 점령으로 프랑스는 극심한 연료 부족에 시달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푸조가 내놓은 방책이 전기차 VLV(Véhicule Léger de Ville)다. 프랑스어로 작고 가벼운 도심형 자동차란 뜻을 지닌 VLV는 뒷바퀴 사이 거리가 앞바퀴보다 좁은 삼륜차 형태다. 시트는 두 개뿐이며 간단하게 접고 펼 수 있도록 직물로 된 지붕을 얹었다. 배터리는 보닛 안쪽에, 전기모터는 뒤에 얹었는데 한 번 충전으로 최대 80km를 달릴 수 있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33km였다. 주행거리가 길진 않지만 크기가 작아 도심에서 편하게 탈 수 있기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우체부나 왕진을 가야 하는 의사들이 주로 이용했다. 1941~43년까지 프랑스 파리에 있는 푸조 공장에서 377대가 생산됐는데, 프랑스 동부 소쇼(Sochaux)에 자리한 푸조 자동차 박물관에 한 대가 전시돼 있다.

 

 

 

BMW 1602e
많은 사람이 i3를 BMW 최초의 전기차라고 생각하지만 그 전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은 BMW 모델이 있었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공개된 1602e다. 2도어 콤팩트 세단 1602를 기반으로 만든 1602e는 보닛 안에 엔진 대신 12V 보쉬 배터리 16개를 채워 넣었다. 총 12.6kWh의 배터리로 최대 60km를 달릴 수 있는데, 재미있는 건 휴대전화 배터리를 교체하듯 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요즘 전기차처럼 전기차용 배터리를 따로 얹은 게 아니라 자동차에 기본으로 쓰이는 배터리를 여러 개 연결한 셈이다. 이 배터리가 앞 차축에 놓인 32kW의 전기모터를 돌려 뒷바퀴를 굴렸다. 성능은 준수했다. 최고속도가 시속 100km에 달했으며 0→시속 48km 가속 시간이 8초를 넘지 않았다. BMW는 두 대의 1602e를 뮌헨 올림픽 의전차로 사용했다. VIP들이 마라톤이나 장거리 달리기 코스를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차는 실험용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실제로 생산되진 않았다.

 

 

 

닛산 타마 
일본 역시 1940년대 극심한 휘발유 부족 사태를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쿄전기자동차가 설립됐고, 다차카와항공 근로자 200명이 이곳으로 옮겨가 전기차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1947년 시트가 두 개인 전기트럭 타마(Tama)의 시제품이 세상에 나왔다. 이후 이 회사는 시트가 네 개, 문이 두 개 달린 타마의 양산 버전을 내놓았다. 타마라는 이름은 그대로 물려줬다. 길이가 3200mm, 휠베이스가 2000mm로 기아 모닝보다 작은 이 차는 양쪽 도어 아래에 40V 배터리를 담았는데 배터리 칸 바닥에 롤러를 달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작은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65km였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35km를 냈다. 1951년 도쿄전기자동차는 프린스 모터와 합병했다. 이후 1966년 프린스 모터가 닛산에 합병되면서 타마의 개발 노하우도 닛산에 넘어갔다. 닛산은 리프의 뿌리가 타마에 있다고 주장한다.

 

 

 

GM 일렉트로베어
GM이 처음 전기차를 선보인 건 100년도 더 전이다. 1912년 GM은 에디슨전기의 니켈-철 배터리를 얹은 전기트럭을 생산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전기차 개발에 나선 건 1960년대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규제가 조금씩 심해지자 적극적인 대안으로 전기차 개발에 눈을 돌린 것이다. 1964년 GM은 당시 큰 인기를 누리던 쉐보레 코베어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일렉트로베어(Electrovair)를 개발했다. 엔진을 떼어내고 90마력짜리 전기모터와 450V의 배터리를 얹은 이 차는 판매를 위해 개발한 차는 아니었다. 모터가 제대로 힘을 낼 수 있는지, 배터리가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용도였다. 2년 후 GM은 업그레이드된 일렉트로베어 Ⅱ를 선보였는데 보닛 안에 아연 배터리를 가득 실어 최대 주행거리가 130km에 이르렀다. 최고속도는 시속 128km다. GM은 이들 테스트 카에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로 보잉과 손잡고 월면차를 개발하기도 했다. 1971년 GM의 월면차는 아폴로 15호 비행사들과 달 표면에 무사히 착륙했고 달 위를 달렸다. 아, 월면차도 전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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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서인수<모터트렌드>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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