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전쟁이 여성에게 남긴 것들

2019년 칸영화제를 달군 두 화제작 중 하나인 <빈폴>. 29세에 불과한 칸테미르 발라고프 감독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여성들에게 남은 전쟁의 기억을 스크린에 옮겼다.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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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칸영화제를 빛낸 두 편의 영화가 있다. 하나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비미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이라면, 다른 하나는 29세 감독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연출력을 보여준 칸테미르 발라고프의 <빈폴>이다. 데뷔작 <클로즈니스>로 칸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을 받으며 세계 영화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칸테미르 발라고프는 두 번째 영화 <빈폴>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감독상을 수상하며,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감독의 자리에 올라선다. 

 

 

<빈폴>의 배경은 1945년의 레닌그라드다. 전쟁이 끝나고, 나치를 물리친 소련은 승전국이 된다. 하지만 승전국이 쟁취한 전리품은 몇몇 남성 권력자의 몫이다. 레닌그라드 골목골목에는 굶주린 자들이 넘치고, 병원은 신체 일부를 잃은 환자로 가득하다. 전쟁은 도시의 겉모습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육체와 정신마저 폐허로 만들었다. 역사는 전쟁을 승자와 패자로 구분하지만, 역사가 주목하지 않는 이들 모두는 전쟁의 패자일 뿐이다. <빈폴>이 뇌진탕 후유증으로 갑자기 몸이 굳어지며 쓰러지는 주인공 이야(빅토리아 미로시니첸코)의 모습으로 영화의 문을 여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영화의 제목인 ‘빈폴’은 큰 키에 깡마른 체형을 가리키는 말로 이야의 별명이기도 하다. 그녀의 망가진 몸은 전쟁이 남긴 상흔이자, 전쟁이 끝난 이후에 더 큰 전쟁에 내던져진 여성들의 삶을 상징한다. 그런 이야에게 그녀와 상반되는 체구와 성격을 지닌 마샤(바실리사 페렐리지나)가 찾아온다. 마샤와 이야는 지원병으로 함께 일하며 우정을 쌓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죽음의 기운으로 가득한 레닌그라드에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간다.  

 


칸테미르 발라고프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에세이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서 영화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여성들이 경험한 제2차 세계대전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성 역시 남성들과 똑같이 목숨을 걸고 싸웠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는 그 누구도 여성이 경험한 전쟁을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성에게 전쟁이란 무엇이고, 그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고, 전쟁의 경험이 그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들어본 적이 없다. 그것이 칸테미르 발라고프가 전쟁이 남긴 고통으로 굴곡진 두 여인의 삶에 주목하는 이유다. 어쩌면 예술가란 어둠으로 가득한 세상의 절망 앞에서 아주 희미한 한줄기 희망의 빛이라도 찾으려 애쓰는 자들에게 붙여진 또 다른 이름일 것이다. 칸테미르 발라고프는 절망의 늪에서 두 여인이 서로를 지탱하며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한 시각적 이미지로 그려 나간다. <빈폴>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러시아 유화를 보는 듯한 강렬한 화면”이라고 평한 것이나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가 “격렬하다”고 간명하지만 힘 있게 말한 것은 과장이 아니다. 색채적 대조에서부터 단순한 클로즈업만으로 극적 텐션을 만들어내는 능력, 그리고 인물의 정서와 공명하는 풍경까지, <빈폴>은 내러티브에 깊이 뿌리를 둔 시각적 이미지의 매혹적인 향연으로 우리를 압도한다. 아름다운 아픔과 격렬한 슬픔, 그리고 차가우면서도 따스한 위로. 영화가 어떻게 이미지로 이야기하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빈폴>을 마주하면 된다. 

 

 

주디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제40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에서 르네 젤위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화제의 영화다. <오즈의 마법사>의 영원한 ‘도로시’이자 세계적인 히트송 ‘오버 더 레인보우’의 주인공인 여배우 주디 갈런드의 생애 끝자락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다. 
개봉 3월 12일 

 

뮬란
디즈니의 새로운 실사 영화가 개봉한다. 1998년 애니메이션으로 개봉한 <뮬란>이 그 주인공. 기존의 애니메이션과 달리 뮤지컬이 아닌 무협 영화 형식을 취한 이 영화는 뉴질랜드 출생의 니키 카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유역비, 공리, 이연걸 등이 출연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개봉 3월

Cooperate (주) T&L 엔터테인먼트

 

 

 

더네이버, 무비, 빈폴

CREDIT

EDITOR : <더네이버>편집부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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