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한 편의 영화 같은 배우 진서연

여리거나 강하거나. 두 가지 모습을 품은 채로 다양한 인간의 면모를 표현하는 배우 진서연. 영화 <독전> 이전의 삶을 묻다가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202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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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과 시폰 드레스는 모두 레하. 콰트로 레디언트 옐로 골드 라지 링, 화이트 골드 라지 링, 옐로 골드 뱅글, 화이트 골드 뱅글은 모두 부쉐론. 

 

상반기 OCN에서 방영된 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이후 어떻게 지냈어요? 모든 드라마가 그렇겠지만, 마지막까지 대본을 기다리다가 촬영하는 등 시작부터 끝까지 몸도 마음도 달려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종영 후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제야 진짜 끝났구나 실감했죠. 


드라마 시청률이 평균 4.4%였어요. 꽤 높았고, 그만큼 관심 어린 리뷰가 쏟아졌죠. 당신이 맡은 황하영 팀장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의견도 많았고요. 마지막 최종회 시청률은 5.0%대를 기록했어요. 김상훈 감독님이 광역수사대 팀장이 여자다, 본래 남자 역할이었는데 여자 캐릭터로 바꿨다고 제가 하면 좋겠다고 제안하셔서 대본을 받았죠. 여자가 주도적으로 범인을 검거하는 캐릭터가 흔하지 않잖아요. 드라마를 향한 시청자의 관심은 뜨거웠는데, 배우인 저 또한 황하영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어요.   


극 중 황하영의 거친 피부 표현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인상 깊었어요. 본인의 의견이었나요? 전 장르물을 좋아해요. 요즘 다양한 플랫폼에서 전 세계 드라마를 볼 수 있잖아요. 미국이나 영국 장르물을 보면 배우들의 피부가 자연스럽게 드러나 있어요. 비슷한 성격의 한국 드라마들을 모니터했는데, 인물의 피부와 헤어를 세팅한 부분이 아쉽더라고요. 황하영이 10년 넘게 강력계 형사로 일했다면 그의 피부는 태양에 많이 그을리지 않았을까, 싶었죠. 분장팀에 현장감 있게 표현해달라고 요청했어요. 

 

셔링 드레스는 지방시. 선라이트 모티프 화이트 골드 이어링은 피아제. (왼쪽부터) 진주가 세팅된 골드 링은 타사키. 18K 옐로 골드 T 와이어 링은 티파니&코. 화이트 골드 링은 쇼메.  

 

데뷔 초중반만 해도 길거나 중간 길이의 헤어스타일을 유지했어요. 언제부터 그렇게 짧은 머리를 유지한 거예요? 정기훈 감독님의 영화 <반창꼬> 때였어요. 2012년 작품인데, 극 중 한효주 씨가 연기한 미수와 붙는 장면들이 있어요. 미수는 좀 러블리한 캐릭터고, 제가 연기한 하윤은 시크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제가 긴 머리카락을 잘랐어요. 신인 때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이 여자 연기자에게 긴 머리를 권유하며 늘 하는 말이 있어요. 화장품이나 샴푸 광고를 찍어야 한다, 여성스러운 스타일이어야 한다는 말요. <반창꼬> 촬영 때는 저에게 매니저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내 마음대로 할래, 하고 확 잘라버렸죠. 

 

짧은 머리를 하기 전의 모습과는 느낌이 전혀 달라요. 꽤 오랫동안 짧은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어요? 가장 큰 이유는 관리가 편해서예요(웃음). 또 제 성격과도 맞는 것 같고, 나름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짧지만 여러 층으로 커트한 스타일이 독특해요. 누가 이런 헤어 디자인을 제안했어요? 커트할 때 제가 아주 세세하게 요청해요. 이쪽은 조금 더 길게, 저쪽은 더 짧게 잘라주세요, 하고. 


<반창꼬>는 여러모로 큰 인연이 된 작품이네요? 진서연의 캐릭터를 살린 헤어스타일은 물론, 배우의 운명을 바꾼 영화 <독전>을 추천한 한효주 씨를 만나게 해주었으니. 그렇죠. 그런데 솔직히 <독전>의 보령 캐릭터가 너무 세서 연기할 당시엔 다시는 작품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양손으로 두 대의 총을 잡고 난사하면서 사람을 죽이는 여자 약쟁이 캐릭터를 국내 영화 어디에서 봤겠어요. 너무 센 캐릭터의 집합체였죠. 독일에서 머무르고 있을 때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나 자신이 연기에 미련을 못 버리고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보령을 연기하고 그만두면 여한이 없겠다 싶었어요. 촬영을 끝내고 다 잊고 다른 삶을 찾아보자 생각했던 거예요. 그런데 영화 개봉 시기에 갑자기 무대 인사를 해야 한다고 영화사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저는 3회 차밖에 촬영하지 않았는데 이상하다 싶었죠. 영화 상영 후 무대 인사에서 제 소개 때 나온 관객들의 환호성이 무척 커서 깜짝 놀랐어요. 한국이 벌써 보령 같은 캐릭터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의아하고 얼떨떨했죠. 이후 비슷한 캐릭터로 섭외가 많이 들어왔어요. 하지만 제가 출산을 하는 바람에 올해 들어서야 <본 대로 말하라>를 하게 된 거예요. 

