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뷰티

전 세계를 180도 바꿔버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시작. 발생 후 5개월, 이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휩쓸고 지나간 이후의 삶을 고민해야 할 때다.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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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슬리브리스 드레스는 LOW CLASSIC.

 

VIRUS EFFECT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증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첫 등장이었다. 정확히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우리는 바이러스의 그늘 아래 몸을 움츠린 채 생활하고 있다. 전 세계 확진자 수는 800만 명, 사망자 수는 44만 명을 넘어섰다. 학생들은 학교를 가지 못하고, 직장인은 직장으로 출근하는 대신 방에서 거실로 짧은 출근길을 나선다. 확진자 동선에 언급된 가게의 주인은 장사를 하지 못해 큰 손해를 입기도 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일까. 숙주를 옮겨가면서 계속 모습을 변이시키는 변종 바이러스, 코로나19는 이토록 무서운 존재인가. 


재러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는 그의 저서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에서 이미 슈퍼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의 멸망을 경고했다. 현대인을 편리하고 즐겁게 해주는 문명의 이기가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날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 책에서 말하는 슈퍼 바이러스일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 주변에 항상 도사리는 감기나 독감처럼 우리 삶을 위협하는 일상적인 바이러스로서 존재하게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삶은 결코 전과는 같을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전문가들 역시 절대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 단언하는 지금, 우리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파악하고 이러한 방향에 맞춰 삶도 변화해야 한다. 


전 세계가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다. 상점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도시의 순환 자체가 멈춰버렸다. 텅 빈 도심 한가운데를 야생 동물이 활보하고 다닌다는 뉴스가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리고, 미세먼지도 잠시 활동을 멈추고 청명한 하늘 빛을 되돌려주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등장은 심각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이끌어냈다. 작년 겨울, 남반구를 수개월간 집어삼킨 호주 산불 사태와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려 환경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올려놓은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환경오염으로 인한 재앙이라 여겨지면서 패션 브랜드에서는 재생 원료를 사용한 리사이클링 패션을 선보이기도 하고, 친환경 소재의 의상을 제작하는 데 착수했다. 뷰티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양의 물을 재사용하고,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재활용 패키지를 제작하며, 리필 가능한 용기를 활용한다. 팬데믹 이후 새롭게 찾아온 삶, 그 속에서 알맞은 기준을 찾아가는 것. 이제는 환경을 위한 소비가 뉴 노멀(New Normal)이 되어버렸다.

DR.JART+ 티트리 성분을 함유해 민감해진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켜주는 수딩 스팟. 컨트롤 에이 티트리먼트 수딩 스팟 15ml 1만7천원.

 

NEW HEROES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는 뷰티 업계의 룰을 바꿔놨다. 이맘때쯤 신제품으로 쏟아져 나와야 할 화이트닝 스킨케어는 물론이고 립스틱, 블러셔 등의 출시가 예년보다 더딘 모습이다. 그 대신, 기존 베스트셀러를 물리치고 몇 가지 카테고리의 뷰티 아이템이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안티에이징과 화이트닝이 주를 이루었던 스킨케어 카테고리는 트러블 케어 아이템이 점령했고, 메이크업 분야에서는 메인 아이템이었던 립 컬러를 제치고 아이 메이크업 제품이 새롭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피부과에서 받을 수 있는 시술 효과를 재현한 뷰티 디바이스도 자가 격리와 재택 근무를 통해 늘어난 홈족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DIOR 은은한 펄감과 선명한 컬러로 시원한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아이섀도우 팔레트. 5 꿀뢰르 컬러 게임 #287 다이브 5g 8만8천원.

 

이렇듯 새로운 변화를 견인한 장본인은 바로 마스크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마스크 안의 습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피부 장벽이 무너지게 된다. 그러면 기존에 문제 없이 사용하던 스킨케어 제품도 피부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마스크 제조에 사용되는 합성수지 접착제로 인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최근 들어서 상당히 많은 환자가 여드름이나 가려움증, 발진 등의 증상으로 피부과를 찾아옵니다. 또한 입 주위의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 반복된 마찰로 인한 자극 피부염 같은 피부 질환이 발생하거나 아토피 피부염과 지루성 피부염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와인피부과 김홍석 원장의 설명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마스크. 이로 인한 피부 트러블이 늘어나면서 스킨케어 제품을 구입할 때 선택 기준이 달라졌다. ‘마스크 트러블’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날 정도. 샹테카이에서는 마스크 트러블 케어에 관심이 커지면서 클렌저 판매량이 50% 이상 급증했고, 즉각적인 케어가 가능한 마스크팩 계열의 제품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고 밝혔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그 영향으로 색조 계열 제품의 매출은 줄어든 반면, 스킨케어 중에서도 특히 트러블 진정 효과를 지닌 제품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요.” 시코르의 상황도 비슷해 보인다. 이처럼 트러블 케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피부 자극이 적은 더모 코즈메틱, 비건 브랜드, 유기농 브랜드의 제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마스크에 가려지지 않는 눈가에 사용하는 메이크업 제품에 대한 인기도 엄청나다. 매 시즌 신제품의 80~90%를 차지하는 립 아이템은 이제 주춤하는 모양새다. 최근 3개월간 신제품 동향을 살펴보면 아이라이너, 아이섀도 등 아이 메이크업 아이템의 출시가 도드라질 정도로 늘었다. 

