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여행을 남다르게 만들까. 단순히 고가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 쉬이 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이 우리를 새로운 여정으로 이끌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8월 론칭한 여행 큐레이션 플랫폼 비아신세계(Via Shinsegae)는 새로운 여행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탄생했다. 여행 상품을 직접 기획 및 운영하는 것은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다. 물론 어느 여행사나 고가의 프리미엄 여행 상품을 갖추고 있지만, 비아신세계는 항공 업그레이드와 5성급 호텔이라는 선택지뿐 아니라, 영감이 될 만한 경험에 초점을 맞춰 진정한 럭셔리 여행을 설계했다. 한 끗 다른 경험이 여행의 기억을 바꾸어놓는다는 지점을 정확히 파악한 것이다. 이는 VVIP 고객 대상 설문 조사를 반영한 결과다. 비아신세계는 이미 정규 론칭 이전 럭셔리 호스피탈리티 기업 벨몬드의 호텔과 열차로 채운 페루&브라질 여행을 시작으로 총 7회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비아신세계의 여행 상품은 마스터피스와 오리진, 2개 등급으로 구분된다. 동시에 영감, 탐험, 로컬, 내면의 균형 등 테마별 카테고리를 마련해 여행 목적과 취향에 따른 선택의 폭을 넓혔다. 테마를 명확하게 설정한 동시에 해당 분야 전문가를 섭외해 전문 지식과 정보를 전한다. 건축가 유현준이 함께하는 이탈리아 건축 여행, 클래식 음악평론가 유정우와의 잘츠부르크 음악 여행, 한국이집트학연구소 소장 곽민수가 동행하는 이집트 여행 등이 대표적이다. 비아신세계의 기획 단계부터 론칭을 주도한 신세계백화점 여행비즈니스팀의 박지은 치프 파트너를 만났다. 그는 시코르닷컴, SSG 푸드마켓 청담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신세계 신규 브랜드의 성공적 안착을 이끈 인물이다. 비아신세계의 큐레이션이 어떻게 다른지 그에게 직접 물었다.

 

 

 

1 오로라를 관측하는 아이슬란드 여행.  2 VIP 티켓이 포함된 아부다비 파이널 그랑프리 여행. 3 탐험가 제임스 후퍼가 동행하는 북극 쇄빙선 투어.

 

 

신세계에서 뷰티, 패션, 푸드 등 여러 브랜드를 거쳤다. 여행 플랫폼에는 어떻게 합류했나? 그동안 신규 비즈니스와 브랜드 만드는 일을 해왔다. 레퍼런스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일이 힘들지만 론칭하면 성취감이 대단하다. 그래서 사내 여행 팀을 꾸린다는 소식에 자원했다. 백화점을 단순히 상품 파는 공간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는 경험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이야기한다. 화장품 하나를 사러 오더라도 출입구부터 인테리어, 동선, 매장에서 만나는 사람까지 총체적으로 만족도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여행 분야 역시 경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신세계백화점이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비아신세계 팀은 어떻게 발전했나? 2023년 5명으로 출발해 사업이 본격화하며 점차 확장했다. 내부에서 여행 상품을 전부 기획하는 만큼 여행업계의 주요 인재들이 다수 합류했다. 특정 지역에서 높은 매출을 유지하던 상품 기획자, VVIP 여행 전문 기획자, 평창 동계올림픽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담당자, 크루즈 상품 전문 기획자 등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가 모인 팀이라고 자부한다. 간혹 기존 여행사 상품이 입점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기획하고 개발했다.

상품은 크게 마스터피스와 오리진 등급으로 나뉜다. 고가인 마스터피스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마스터피스’는 소수 인원에게만 제공되는 프로그램 위주의 최상위 상품이다. 아부다비 파이널 그랑프리 여행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파이널 그랑프리 상품과 달리 VIP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 티켓 2장이 포함된다. VIP 좌석 이용은 물론 차고에 들어가 자동차 수리하는 모습을 보고 기념 촬영도 할 수 있다. 빠르게 매진되는 티켓인데, 현지 업체를 여러 번 찾아간 끝에 표를 어렵사리 구했다. 또 프랑스의 강을 따라 벨몬드 바지선을 단독으로 탑승하고, 남미 이구아수폭포 투어 역시 다른 관광객과 섞이지 않고 오픈 시간 전에 우리 고객만 입장한다.  