 

니트 보디슈트와 퀼로트는 코스. 스퀘어토 샌들은 레이첼 콕스, 모두 하드웨어 링크 골드 이어링은 티파니&코. 


<독전> 이전에는 거의 무명에 가까울 정도로 맡은 역할이 작았어요. 인터뷰 자료 또한 모두 그 영화 이후에 진행된 것들이더라고요.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주변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잘 믿지 않는대요(웃음).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낯가림이 심해서 학교를 잘 못 다녔어요. 뒷문을 열고 교실을 들어가면 친구들이 쳐다보잖아요. 못 들어갔죠. 또 출석을 부를 때도 “네~” 하는 대답도 못했어요. 모두가 하교하고 나면 그때 선생님과 나머지 공부를 했어요. 집안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닌데 남 앞에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까 무얼 하며 살까는 고민했죠.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을 갖자, 무용수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무용학원 전단지를 가져가 부모님께 보여드렸어요. 그런데 동생이 하겠다고 나섰고 둘 중 한 명만 해야 하는 상황이라 제가 양보했죠. 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코리아 엔젤스라는 무용단에서 활동하는 걸 도와줬어요. 졸업 즈음 동생은 무용을 그만뒀고, 저는 대입 재수를 준비하는 시기에 무용을 시작할 수 있었죠. 학원에서 6개월 정도 준비하면서 안무를 짜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개인사로 잠적하셨어요(웃음). 선생님과 호흡을 맞춘 안무 분량이 5분밖에 안 됐어요. 


영화 같은 스토리네요? 네, 맞아요. 당시 제가 무용과를 가지 않으면 안 되는데 어떻게 할까 고민했죠. 5분으로 어떻게 시험을 봐요. 무용과 합격은 힘들어 보였고, 연극영화과에 지원했어요. 이전에 5분 짠 안무와 <백색의 모놀로그> 책에서 몇몇 대사를 외워 면접을 봤어요. 지원한 4곳 모두 합격했죠. 최종 동덕여대 방송연예과를 선택했지만, 졸업할 때까지도 연기할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저는 무대에서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해서요. 재학 중 잡지 모델 기회가 주어지고, 그러다 광고 모델로 카메라 앞에 서서 짧은 연기를 하는 상황에 이른 거죠. 그런데 제가 곧잘 하더라고요. 스태프가 많으면 많을수록 신이 나서 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전까진 그런 자신을 왜 몰랐을까요? 모르겠어요. 2008년에 대학로에서 <클로저>라는 연극의 주인공을 맡았어요. 첫 공연을 앞두고 선배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어요. NG도 없고 실수해도 계속 진행해야 하는 무대다, 너무 떨려서 첫 무대에선 객석이 안 보일 거라며 잔뜩 긴장하게 했죠. 그런데 무대에 딱 서는 순간 마음이 무척 편안해지면서 객석이 극 중 공간으로 변하더라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끝났는지 모를 정도로 신나게 연기했어요. 저를 아는 가족은 무척 황당해했죠. 제가 배우가 된 것에 대해. 

 

쇼트 재킷과 와이드 팬츠는 모두 잉크. 진주 드롭 이어링과 골드 네크리스는 모두 타사키. 

 

부끄럼 많던 어린 시절에 주로 글을 썼다고요? 학교 다닐 때 숙제로 일기를 쓰잖아요. 무척 내성적이어서 글에서도 나를 곧바로 드러내는 것을 원치 않았어요. 그조차 창피해했어요. 그래서 주로 은유법을 썼죠. 내가 나무다, 바람이다 하고. 선생님이 야단치진 않으셔서 계속 그렇게 썼어요. 이제 생각해보면, 내성적이면 다른 감각이 발달하는 것 같아요. 듣는 것, 보는 것, 냄새 맡는 것 같은? 하도 땅만 보고 걸으니 땅이 어떻게 변하는지 개미가 어떻게 다니는지 어느 계절에 어떤 꽃이 피는지… 땅만 보다가 길을 잃은 적도 많아요. 경찰서에 앉아 있곤 했어요. 


데뷔 초반에는 주로 어떤 캐릭터를 제안받았어요? 제가 신데렐라처럼 예쁘게 생긴 마스크는 아니잖아요. 부잣집 딸에 악역이 대부분이었죠. 
 

