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의 미학과 트렌드를 구축해가는 코펜하겐 패션 하우스에 이끌리는 이유.
2026.07.29
파리나 밀라노처럼 화려한 로고 플레이나 드레스업 스타일을 앞세우기보다 기능성과 편안함, 대담한 믹스매치를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것이 코펜하겐의 패션 방식이다. 이러한 스타일은 북유럽 특유의 흐리고 변화무쌍한 날씨, 그리고 일상에 깊이 자리한 자전거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 세실리에 반센이 제안한 패딩 재킷과 방수 아우터, 실용적인 부츠를 로맨틱한 드레스와 매치하는 스타일링 역시 기능적 아이템을 도시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대표 사례다.
코펜하겐에서는 패션이 단순히 런웨이 위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디자인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고유의 스타일을 정립한다. 이러한 흐름은 얼마 전 열린 덴마크의 디자인 페스티벌 ‘3daysofdesign’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세실리에 반센을 비롯한 덴마크 기반 패션 하우스는 단순히 컬렉션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패션과 디자인, 공예, 공간 경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세실리에 반센은 피크닉에서 영감 받아 하우스 특유의 섬세한 텍스타일과 수공예 디테일을 공간으로 확장했다. 제철 식재료를 올린 테이블을 맞춤 제작 패치워크 원단으로 장식해 로맨틱한 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

한편 덴마크의 실험적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는 덴마크 디자인 뮤지엄에서 대형 설치 작품 <The Umbrico Spiral>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현했다. 바움 운드 페르드가르텐 역시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폴란드 아티스트 조피아 시라크와 협업한 설치 작품을 공개했다. 붉은 가벽을 전통 보빈 레이스로 감싼 작품은 코펜하겐과 바르샤바의 문화적 연결에서 영감을 받은 말 모티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전통 공예와 현대 디자인을 자연스럽게 잇는다. 이들이 보여준 작업은 런웨이 위의 패션과도 맞닿아 있다. 오트 쿠튀르처럼 극도의 화려한 장식보다 퀼팅과 위빙, 플리츠, 구조적인 실루엣을 활용해 소재와 형태 자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전통적인 공예 기법을 재해석하는 ‘현대적 장인 정신’을 공통된 가치로 제시한 것이다.
코펜하겐 패션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 중 하나인 MKDT 스튜디오는 이 도시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지속 가능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들은 3daysofdesign 기간에 맞춰 스웨덴 텍스타일 브랜드 반드라 러그와 협업해 패션과 직조 예술을 결합한 전시를 선보였다. 미니멀한 룩과 수공예 러그를 함께 배치하며 서로 다른 분야가 공유하는 장인 정신과 오래 지속되는 가치, 신중한 제작 방식을 조명했다. 이처럼 코펜하겐에는 패션과 디자인, 예술을 하나의 문화로 바라보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획일적인 트렌드를 좇기보다 고유의 개성과 철학을 존중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 어쩌면 지금 전 세계가 코펜하겐의 새로운 패션 신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그곳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이러한 태도 때문일 것이다.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패션하우스 전시
EDITOR : 강유림PHOTO : Launchmetrics/spot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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