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퍼즐로 세상을 읽는 유튜버 케빈

수집가의 방 Vol. 9

202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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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몬 성수의 스토어 매니저이자 유튜브 채널 <케빈팩토리> 운영자, 그리고 뉴발란스 앰배서더. 직업이 여럿인 유튜버 케빈은 동시에 ‘취미 부자’다. 수집에 일가견이 있는 그의 집은 감각적이고 힙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스트리트 패션 신발과 옷, 모자부터 영화 <스타워즈> 굿즈, 캐릭터 피규어, 포켓몬스터 카드 등 팝 컬처 애호가라면 눈을 빛낼 아이템으로 채운 보물창고랄까. 하지만 그중에서도 그가 일찍이 컬렉팅을 시작한 취미는 바로 직소 퍼즐이다. 거실 한편에 퍼즐만 보관하는 창고가 따로 있을 정도다. 그의 집을 방문해 퍼즐 컬렉션 공개를 청했다. 얼핏 작아 보였던 창고 안에 비밀 공간이라도 숨겨져 있는지 새로운 퍼즐 상자가 줄줄이 나왔다. 

 

 

1 퍼즐 창고를 소개하는 유튜버 케빈. 2 전 세계 극소량 생산된 한정판 메탈 퍼즐. 난이도가 아주 높다.

 

퍼즐을 비롯해 많은 물건을 수집하고 있다. 물건 모으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나? 봉지 과자에 들어 있던 따조라는 딱지를 알지 모르겠다. 어릴 적 따조와 포켓몬 스티커 등을 엄청나게 모았다. 이후 사회생활을 하며 유년기부터 좋아했던 신발 수집 등으로 이어졌다.


퍼즐에는 어떻게 입문했나? 2000년대 초반 개인적인 일로 힘들어할 때 친구가 퍼즐을 추천했다. 크리스천 친구라 종교화 퍼즐을 선물로 주더라(웃음). 마음 정리가 될 것 같아 시작했는데 기대보다 재미있었고, 손의 움직임과 상상에만 집중하니 잡생각이 사라지는 점이 좋았다. 또 명화 퍼즐을 맞추다 보면 작가의 창작 과정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더라. 완성했을 때의 만족감도 크고. 그렇게 퍼즐의 매력에 빠졌다. 


컬렉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어림하자면 1,000개 정도 될 것이다.


수집용 퍼즐을 고르는 기준이 궁금하다. 초기에는 카테고리 구분 없이 모았지만 지금은 명화 위주로 구매하며, 특히 좋아하는 작가와 퍼즐 회사에 집중한다. 회사마다 퍼즐 조각의 질감이나 인쇄 품질 차이가 크다. 사실 퍼즐을 고를 때 1, 2초 안에 판단이 선다. 전체적인 느낌과 색감, 안정적인 구도 등이 결정적 기준이라 할 수 있다. 


퍼즐 회사마다 제품에 어떤 차이가 있나? 모든 브랜드를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국가별로 설명하자면, 미국 퍼즐은 가성비가 뛰어난 반면 마감 품질이 낮아 가루가 많이 날린다. 수집보다는 퍼즐 맞추는 과정을 즐기는 문화라고 들었다. 유럽은 명화의 종류가 다양하고 표면의 질감과 인쇄 비율을 잘 구현한다. 대부분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잘 만든 퍼즐을 굿즈로 판매한다. 일본 퍼즐은 세계에서 가장 퀄리티가 높다. 조각 단면이 깔끔해 가루조차 없다. 또 퍼즐 마니아들은 조각 분실 걱정이 큰데, AS가 가능한 점도 매력이다. 동봉된 엽서에 분실된 조각의 빈자리를 따라 그려서 보내면 새로운 조각을 배송해준다. 

 

 

케빈의 퍼즐 컬렉션 중 일부. 3만 피스가 넘는 대형 퍼즐도 여럿이다.

 


퍼즐을 살펴보니 흔히 아는 종이 제품뿐 아니라 소재도 다양하다. 반짝이는 홀로그램이나 야광 퍼즐도 있고, 코르크, 금속, 목재, 스테인드글라스 등 소재가 무궁무진하다. 스테인드글라스는 플라스틱 소재라 액자에 넣지 않아도 세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영국의 ‘웬트워스 나무 퍼즐’은 목제 퍼즐만 생산하는 회사로, 일반적인 퍼즐 조각이 아니라 비정형적 조각 형태가 다양하다. 


특별히 좋아하는 퍼즐이 있다면? 명화 퍼즐을 아주 좋아한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 미술 입시를 준비해서인지 예술을 향한 동경이 크다. 특히 인상주의 화가를 좋아해 고흐 작품 퍼즐을 접하며 퍼즐에 깊이 빠졌다. 


여러 점 소장한 퍼즐도 있나? 무라카미 다카시의 ‘플라워 포레스트’는 5점 갖고 있다. 완성 후 액자로 표구해도 예쁘고, 상자가 원형이라 개봉하지 않고 박스만 두어도 인테리어 효과가 있다. 일본에서 출시된 ‘백호도’ 퍼즐은 부와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길상의 의미가 있어 선물용으로 여러 개 사두었다. 


꼭 소개하고 싶은 컬렉션을 공개해달라. 심혈을 기울인 컬렉션이 있다. 바로 일본 비벌리사가 발매한 미국 작가 토머스 맥나이트 퍼즐 시리즈다. 20~30점가량 갖고 있다. 단종되어 지금은 쉽게 구할 수 없는 제품이라 퍼즐 마니아 사이에서는 구매 1순위 퍼즐로 통한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익숙한 장소를 그린 풍경화로, 화풍과 색감이 편안해 어느 집 거실에 걸어도 이질감이 없다. 낮 배경에도 달을 그려 넣는 것이 작가의 인장과 같다. 시리즈 가운데 와이드형의 ‘베네치아 석호(Venetian Lagoon)’는 색감이 아주 예뻐서 소개하고 싶다. 

 

 

1 집중적으로 수집해온 명화 퍼즐. 2 직접 퍼즐을 맞추는 케빈. 

 


앞으로 손에 넣고 싶은 퍼즐이 있다면? 일본의 고 피스 퍼즐을 찾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은 3만, 4만 피스에 이르는 퍼즐이 많은데, 일본은 2000피스 이상 퍼즐도 생산하지 않는 추세다. 쉽지 않지만 3000, 5000피스 퍼즐을 계속 수집하고 싶다. 


20여 년간 퍼즐을 모은 수집가에게 직소 퍼즐은 어떤 의미인가? 퍼즐은 독서와 같이 지식을 습득하는 수단이다. 어릴 적부터 책을 읽을 때면 자꾸 앞으로 돌아가는 버릇 때문에 집중해 읽기 어려웠다. 미술 관련 책을 읽는 대신 도안을 보고 퍼즐을 맞추면서 작가의 화풍과 색감을 알아가며 분석할 수 있었다. 퍼즐을 맞추는 행위 자체가 내게는 지식과 영감을 주는 배움의 과정이다.


퍼즐을 수집하며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이미 국내에 몇 곳 있지만 나만의 퍼즐 카페를 열고 싶다. 일상에서 큰 퍼즐을 맞출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이라면 분실 우려 때문에 집에서 맞추기도 쉽지 않고. 바에서 위스키를 키핑하듯 완성하지 못한 퍼즐을 보관해주고 편하게 방문해 맞출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일이니 즐겁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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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지형PHOTO : KIM C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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