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드레스는 상징일 뿐이다

드래그 퀸이 되고 싶은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제이미>. 뮤지컬은 한 소년의 소망을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억압을 짚는다.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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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해 뮤지컬 <제이미>는 드래그 퀸이 되는 게 꿈인 남학생의 이야기다. 뮤지컬은 첫 장면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돌진한다. 배경은 한창 진로 상담 수업이 진행 중인 영국의 철강 도시 셰필드 북부의 어느 고등학교다. 백만장자와의 결혼이 꿈이라는 둥 학생들의 수업 태도는 전혀 진지하지 않다. 교사만 현실적인 꿈을 꾸라며 심각하게 수업 중이다. 그리고 이어진 제이미의 차례. 제이미는 관객들에게 당당하게 고백한다. ‘내 꿈은 드래그 퀸이 되는 거’라고. 그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꿈이 실현된다고 하더라도 모두의 환대를 받을 수 있을까?


흥미로운 점은 이 이야기가 실화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뮤지컬 <제이미>는 지금 영국에서 드래그 퀸 ‘피피 라 트루’로 활동하고 있는 제이미 캠벨의 자전적 이야기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이야기는 고등학생인 제이미가 드레스 차림으로 졸업 파티에 참석하고 싶어 비밀스러운 모의를 꾸민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학교 친구들로부터 구타와 언어 폭력 등을 경험한 바 있는 제이미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촬영팀을 섭외하기로 했다. 카메라 앞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이들은 없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그렇게 다큐멘터리 팀을 섭외한 제이미가 무도회를 준비하기 위해 드레스와 가발을 찾고, 화장법을 배우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폭력은 피할 수 있었지만, 모든 일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학부모들은 학교에 항의 전화를 했고 일부는 제이미의 집으로도 전화를 걸어 당장 계획을 중단하라고 강요했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졸업 파티 날이 다가왔다. 제이미는 한편으로 가슴 졸이며 파티장 문을 연다. 이 영상은 2011년 BBC를 통해 <제이미: 16세의 드래그 퀸>(Jamie: Drag Queen at 16)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영상을 본 연출가 조너선 버터렐은 바로 제이미에게 전화해 뮤지컬을 제안했고, 제이미는 직접 각본 수정에도 참여했다. 그렇게 2017년 2월 <Everybody’s Talking About Jamie>라는 제목으로 영국 셰필드 크루서블시어터에서 초연되었다. 이어 11월에는 런던 웨스트엔드 아폴로시어터에서 공연되었다. 이듬해 2018년 영국 최고의 연극상 로런스 올리비에 어워드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왓츠온스테이지 어워드 3개 부문을 수상했다.


뮤지컬은 앞서 소개한 제이미의 실화를 그대로 무대 위로 옮긴다. 큰 뼈대는 그가 드레스를 입고 졸업 파티에 가기까지의 과정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실화의 주인공인 제이미 캠벨은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단지 댄스파티에 갈 드레스를 입길 원하는 소년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훨씬 많은 것을 이야기하죠.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예요.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공감하는 건 그 때문이죠.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려 노력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위해 사세요.” 


드래그 퀸으로 상징되었을 뿐. 뮤지컬은 차별과 억압을 받는 모든 이들과 그들의 연대로 확대하여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싱글맘인 제이미의 어머니 마거릿은 드래그 퀸 아들을 두었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지만, 아들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아들의 꿈을 지지한다. ‘이슬람교도’라는 이유로 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프리티는 그를 응원하는 제이미의 유일한 친구이다. 어쩌면, 아마도 관객 대부분은 제이미보다는 마거릿이나 프리티의 입장에 가까울 것이고, 그들은 거기에서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이 글을 쓴 김일송은 공연 칼럼니스트이다.
Cooperation 쇼노트​

 

 

브로드웨이 42번가 
화려한 의상과 무대, 환상적인 탭댄스, 중독적인 뮤지컬 넘버가 관객들을 매료시키며 브로드웨이 5000회 이상 장기 공연, 토니 어워드 9개 부문 수상 기록을 세운 작품. 송일국, 이종혁, 양준모, 최정원 등 역대 42번가를 빛낸 배우가 총출동하는 것은 물론 신예 스타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캐스팅이 준비됐다. 
일시 8월 23일까지
장소 샤롯데씨어터 
문의 1588-5212

 

펀홈
2017년 버몬트 최고 만화가 상 수상자 엘리슨 벡델의 동명의 그래픽 노블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레즈비언 딸이 클로짓 게이였던 아빠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토니 어워드 12개 부문 노미네이트, 5개 부문 수상, 오비어워드 2개 부문 수상, 로런스 올리비에 어워드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초연이다.
일시 7월 16일~10월 11일
장소 동국대 이해랑 예술극장
문의 02-744-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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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더네이버>편집부PHOTO : 이해랑 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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