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아웃도어 룩의 신분 상승

새로운 세대를 위한 고감도 아웃도어 웨어의 시대가 도래했다.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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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CLER GRENOBLE 2019 F/W 컬렉션. 2  MONCLER SIMONE ROCHA 2019 F/W 컬렉션. 3, 4, 5 PRADA LINEA ROSSA 컬렉션. 6  POLO RALPH LAUREN 2019 F/W 룩북.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무의식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열었다. 화면 상단에는 수많은 스토리가 붉게 번쩍이고 지인들의 하루가 스쳐갔다. 그 사이 유독 눈에 띄는 캠핑 인증샷. 그날은 한 매거진에서 진행하는 캠핑 페스티벌이 개최되는 날이었다. 수많은 청춘이 모여 각자의 장비와 전문적인 아웃핏을 뽐내며 감성을 불태웠다. ‘#캠핑’ 태그를 검색하면 소위 ‘인스타그래머블’한 감성 사진들이 쏟아진다. 딱히 새로울 것 없이 느껴지는 취미 활동인 캠핑이 세대교체를 겪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다. 요즘 세대의 관심이 ‘밖’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기성세대 위주로 흘러온 아웃도어 시장이 자연스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기능에만 집중한, 지극히 기능적인 디자인과 경악스러운 컬러 블로킹은 결코 새로운 소비층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 때문에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아웃도어를 연상할 수 없던 브랜드가 점진적으로 아웃도어 웨어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프라다의 리네아 로사 컬렉션과 랄프 로렌 스포츠 컬렉션은 과거 스포츠 아카이브를 활용해 아웃도어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는 물론 레트로 트렌드까지 동시에 만족시켰다. 견고한 나일론 소재와 간결한 붉은 바 로고를 내세우며 화려하게 컴백한 프라다의 리네아 로사는 하우스만의 럭셔리 무드와 기능적인 면모를 두루 섭렵해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제대로 홀렸다. 폴로 랄프 로렌 역시 1980~90년대 큰 인기를 끈 스포츠 컬렉션의 다양한 아카이브를 토대로 1992 오리지널 스태디움 리미티드 에디션, CP-93과 스노우 비치 컬렉션 등을 연달아 출시하며 레트로 트렌드를 예리하게 저격했다.

 

9, 12, 13 MONCLER SIMONE ROCHA 2019 F/W 컬렉션. 7, 8, 11  Eye/LOEWE/Nature 2019 F/W 룩북. 10  JIL SANDER+ 2019 F/W 룩북. 

 

반면 기존 컬렉션과 별개로 아웃도어 컬렉션을 새로이 구축한 브랜드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정교한 미니멀리즘으로 사랑받는 질 샌더를 꼽을 수 있다. 메인 컬렉션 외 도시 밖 생활을 위한 ‘질 샌더+’를 이번 시즌 새롭게 탄생시킨 것이다.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크와 루시 마이어 부부의 어린 시절 기억을 되짚으며 시작된 질 샌더+ 컬렉션은 수준 높은 아웃도어 룩의 기준을 제시한다. 매킨토시사와 협업해 양질의 패브릭을 바탕으로 미니멀리즘의 미학과 아웃도어 웨어의 편안함, 기능성을 배합해 군더더기 없이 실용적인 컬렉션을 완성했다.


로에베 역시 지난해 S/S 컬렉션을 시작으로 아웃도어 룩에서 영감 받은 ‘아이/로에베/네이처(Eye/LOEWE/Nature) 컬렉션을 두 시즌 연속 전개하고 있다. 기능성 소재로 제작한 의류와 명랑한 컬러 배합이 돋보이는 가방은 기존 아웃도어 룩에 대한 편견을 일축한다.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의 아웃도어 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SPA 브랜드 유니클로와 함께 조나단 앤더슨만의 천진한 감성과 가성비를 고루 갖춘 캡슐 컬렉션을 내놓기도 했다.


역으로 산악 전문 브랜드로 시작한 프랑스 브랜드 몽클레르는 좀 더 색다른 행보를 보인다. 다수의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한층 수준 높은 아웃도어 웨어 컬렉션 ‘몽클레르 지니어스’ 프로젝트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것. 라인업을 살펴보면 절로 입이 딱 벌어진다. 발렌티노의 수장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를 비롯해 시몬 로샤 등 걸출한 하이패션 디자이너는 물론 일본 스트리트 신의 살아 있는 전설 후지와라 히로시, 크레이그 그린, 매튜 윌리엄스 등 떠오르는 루키 디자이너까지 실로 어마하다. 몽클레르의 아카이브를 토대로 각 디자이너의 역량을 한껏 발휘한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하나의 브랜드에서 탄생한 것인가 싶을 정도로 스타일이 풍성하다. 오트 쿠튀르 피스를 능가하는 패딩 드레스, 레이스와 진주로 뒤덮은 호화로운 니트 등 기존 아웃도어 웨어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아이템은 고객의 다양한 입맛을 제대로 충족시키는 동시에 거대 패션 하우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처럼 많은 하우스가 각자 단단한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발상과 연구를 더해 아웃도어 웨어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웃도어 웨어는 오로지 기능이라는 생각은 이미 시대착오적이다. 바야흐로 고감도 아웃도어 웨어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제는 산과 들에서는 물론 일상에서도 완벽하게 녹아드는 가장 동시대적인 아웃도어 웨어를 맞이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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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재경PHOTO :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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