2008년에 데뷔해 작은 배역들을 맡으며 <독전>을 만나기 전까지 사람들이 몰라봐준 10년간 어떤 마음으로 견뎠어요? 대학 때 제가 옷을 좋아해서 쇼핑몰을 운영한 적이 있어요. 학비를 벌기 위해서였죠. 홍대에 작은 사무실을 차려서 쇼핑몰을 했는데 당시 랭킹 3위까지 올라갔어요. 기억하기론 1위가 스타일난다였어요. 8개월간 돈을 많이 벌었어요. 4년 학비를 전부 벌었으니까. 그때 깨달았어요. 내겐 돈 버는 재주가 있구나, 그런데 나는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해질 수 없는 사람이라고. 굶어 죽어도 내 길을 가야겠다고. 연기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사실 막막하잖아요. 집안 형편이 좋은 것도 아니고 인맥도 없으니까.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니 죽도록 연습하자 결심했죠. 그때부터 혼자 2시간씩 매일 트레이닝을 했어요. 배운 대로 신체 훈련, 복식 훈련, 발성 등 기본적인 훈련을 했어요. 또 20대 때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배우의 세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았죠. 금전을 요구하는 등 나쁜 사람도 만났도. 지금보다 더 불의를 보면 못 참은 시절이었어요. 그래, 나는 실력으로만 갈 거다. 내 꿈은 오랫동안 연기하는 거다. 이렇게 노력하면 30대 중후반쯤 사람들이 봐주겠지 하는 마음을 오랫동안 품고 있었어요.


주관이 명확하고 독립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그간의 행보로 짐작하고 있었어요. 그 또한 자라온 환경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세 자매 중 둘째였고, 제가 알아서 하지 않으면 안 되었어요. 학교에서 상을 받고 공부를 잘하면 네가 좋은 거지라는 분위기에서 자랐어요. 제가 뭔가를 하고 싶으면 스스로 찾아야 했고요. 독립적일 수밖에 없었어요. 또 한번 하면 끝장을 보자 스타일로 승부욕도 있고요. 

 

레더 튜브톱, 깅엄 체크 팬츠는 모두 디올. 펜던트 이어링은 부쉐론. 플립형 카보숑 모티프의 펜던트 네크리스, 화이트 골드와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세팅 워치는 모두 피아제. 


작품 기다리는 동안 요가를 하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어요. 식단에서 동물성을 배제하게 된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겠죠? 맞아요. 요가를 하기 전후 2시간 동안 부담스러운 음식을 먹을 수가 없어서요. 속이 편한 음식을 찾았죠. 남편과 결혼해서 독일로 이주하고 보니 그곳은 비건 천국인 거예요. 그러다가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를 봤고 육식이 지구 환경을 망치는 일임을 깨달았죠. 그때부터 채식을 했어요. 


그렇다고 해도 인스타그램 계정의 음식 사진을 보면 너무 과일만 먹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제가 먹는 음식의 70%가 과일이에요. 과일 냉장고를 따로 두고 있어요.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자연식물식으로 식단을 선택하는데, 곡물, 감자, 고구마, 옥수수와 과일을 먹죠. 고기를 먹지 않으면 채소의 식감과 맛이 극대화돼요. 훨씬 달고 신선하게 느껴지거든요. 


영화 <독전> 때는 보령의 모습을 위해 체질량 지수를 11%대까지 낮췄다는 기사를 봤어요. 마약을 하는 이들이 깡마른 체형이라고 해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몸을 만들었죠.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다이어트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직업이라서 체중이 느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지 않아요. 가끔 일반식도 병행하는데, 흰쌀, 빵, 국수, 국물 요리 같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확실히 체중이 늘어요. 스트레스 없이 마음껏 음식을 먹고 싶을 때 과일을 먹으면 되니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한동안 인스타그램 포스팅이 채식과 비건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어요. 저 자신이 특별히 윤리적이거나 모범적이거나 바른 사람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저도 똑같은 사람이라고.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할 수도 있다고. 정답을 모를 때가 훨씬 많아요. 건강을 위해 채식을 선택했고 차츰 동물과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거지, 어느 날 갑자기 동물을 완벽히 배제하며 가죽 절대 안 입어, 밍크를 입는 건 미친 거야… 이렇게 극단적으로 변신한 것은 아니에요. 채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갑자기 점프해서 옷장 속 가죽옷을 전부 갖다 버려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건 가식처럼 느껴져요, 저에겐. 지금도 공부하고 실천하는 과정에 있어요. 

 

새틴 블라우스는 렉토. 화이트 골드 이어링과 오픈 링, 뱅글은 모두 피아제. 


