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시계에 빠진 남자들

대체 시계의 무엇이 남자들을 열광케 하는가?

20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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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도미닉의 노래 ‘GOTT’ 중에 이런 가사가 등장한다. ‘롤렉스 아니라고 이거, 파텍(Patek).’ 이 노골적인 가사 한 줄에는 본인의 성공 스토리가 함축돼 있다. 업그레이드된 시계를 통해 경제적 계급 상승을 이야기한 것이다. 래퍼, 스포츠 스타, 배우 등을 포함한 수많은 시계 마니아에게 워치는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작은 기기, 혹은 액세서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성공의 상징인 셈이다. 


그런데 왜 하필 시계일까?
38~42mm 직경의 조그마한 케이스 속에는 시침과 분침을 정교히 작동시키기 위한 수많은 정밀한 부품이 모여 작품과도 같은 무브먼트를 만들어낸다. 이는 그 규모만 달리하면 성인 남자의 또 다른 장난감인 자동차와 여러 가지로 유사하다. 매끈한 본체와 그 안에 담긴 가슴 뛰는 엔진의 동력. 이런 기기의 복잡하고 단단한 물성에 끌리는 것은 남성에겐 일종의 본능 같다. 이러한 본능을 가장 손쉽게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시계가 아닐까 싶다. 주얼리, 백 등의 액세서리에 대한 갈망과 그것들을 제대로 갖추자 하는 의욕이 비교적 낮은 남성에게 시계는 낯간지럽지 않게 스스로를 장식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일 것이다. 실제로 다수의 스포츠 스타들을 보면 차림새는 세상 편안하게 한 채 손목에는 수억짜리 시계를 매일 바꿔 차고 다니는 경우를 빈번하게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와 넷플릭스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 전성기 때부터 지금까지 조던의 시계 사랑은 유별났다. 까르띠에의 발롱 블루부터 IWC의 빅 파일럿, 리차드 밀의 RM 032, 그리고 최근 공개된 다큐멘터리 속 인터뷰 장면에서는 로저드뷔의 대표적인 스켈레톤 워치 엑스칼리버 스파이더 피렐리 스켈레톤을 차고 등장한다. 폭넓은 시계 취향을 지닌 조던은 럭셔리 브랜드의 워치를 마치 티셔츠처럼 갈아 치워가며 착용한다. 유수의 브랜드 중에서도 조던의 손목에서 유독 자주 포착된 브랜드는 단연 롤렉스다. 롤렉스 데이토나와 스카이드웰러, 다이아몬드가 빼곡히 박혀 있는 GMT 마스터, 그리고 서브마리너까지, 현역 시절부터 은퇴 후 지금까지도 그의 롤렉스 사랑은 못 말릴 정도다. 전성기 시절의 ‘애마’ 붉은색 페라리 550 마라넬로의 호사스러움만큼 롤렉스의 왕관은 코트 위 유일무이한 전설인 그에게 걸맞은 보상이었다.


종목을 달리해봐도 스포츠 스타들에게 고가의 손목시계가 얼마나 보편적인 아이템인지 알 수 있다. 과시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이종격투기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는 위블로, 오데마 피게, 파텍 필립 등 화려한 워치 컬렉션을 SNS를 통해 자랑하고, 필드 위의 황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일반적인 워치는 취급조차 하지 않고 여성의 것보다도 화려한 다이아몬드 워치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만큼 래퍼들의 시계 사랑도 유별나다. 어느 정도 성공 궤도에 오른 국내 래퍼들은 물론 세계적인 래퍼들까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고가의 시계를 장난감처럼 사 모으기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고집 있는 취향을 피력하는 컬렉터들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퍼렐 윌리엄스를 들 수 있다.
그는 이른바 ‘성덕(성공한 덕후)’ 경지에 오른 워치 컬렉터다. 그의 리차드 밀 워치에 대한 편애는 이미 단순한 기호를 넘어서 충성에 가까운 경지다. 퍼렐은 모든 면에 있어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그의 음악만큼이나 유명한 멋진 스타일은 주로 스트리트 브랜드 휴먼메이드, 베이프와 그가 오랜 시간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샤넬과 아디다스로 요약되고, 시계는 단연 리차드 밀을 고집한다. 리차드 밀의 아이코닉한 토노형 모델부터 독특한 라운드형 케이스의 모델까지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온갖 공식 석상에 늘 착용하고 등장한다. 이런 그의 충성심에 감복한 것인지 지난해 리차드 밀은 그에게 협업을 제안했고 오로지 그만의 색이 묻어나는 ‘RM52-05 투르비용 퍼렐 윌리엄스’를 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우주에 관심이 컸던 퍼렐의 천문학에 대한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현란할 정도로 혁신적인 시계를 완성한 것이다. 이것이 ‘성덕’이 아니라면 어떤 이를 ‘성덕’이라 칭할 수 있겠는가?


남성들에게 시계는 단순한 사치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어떤 취미 생활의 일환일 수도 있고, 에고를 표출하는 하나의 수단일 수도 있다. 어찌 됐든 분명한 하나는 반짝이는 것에 대한 인간의 오랜 갈망은 다이아몬드만큼이나 영원할 듯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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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재경PHOTO :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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