탐험가 제임스 후퍼와 함께하는 북극 여행이 눈에 띈다. 최고가 상품인데. 노르웨이 부근을 항해하는 상품을 두고 북극 크루즈라 칭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아신세계의 북극 여행은 얼음을 깨며 나아가는 쇄빙선을 타고 실제 북극점으로 가는 여정이다. 북극점에 다녀온 사람은 전 세계에서도 극소수라고 한다. 제임스 후퍼가 사전에 북극 탐험에 대해 강연하고, 크루즈에 동행해 설명을 이어갈 것이다. 이처럼 일생에 한 번 경험할 만한 버킷 리스트 같은 상품이 주를 이룬다. 

일반 여행 패키지와 달리 사전, 사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여행 전 프리뷰 아카데미를 열어 여행지를 깊이 이해할 시간을 준비했다. 야생동물 서식지에 방문하는 아프리카 여행 전에는 동물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강연을 한다. 동시에 함께 떠나는 고객들이 사전에 얼굴을 익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후 프로그램도 반응이 좋다. 프랑스 미식 여행 이후 동행 명사였던 푸드 전문가 문정훈 교수의 추천으로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모여 한 달 만에 여행의 기억을 공유했다. 네트워킹을 중요시하는 고객의 호응이 크다. 

실제 여행 시 그룹이 어떻게 구성되나? 고객은 평균 8~10명이다. 모든 팀에는 국내 공항에서 함께 출발하는 인솔자와 현지 전문 가이드가 1명씩 동행한다. 이 밖에 프로그램에 따라 필요한 전문 인력을 섭외한다. 고산지대가 많은 남미 여행은 고산병에 대비한 주치의와 안전을 위한 경호원을 고용했다. 여행지마다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다.

현재까지 주요 고객이 궁금하다. 연령대는 40~60대 등 다양하고, 부부 동반이나 여자 친구들 모임이 많았다. 의외로 1인 고객도 많다. 혼자 가는 경우에는 더욱 패키지가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여행지라 신혼여행으로도 추천하고 싶다. 비아신세계에는 패키지 상품뿐 아니라 아만, 카펠라 등 럭셔리 호텔 예약도 준비되어 있다. 개인 단위로 예약하기 어려운 스테이를 갖춘 것이 강점이다. 예컨대 오픈 당시부터 화제가 된 사우디아라비아의 데저트 락 호텔은 인기가 높아 예약이 어렵지만, 결국 객실을 확보했다. 미국 서부 여행은 고객 전용 전세기를 준비했다. 

정식 론칭 이전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기억에 남는 고객 반응이 있다면? 프랑스 남부 미식 여행을 다녀온 한 고객은 “가격은 높았지만 만족도는 그 이상”이라고 했다. 떠나기 전 가격에 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직접 경험한 뒤 값어치를 체감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용 고객의 재구매율이 높다. 현재까지 기존 고객 가운데 50%가 재구매로 이어졌고, 2개씩 예약한 사례도 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남미 파일럿 여행 때 현지에서 삼바 공연을 보고 싶다는 고객이 있었다. 삼바 공연장이 대개 작고 낡아서 일정에 넣지 않았는데 의견을 듣고 급히 섭외해 추가했다. 비아신세계 팀은 낮에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현지 돌발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웃음).

VIP 대상 혜택도 있나? 신세계 VIP 혜택 중 세일리지라는 할인 혜택이 있는데, 여행 상품 역시 최대 5% 할인을 제공한다. 또 비아신세계 자체 기획 여행 상품의 경우 구매 실적을 최대 100% 인정한다. 신혼부부들이 혼수, 가전제품에 더해 신혼여행까지 예약하면 빠르게 신세계 VIP가 될 수 있다는 팁을 전한다.

비아신세계 상품으로 직접 여행을 떠난다면 어떤 여정을 고를 것인지? 하나만 고르기 어렵다(웃음). 남미 벨몬드 에디션 상품에 포함된 마추픽추의 벨몬드 호텔이 12월까지 운영하고 문을 닫는다. 내년이면 없어질 상품이라 올해밖에 기회가 없다. 또 하나는 캐나다 옐로나이프로 떠나는 오로라 여행이다. 2025년이 태양 활동 극대기라 오로라를 관측하기 좋은 시기라고 한다. 오로라를 보려면 올해 떠나는 게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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