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너와 내가 함께한 시간

누군가와 함께한 추억의 힘은 때론 우리를 살게끔 한다.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20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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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출신의 스티븐 바우터루드 감독의 장편 데뷔작 <테스와 보낸 여름>은 안나 왈츠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누군가와 시간을 함께한다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어떤 가족과 비교해도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가족의 막내아들 샘(소니 코프스 판 우테렌)은 가족과 함께 네덜란드의 작은 섬 헤르스헬링으로 일주일간의 여행을 떠난다. 휴양지에 도착해 공놀이를 하던 중 형이 다치는 일이 벌어진다. 병원에서 형의 치료를 기다리던 샘은 엉뚱한 상념에 빠져든다. 모든 공룡이 죽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공룡은 죽는 순간에 자신이 세상의 마지막 공룡이라는 것을 알았을까, 라는 생각. 사실, 샘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죽어 홀로 남겨진 외로운 삶에 대비해 일명 ‘외로움 적응 훈련’을 하던 중이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공룡 한 마리처럼 말이다. 

 


그런 샘에게 휴양지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살고 있는 소녀 테스(조세핀 아렌센)가 다가온다. 샘을 처음 보자마자 아무 망설임 없이 탱고 춤을 제안하는 테스는 엉뚱하기로 따지자면 샘보다 한 수 위다. 샘과 테스는 서로를 알아가다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며 어린 시절에만 가능한 추억을 하나씩 차곡차곡  쌓기 시작한다. 그렇게 샘은 ‘테스와 보낸 여름’을 서서히 통과한다. 


동일한 세계라도 소년, 소녀의 눈으로 바라보면 뭔가 다르게 보이기 마련이다. 마치 산 정상에 올라 바라보면 늘 마주하던 장소도 그 느낌이 다르게 다가오는 것처럼, 우리의 세상도 시선의 높이를 조금만 바꾸면 미처 보지 못한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것이 지금껏 수많은 영화가 소년, 소녀의 눈에 비친 세상을 담은 이유일 것이다. <테스와 보낸 여름> 역시 마찬가지다. <테스와 보낸 여름>은 소년, 소녀의 시선으로 거른 세상뿐만 아니라, 그들이 함께 보낸 여름이 그들의 인생을 한 뼘 정도 성장시킨 나이테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테스와 보낸 여름>의 매력은 엉뚱한 상상을 나누다 이내 아웅다웅 다투는 두 소년, 소녀의 모습일 것이다. 그들의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운데, 이는 무엇보다 휴양지 특유의 아름다운 풍광 덕분이다. 영화 속에 끊임없이 펼쳐지는 헤르스헬링의 아름다운 풍경은 소설이 갖지 못하는 영화만의 힘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떠난 이후를 걱정하는 샘과 테스 뒤편에서 이들을 포근히 감싸주는 듯한 풍경의 모습은, 혼자라는 생각에 힘들고 지칠 때면 늘 그 뒤에서 묵묵히 버텨주는, 그래서 이 세상이 살 만한 것이라 믿게 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을 닮았다. 우리를 외롭고 힘들게 하는 것도 사람이지만, 우리를 버티게 하는 것 역시 사람의 힘이니까 말이다. <테스와 보낸 여름>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던 테스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아빠를 찾는 과정이 영화의 주요 사건으로 등장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샘은 테스를 위해 그녀의 아빠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그러던 중 개펄에 빠진 샘은 아무도 없는 곳에 홀로 남겨진다. 다행히 한 할아버지에게 구출된 샘은 다시 가족의 품에 안긴다. 테스가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가지고 말이다. 선물을 받은 것은 테스만이 아니다. 샘은 테스를 통해 최고의 일주일을 얻었다. 누군가와 함께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샘을 구출해주었던 할아버지의 말처럼, 우리는 추억을 모아야 한다. 누군가와 함께한 순간의 추억들. 때론 그것이 우리를 버티게 하는 힘이니 말이다. 

※ 이 글을 쓴 안시환은 영화 평론가이다.

 

 

69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9세의 남자 간호조무사에게 치욕적인 일을 당하는 69세 효정. 이 일을 경찰에 알리지만 세상은 효정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영화는 노인 문화, 성 문제 등에 대한 사회의 아이러니한 시선을 직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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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여름밤
가세가 기울어 방학 동안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 남매 옥주와 동주,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고모까지 다섯 식구가 함께 보낸 여름 이야기. 윤단비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개봉 8월 20일

 

 

 

 

 

더네이버,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CREDIT

EDITOR : <더네이버>편집부PHOTO : (주)팝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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