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마이클 조던을 추억하는 스니커 마니아, 오렌지킹

수집가의 방 Vol. 8

2025.10.03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가장 보편적인 신발, 운동화는 기능성 생필품이자 패션 아이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특히 전설적인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과 함께 등장한 나이키 에어 조던은 그의 활약에 힘입어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한국도 광풍을 피할 수 없었다. 스니커 칼럼니스트이자 스니커 전문 유튜브 채널 ‘오렌지킹’의 운영자 오렌지킹 역시 에어 조던 시리즈의 마니아다. 어린 시절 한눈에 반한 신발에 대한 애정은 성인이 되어 농구화 수집으로 이어졌다. 
2012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 스니커 리뷰를 남긴 그는 2017년 무렵 잡지에 스니커 칼럼을 기고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스니커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이 본업으로 자리 잡았다. 취미가 부업으로, 부업이 주업으로 바뀌는 동안 그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2022년부터 유튜브 콘텐츠 ‘스니커 라디오’를 통해 스니커 이야기를 팟캐스트 형태로 풀어내고 있으며, 2023년에는 에어 조던 시리즈를 차례로 소개하는 ‘프로젝트 23’을 진행했다. 에어 조던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시청해야 할 콘텐츠가 그렇게 쌓였다. 
에어 조던을 신고 코트를 누비던 마이클 조던은 23년 전 농구 코트를 떠났지만, 그를 영웅으로 여기던 이들은 여전히 그의 활약을 복기하고 칭송한다. 오렌지킹과 함께 운동화에 깃든 기억을 하나씩 파헤쳤다. 

 

 

 

착화감이 좋아 즐겨 신는 아디다스 이지 부스트 350 V2.

 

에어 조던 3 레트로 화이트 시멘트 리이매진드를 손에 든 오렌지킹.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처음 에어 조던에 매혹된 순간은 언제인가? 1993년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같은 반 친구가 에어 조던 8을 신고 왔는데 그 신발만 눈에 들어오더라. 수업 시간 내내 쳐다봤다. 일반적인 운동화와 다른 디자인에 새까만 색, 크로스 스트랩, 그리고 자수로 새긴 ‘23’까지 정말 멋졌다. 빨간 페라리 스포츠카를 처음 볼 때의 충격에 버금간달까. 당시 7만~8만원의 고가 운동화였는데, 부모님을 설득해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아버지가 매장에서 에어 조던 8 플레이오프와 함께 같은 색 모자를 사준 기억이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어떤 계기로 본격적인 수집을 시작했나? 2011년 대학원 졸업 후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어 지쳐 있었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우연히 에어 조던 13 플린트를 발견했고, 나를 위한 선물이자 농구를 다시 시작할 요량으로 구매했다. 실제로 신어보니 마음에 꼭 들었다. 농구하는 동안 기분 전환도 되었고. 이후 에어 조던 4 밀리터리 블루를 비롯해 몇몇 모델을 구매하며 모으기 시작했다.


컬렉션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200~300족 정도로 예상하지만, 150켤레까지 엑셀 파일에 정리하다 그만둬서 정확한 숫자는 알지 못한다. 나이키가 80% 이상, 아디다스가 15% 정도일 것이다. 실제 신는 신발보다 소장용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수많은 모델 중 왜 에어 조던인가? 에어 조던만의 매력이 궁금하다. 농구 역사상 위대한 선수는 몇 있지만 에어 조던을 이을 신발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마이클 조던의 농구 인생은 한 편의 영화 같다. 그러한 선수가 직접 코트에서 신은 신발이라는 의미가 크다. 팬들은 그의 현역 시절 사진만 봐도 신발을 통해 어떤 시즌, 어떤 경기인지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마이클 조던이 NBA에서 신고 뛰었던 에어 조던 1~14 및 17, 18과 그 외 모델을 비교하면 인기 차이가 크다. 

 

 

 

(왼쪽) 마이클 조던의 시그너처 실루엣이 새겨진 모델들. (오른쪽) 빈티지 디자인의 스니커. 위부터 아식스×폭스트롯 유니폼 EX89, 나이키×톰 삭스 제너럴 퍼포즈 슈, 나이키×톰 삭스 마스 야드. 

