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 모형, 노말건축사사무소 제공.
건축가 (노말건축사사무소 소장)
추천 도서 데이비드 마추켈리 <아스테리오스 폴립>(미메시스), 나카무라 요시후미 <집을, 순례하다> &<다시, 집을 순례하다>(사이), 최광진 <한국의 미학>(미술문화), 아돌프 로스 <아돌프 로스의 건축예술>(안그라픽스)
독서 취향 건축 설계는 긴 호흡을 필요로 한다. 작은 주택 하나를 설계하는 데만 해도 보통 5~6개월이 소요된다. 초기 단계에는 개념적 탐구가 중심이 되기에 직접적인 자극과 영감을 주는 건축 저술을 주로 찾는다. 반면 세부적인 설계가 이뤄지는 후반부에는 생각을 비울 수 있는 타 장르의 책을 선호한다.
추천 사유 책은 접근성에 따라 읽기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 순으로 배열했다. 요즈음 건축을 더 잘하고자 하는 욕망이 앞서는 탓인지 일반 독자에게 권하기 어려운 전문 서적을 즐겨 찾지만, <아돌프 로스의 건축예술>은 시작부터 매콤한 맛이 나고 비교적 무난하다는 생각에 목록에 슬쩍 넣어보았다.

프란츠 카프카 초상 티셔츠는 트락타트.
패션 디자이너 (트락타트 대표)
추천 도서 프란츠 카프카 <디 에센셜: 프란츠 카프카>(민음사), 김혜순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난다), 발터 벤야민 <아케이드 프로젝트>(새물결)
독서 취향 문학, 미학, 사회학 관련 텍스트를 즐겨 읽는다. 특히 논지가 명확하고 현실적 토대 위에 치밀하게 근거를 쌓은 전문 서적을 좋아한다. 현재성을 잃지 않기 위해 비평서를 꾸준히 접하며, 그 과정에서 발견한 문학 작품을 찾아 읽곤 한다. 특히 벤야민의 에세이와 김혜순의 시는 늘 곁에 두고 되새긴다.
추천 사유 ‘트락타트는 책과 같은 옷을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에서 보듯 책은 작업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트락타트는 책 읽는 경험을 옷 입는 경험으로 치환하면서 책의 형식과 내용을 의복의 구조와 표정으로 번역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결국 책은 단순한 참조물이 아니라, 트락타트의 디자인 세계를 구축하고 형성해온 언어이자 사유의 원천이다.

마이스터스튁 오리진 컬렉션 두에 클래식 만년필, 블랙 유선 노트, 잉크는 모두 몽블랑.
아티스트
추천 도서 프란츠 카프카 <돌연한 출발>(민음사), 시이나 료스케 <에릭 사티, 이것은 음악이 아니다>(북노마드), 파울 첼란 <파울 첼란 전집 1>(문학동네)
추천 사유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10월 19일 막을 내린 개인전 <열두 개의 질문>의 전시작 중 ‘외국어로 된 열두 개의 잠언(2024)’에 등장한 책을 모았다. 이 작품은 그간 채집한 외국어 문장의 원문을 그려 넣음으로써 회화와 텍스트의 경계를 질문한다.
책과 작업의 관계 책에서 만나는 다른 삶과 시공간이 우리를 일상의 무게와 관성에서 벗어나게 한다. 미술이 하는 일 역시 이와 같다.

아티스트
추천 도서 신순애 <열세 살 여공의 삶>(한겨레출판), 한병철 <리추얼의 종말>(김영사)
독서 취향 실천적 페미니즘, 동물 철학, 들뢰즈에 심취했던 저자들의 글, 초현실주의 시, 북유럽 소설과 시, 요가가 관심사다.
책과 작업의 관계 책은 여유가 날 때나 기차 여행 중에야 비로소 펼칠 수 있기에, 시공간적으로 ‘일’과는 대척점에 놓여 있다. 비록 책이 작업에 즉각적인 자극을 주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삶과 사고, 작업 전반에 깊은 흔적을 새기는 책과의 만남은 언제나 소중한 경험으로 남는다.