CHANTECAILLE 자연 유래 성분이 피부를 정화시켜 도시의 오염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주는 진정 에센스. 안티폴루션 피니싱 에센스 30ml 17만3천원.

GUERLAIN 속눈썹 끝까지 뭉침없이 발리며 풍성한 볼륨감을 더하는 마스카라. 매드 아이즈 마스카라 #01 블랙 8.5ml 4만8천원.

 

UNTACT MARKET
비말이나 접촉으로 감염되는 바이러스의 특징 때문에 온라인 구매나 배달 주문, 무인 자판기나 키오스크 결제 방식 등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소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브랜드 마케팅팀 강다연 대리의 설명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다른 분야와는 달리, 화장품은 제품을 미리 테스트해보고 구매하는 성향이 강한 카테고리예요.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현저히 줄어들었어요.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매출은 하락했죠. 대신,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어요.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맞춰 브랜드가 전개하는 판매 방식과 마케팅 방향도 디지털에 집중되어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오프라인 부문은 7.5%의 감소세를 보인 반면, 온라인 부문은 34.3% 증가세를 보이며 무섭게 치고 올라가는 중이다. 얼마 전 배달의민족에서 출시한 B마트 서비스,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서비스와 같은 모든 온라인 구매 행태가 언택트 트렌드에 발맞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고가 아이템도 온라인으로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갤러리아몰에서는 3000만원대의 고가 가구를 판매하는 등 프리미엄 카테고리의 제품을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 프리미엄몰에서는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의 40여 가지 라인을 만나볼 수 있다. 명품 브랜드가 유통 채널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이커머스에 뛰어드는 모습도 포착된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드디어 이번 달, 디지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해 대표 아이템을 모두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디지털 판매를 해오던 구찌는 게임을 접목한 온라인 이벤트를 벌여 화제를 모았다. 루이 비통 역시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론칭해 전 제품 무료 배송과 교환, 반품뿐 아니라 선물 포장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고가의 제품은 주로 오프라인 매장 위주로 판매되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온라인 채널을 통해 프리미엄 안티에이징 제품인 오키드 임페리얼 라인의 판매가 증가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겔랑의 프로덕트 매니저 강은지 대리의 말처럼 뷰티 브랜드 역시 최근에 들어서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러쉬는 지난해 9월 론칭한 애플리케이션 러쉬랩(Lush Labs)을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러쉬의 디지털 연구개발팀에서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애플리케이션, 러쉬랩은 휴대폰 카메라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다양한 제품 정보를 알려주고 마치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는 것처럼 생생한 경험을 제공한다. 최근 영국에서는 러쉬의 신선한 제품을 집에서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구독 박스(Subscription Boxed) 서비스도 시작해 눈길을 끈다. 러쉬코리아 홍보팀 이지선 대리는 “러쉬는 그 어떤 브랜드보다 고객과의 1:1 컨설테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우리가 고객과 친밀하게 소통한 것처럼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고객과 원활하게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입니다”라며 앞으로의 활동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에서 전개하고 있는 뷰티 브랜드 시코르 역시 올 하반기에 온라인 플랫폼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 기존의 유통 채널 SSG.COM과는 별개로 시코르 단독 온라인몰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매장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제품의 구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더욱 상세한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고, 온라인 매출 상승에 기여할 수 있는 연결 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샹테카이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전문가가 자신의 스킨케어 루틴을 공유하고, 메이크업 제품의 발색을 보여주는 등 제품 사용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각종 SNS 채널에 기반을 둔 뷰티 상담 서비스와 실시간 소통하며 제품의 구매에까지 이어질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등이 더욱 활발해지지 않을까 예측해봅니다.” 샹테카이 커뮤니케이션팀 라수진 대리의 말처럼 샹테카이도 활발한 온라인 플랫폼 운영을 이어갈 생각이다. 샹테카이의 글로벌 홈페이지에서는 버추얼 컨설턴트 서비스를 도입해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예약을 통해 브랜드의 글로벌 아티스트와 1:1 상담을 진행해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는 스킨케어 제품과 톤에 맞는 메이크업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어렵고 힘든 시기에도 돌파구는 있듯이 전 세계를 침체에 빠뜨린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뷰티 브랜드는 여전히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움츠러들지 않고, 우리 앞에 열린 새로운 세계를 함께 개척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공존해야 할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똑똑한 방법이 아닐까?    

Model 정청솔 Makeup 서아름 Hair 최은영 Advice 김홍석(와인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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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주혜PHOTO : 이담비(인물), 김도윤(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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