 


마이클 조던의 모교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UNC)를 상징하는 화이트&블루 조합의 모델은 꼭 수집한다고 언급했다. UNC 컬러는 꼭 구매하는 편이고 셀 수 없을 만큼 보유하고 있다. 훗날 이들만 모아 전시하는 것이 꿈이다. 마이클 조던의 상징 색깔이 시카고 불스의 빨강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좋아하지 않는 색이라고 한다. 그는 모교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했다. 시카고 불스 시절에도 유니폼 안에 UNC 반바지를 입고 뛰었을 정도다. 승리를 부르는 ‘러키 쇼츠’라고 하는데, 그만큼 그에게 중요한 의미였다. 재미있게도 이 색 조합은 에어 조던 1에 있었으나 2부터는 발매되지 않다가 9부터 13까지 다시 출시됐다. 마이클 조던의 은퇴 발표 후 에어 조던 9 UNC 컬러를 신은 광고 사진이 공개됐고 뜨거운 반응을 얻어 나이키가 계속 출시한 것이다. 어린 시절 사촌 형이 사온 미국 잡지 광고에서 처음으로 레드가 아닌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조던을 봤을 때가 기억난다. 당시에는 국내에 발매되지 않아 구할 수 없었다. 화려하고 상징적인 모델이 많지만, 에어 조던 9 UNC 컬러는 수집의 원동력이 되는 신발이라 할 수 있다. 


컬렉션 중 디자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모델은 무엇이라고 보나? 에어 조던만큼 농구 스타 페니 하더웨이의 모델도 좋아한다. 그중 에어 폼포짓 1은 1997년 발매된 모델인데 지금 봐도 미래적인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체온이 높아지면 발 모양에 맞춰 변형되는 포짓 소재를 활용했다. 나이키가 당시 이러한 기술력을 갖춘 공장을 찾다 한국의 대우정밀과 협업해 제작했다고 한다. 요즘 신고 뛰어도 폭신폭신하고 편안하다.


후대에 물려줄 운동화를 딱 하나만 고른다면? 에어 조던 3 화이트 시멘트. 슬프게도 요즘 어린 학생들은 마이클 조던이 누군지 모른다. 선수가 아닌 운동화 브랜드로 알더라. 우리 또래가 더 이상 조던을 신지 않는 날이 올 테고, 그러다 보면 에어 조던이라는 이름도 잊힐 것이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에서 ‘프로젝트 23’ 콘텐츠를 시작했다. 한국어로 조던을 소개하는 채널이 없으니 우리가 만들었다. 조던 시리즈 가운데 에어 조던 3는 나이키의 가장 위대한 디자이너라 불리는 팅커 해트필드의 작품으로, 마이클 조던이 나이키를 떠나지 않고 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모델이다. 편하고 튼튼하기도 해서 전투화처럼 신고 있다.

 

 

(왼쪽) 페니 하더웨이의 모델인 나이키 에어 폼포짓 1. (오른쪽) 화이트&파우더블루 배색의 에어 조던 1과 9 UNC 컬러.

 

 

동일한 신발을 가장 많이 보유한 모델은 무엇인가? 단일 컬러로는 에어 조던 11 콩코드를 4켤레 갖고 있다. 오랜 스니커 팬 사이에서 최고의 신발로 꼽힌다. 더 비싼 신발, 희귀한 신발이 많지만 마니아들이 ‘죽기 전에 콩코드 한 번 신어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하던 시기가 있었다. 2011년 콩코드가 재출시된 당시 매장을 돌며 발품을 팔았지만 찾지 못했다. 리셀러에게 사면 손가락질하던 시기였다. 이후 2018년에 콩코드가 다시 발매되어 구할 수 있었다. 당시 “콩코드 다섯 켤레를 사는 날 은퇴하겠다”라고 공언하는 바람에 네 켤레를 유지하고 있다(웃음). 


신발은 시간이 흐르면 닳고 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계속 수집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사람도 결국 죽지 않나. 그래서 인생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원한 건 없고 소모품은 언젠가 썩어 없어지므로 함께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신발을 창고에 주로 보관하지만 꺼내서 집에 가져다 두고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비단 신발을 신지 않더라도 지친 하루 끝에 좋아하는 신발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다.


이 취미에도 끝이 있을까? 언젠가 나이키에서 에어 조던을 더 이상 발매하지 않을 것이다. 2015년 무렵부터 이미 에어 조던의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최근 에어 조던 1이 갑자기 인기를 얻으며 수명을 유지한 정도다. 미래에 마이클 조던도 세상을 떠나고 그의 플레이를 지켜본 사람들도 나이가 들 것이다. 그러면 제조사도 결단을 내릴 테고. 그때가 강제로 수집을 그만두는 날이 되지 않을까.   

 

 

 

 

 

 

 

 

 

더네이버, 피플, 인터뷰

 

CREDIT

EDITOR : 박지형PHOTO : 손동주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