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이 시대의 창작자가 짊어져야 할 책임_000간 신윤예 대표

필환경의 시대다. 환경보호는 더 이상 개인의 선택 영역이 아닌 생존과 직결된 의무다. 이러한 시대 속 제로웨이스트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지고 앞으로의 길을 모색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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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에 공감하고 솔루션을 공유하며, 지역 사회와 공생하는 지속 가능한 소셜 디자인을 실천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000간을 이끄는 신윤예 대표. 

 

000간
신윤예 대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 모두는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타인과 밀접한 상호작용을 이루며 살아간다. 사회는 제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타인이 모인 집단이기에 필연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개인은 사회라는 울타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책임을 일정 부분 안고 있다. 000간(공공공간)은 사회 문제에 공감하고 솔루션을 공유하며, 지역 사회와 공생하는 지속 가능한 소셜 디자인을 실천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브랜드다. 그들이 제안하는 솔루션과 지속 가능한 소셜 디자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되는데, 핵심 방식 중 하나는 버려진 쓰레기를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고, 제작 과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한 제로웨이스트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000간은 창신동 봉제 공장에서 버린 자투리 천을 이용한 제로쿠션을 시작으로 의류, 가방, 앞치마, 수면안대 등 다양한 제로디자인 제품을 선보인다.

 

“제로웨이스트의 개념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 교육 봉사를 하기 위해 창신동을 왕래하면서부터예요.” 000간을 탄생시킨 신윤예 대표는 10여 년 전 봉제 공장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창신동 골목을 처음 방문했다. 수많은 옷이 생산되는 이곳을 수차례 오가며 새로운 사실을 몇 가지 알게 됐는데 그중 하나가 옷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자투리 천의 양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었다. “자투리 천이 가득 찬 100L 쓰레기봉투가 골목 곳곳에 쌓인 장면을 매일같이 목격했어요.” 봉제 공장이 밀집한 창신동에서 실제 버려지는 자투리 천의 양은 연간 8000톤에 이른다. 보통 사람들은 그냥 쓰레기구나 하고 지나칠 풍경이지만 신윤예 대표는 이 생소한 모습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분명 쓰레기인데 지금 유행하는 패턴의 천들이 가득한, 말 그대로 예쁜 쓰레기였어요.” 처음엔 버려진 자투리 천을 아이들과 함께하는 미술 수업의 재료로 활용했는데, 이것을 이용해 지속 가능한 디자인도 가능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다다랐다. 2012년, 000간은 투명 커버 원단에 자투리 천을 채워 넣은 제로쿠션을 세상에 내놓았다. 

 

000간의 사무실 한쪽에는 UV 프린팅, 레이저 전사, 컴퓨터 자수, 봉제 등 창작자를 위한 다양한 툴을 지원하는 메이커 스페이스인 위드굿즈랩이 마련됐다. 누구나 직접 자신만의 굿즈를 만들 수 있다. 


현재 000간은 생산 시 배출되는 쓰레기 양을 최소화한 제로 디자인을 필두로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고 관련 활동을 펼친다. 제로디자인의 제품은 옷, 앞치마, 수면 안대, 가방 등 패브릭 제품이 대부분인데, 이 제품들은 디자인 후 패턴을 뜨는 것이 아닌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패턴을 먼저 뜬 후 디자인하는 식으로 생산된다. 000간은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을 바탕으로 뜻이 맞는 브랜드 혹은 아티스트들과 협업도 하고, 대중에게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그리고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이 적용됐어도 결국 팔리지 않으면 쓰레기가 된다는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위드굿즈 플랫폼을 개설했다. 자신의 아이디어로 제작된 굿즈를 판매하고자 하는 창작자들은 위드굿즈 플랫폼에 제품을 등록해 소비자를 모집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과 비슷해 보이지만 크라우드 펀딩과 달리 달성 목표에 부담이 없으며 제품 제작은 위드굿즈 플랫폼이 맡기에 창작자는 무자본으로 자신만의 굿즈를 판매할 수 있다. 

 

 

사실 국내 산업에서 비주류인 사회적 기업을 유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2012년 제로쿠션을 선보이며 시작해 벌써 햇수로 9년 차인 000간이 존재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도출하는 과정 또한 좋은 디자인인지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이 시대의 디자이너와 창작자라면 사회적인 책임감을 갖고 생산 과정까지 고려해서 디자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뒤이어 신윤예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사회적 디자인의 제품일지라도 디자인과 가격 면에서 다른 기성 제품과 비교해봤을 때 경쟁력이 있어야 해요. 000간의 제품이 제로웨이스트 제품이기에 선택되는 것이 아닌 ‘예쁘고 가격도 적당한 제품이어서 선택했는데 알고 보니 제로웨이스트로 생산했네?’라는 반응을 얻을 수 있길 바라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000간은 사회적 기업이 빠지기 쉬운 함정인 감정적 호소를 최대한 배제한다. 그저 그들이 생각하는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지고, 정도(正度)라고 생각하는 길을 묵묵히 걸어갈 뿐이다. 신윤예 대표의 이런 확고한 신념은 000간의 지난 9년을 이끌었다. 그리고 000간의 앞으로를 이끌어갈 것이다.    

 

 

 

 

더네이버, 인터뷰, 000간, 신윤예 대표

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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