과거에도 어떤 스타가 채식을 선언하면서 그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어요.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했죠. 베지테리언이라고 해놓고 가죽옷을 입는 것이 말이 되느냐, 대중에게 노출되는 직업을 갖고 있지 않느냐고 하시는 의견은 일리가 있어요. 우리의 2세를 생각하며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일 뿐, 제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줬으면 좋겠어요. 


육아나 채식 등에서는 논쟁거리가 될 만한 부분이 늘 있다고 생각해요. 어쩔 수 없이 개인의 삶까지 노출되는 직업이지, 엄밀히 말하자면 배우가 공인은 아니죠. 대한민국 배우는 공인이고, 공인은 바른 생활을 하며 타인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 저를 비롯해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중보다 더 요란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게 본래의 속성과는 반대로 더 바르고 더 모범적이고 더 선행하기를 바라죠. 그런 시각이 있다는 것은 알아요. 저 또한 관객 앞에 서야 하는 직업이기에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고요. 그런데 제 인생의 가장 큰 모토가 ‘나의 행복’이거든요. 대부분이 그렇듯 저도 제 행복을 위해 선택한 것이에요. 할리우드 배우들은 본인의 솔직한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내잖아요. 난 베지테리언이야, 동물을 좋아해, 나는 술을 좋아하고 담배 없인 못 살아 등등 자신의 생각을 서슴지 않고 발언하죠. 한국만의 특수성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어떤 옷을 구입하세요? 주변에 옷 사업을 하는 친구들이 좀 있어요. 그들의 옷을 입는 편이에요. 본래 제가 물건을 많이 사는 편은 아닌데, 아이가 생긴 후로 어쩔 수 없이 물건이 늘어나고 있어요.       


한동안 육아를 하면서 일하는 워킹맘으로 살아보니 어땠나요? 일정이 있을 때는 친정엄마가 아기를 돌봐주세요. 지금은 아기가 20개월이 되었는데, <본 대로 말하라> 촬영할 땐 아기가 무척 보채는 시기와 맞물렸죠. 6개월간 퇴근해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분장도 못 지우고 손만 닦은 채 엄마로부터 아이를 건네받아 재웠어요. 촬영장에서 아픈 아기가 있는 응급실까지 달려가고. 힘든 상황이었어요. 제가 오죽하면 아이 키우는 일이 고난도 촬영 100번 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했겠어요. 친정엄마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워요. 

 

드레스는 레호(LEHHO). 진주 포인트의 이어커프, 오로라 링과 서지 링은 모두 타사키. 


아기가 생긴 후로 포기하는 것들이 있나요? 음, 포기하는 것은 없어요. 친구들을 만날 여유와 자유롭게 놀러 갈 기회가 줄어들긴 했죠. 하지만 그걸 못해서 아쉽다기보다는 이제는 아기랑 노는 시간이 더 즐겁고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새로운 소속사를 만났고, 새 영화 촬영을 앞두고 있어요. 새 영화 <리미트>의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듣고 싶어요.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범죄 스릴러인데, 무척 재미있고 훌륭해요. 아기 유괴 사건을 둘러싸고 30~40대 여자 캐릭터들이 벌이는 치열한 심리를 다룬 영화예요. 각자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좋았어요. 출연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죠. 


이번엔 수사하는 경찰이 아닌 아기를 유괴당한 엄마 역할이더라고요. 저도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유괴하거나, 수사하는 캐릭터가 주어졌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승준 감독에게 왜 이런 캐스팅을 하셨냐고 물었죠. 감독님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진서연의 이미지를 바꿔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어요. 부드러운 이미지의 문정희 선배에게 유괴 사건과 연관된 인물을, 제겐 엄마 역할을 원하셨죠. 복합적인 인물이라 마냥 착하고 여린 인물이 아니긴 해요.  


연기자 생활을 끝내도 좋다고 결심하고 모든 것을 쏟아부은 <독전> 이후 인생 2라운드가 펼쳐졌어요. 이전과 다른 꿈을 갖진 않았을까요? 저는 단 한 번도 톱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꾼 적이 없어요. <독전> 이후 주변 사람들은 제가 유명해지면 변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요. 주변 시선과 환경이 변했지, 저는 예전 그대로거든요. 오히려 지금은 길에서 맥주 한잔 마시고 싶고, 남자 지인들과 새벽까지 수다를 떨고 싶어도 주변의 시선이 변해 불편해졌죠. 유명해지는 것보다 계속 연기만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독일로 언제 돌아가세요? 본래는 독일에서 이사할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현재 코로나19로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출국이 어려워졌죠. 새로운 소속사를 만났고, 새 작품 촬영도 곧 시작되니 당분간 이곳의 삶에 집중해야죠. 

Stylist 박세준 Makeup 예원(제니하우스) Hair 권민(제니하우스)

 

 

 

더네이버, 인터뷰, 진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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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한지희PHOTO : 목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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