빨간 스케치북은 몰스킨 아트 컬렉션 스케치북 L, 골드 컬러 펜은 파카 소네트 골드 치즐 GT 볼펜.
북디자이너 (상록 대표)
추천 도서 마이클 S. 최 <게임이론가, 제인 오스틴>(후마니타스), 클레르 마랭 <제자리에 있다는 것>(에디투스), 이제야 <진심의 바깥>(에피케),
Sven Schumann&Johannes Bonke <The Talks - No Idea Is Final>(Phaidon), Koolhaas&Bruce Mau <S, M, L, XL>(The Monacelli Press)
추천 사유 외서 두 권은 최근 구매한 책으로, 타이포그래피만으로도 완성도와 압도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S, M, L, XL>은 여러 버전이 있는데 골드 포인트 버전으로 구매했다. 국내 서적 세 권은 최근 디자인한 책이다. <게임이론가, 제인 오스틴>은 제인 오스틴의 초상과 게임이론 모형을 강렬한 대비로 배치하여 두 세계의 연결을 표현했고, <제자리에 있다는 것>은 ‘제자리’와 ‘존재’의 의미를 연속적인 프레임 속 이미지 흐름으로 시각화했다.
독서 취향 디자인이 멋지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구입한다. 곁에 두는 것만으로 인사이트를 얻는 기분이다. 고전문학을 오래 좋아해왔으며, 읽을 때마다 다른 감각을 선사하기에 늘 새롭다.
책과 작업의 관계 책은 곧 나의 일이자, 좋아서 계속 해나갈 수 있는 대상이다. 무겁거나 부드럽거나 반짝이는, 책을 둘러싼 모든 물성을 사랑한다.

(왼쪽부터) ‘튜튜를 입으라고?(2025)’, ‘너와나우리(2025)’, ‘대숙이의 족두리(2025)’. 모두 김대운 작가 제공. ‘튜튜를 입으라고?’는 <털 난 물고기 모어>의 저자이자 댄서, 드래그 아티스트인 모어를 모델로 한 작품이다.
조각가
추천 도서 모지민<털 난 물고기 모어>(은행나무),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창비), 한병철 <사물의 소멸>(김영사), 로절린드 C. 모리스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그린비)
책과 작업의 관계 평소 철학과 미학에 관한 책을 즐겨 읽는다. 조각이 지탱해온 권위적 상징을 해체하고 다른 감각의 질서를 모색하는 나의 작업 태도와 이어지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소설의 경우 성장 서사나 영웅담보다, 세상에서 주변화된 인물, 마지못해 혹은 간신히 살아가는 인물을 담담히 그린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런 서사들은 결핍과 흔들림 속에서 관계와 위로를 새로이 상상하게 만들고, 이는 작업에서 다루는 상실, 부재, 그리고 퀴어적 공동성과 맞닿아 있다. 결국 내게 책 읽기란, 단순한 취향을 넘어 작품이 질문하는 세계와 감각을 다른 언어로 마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즉석카메라는 한국후지필름 인스탁스 와이드 에보. 렌즈는 라이카 24-70mm, 올블랙 컬러 디지털카메라는 라이카 M11.
포토그래퍼
추천 도서 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문학동네), 홍세화 <결: 거칢에 대하여>(한겨레출판),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민음사)
책과 작업의 관계 작업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책은 때로 예상치 못한 영감과 아이디어를 주는 원천이다. 장 자크 루소의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이나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을 읽고서는 책 제목과 동명의 작업을 했다.
독서 취향 작가가 일인칭으로 써내려간 소설과 에세이를 좋아한다. 특히 한국 여성 작가의 책에 관심이 많다. 내가 직접 겪은 일은 아니지만 마치 나 자신의 일기장을 열어 보는 것과 같은 몰입감을 느끼기 때문일 거다. 손 닿는 곳에 두는 책은 문학보다 비문학이 훨씬 많다. 20대를 지나 30대로 넘어오면서, 한 사람으로서 세상과 어울리는 것에 대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더욱 실감하는 것 같다. 특히 홍세화의 <결: 거칢에 대하여>나 김규항의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는 (종교는 없지만) 내게 성경과 같은 책이다.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책
EDITOR : 박지형PHOTO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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