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향방

<패스트 라이브즈>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한국계 미국인 감독 셀린 송의 두 번째 영화 <머티리얼리스트(Materialists)>가 8월 개봉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삼각관계를 다룬다. 다코타 존슨이 연기한 루시는 뉴욕 상류층 싱글들의 결혼을 성사시키는 유능한 커플 매니저다. 루시 곁에 부유한 펀드 매니저 해리(페드로 파스칼)와 가난한 연극 배우인 과거의 연인 존(크리스 에반스)이 동시에 다가오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현실적인 욕망과 불가항력적 매혹 사이에서 루시는 어떤 선택을 할까? 로맨틱 코미디의 전통적 문법을 현대의 관점에서 고민해볼 법하다. 개봉 8월 8일

 

 

 

거장 다큐멘터리스트의 시선

제17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9월 11일 개막을 알린 가운데, 현대 다큐멘터리의 거장 감독 프레더릭 와이즈먼의 전작 순회 회고전을 개최한다. 본 영화제를 시작으로 서울아트시네마, 부산 영화의 전당, 광주독립영화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등 전국 예술 극장을 순회하며, 관찰 중심의 미학으로 자기 세계를 단련해온 감독이 60여 년간 제작해온 45편의 전체 필모그래피를 상영한다. 고정된 카메라로 사회와 집단의 심장부에 성큼 다가가는 그의 근작은 물론 필름으로 보존된 초기작을 디지털로 만날 흔치 않은 기회다. 

 

 

 

 

영원한 무대

콘서트 현장을 비추지만, 공연만이 전부는 아닌 영화. 전설적인 뉴웨이브 밴드 토킹 헤즈의 공연 실황을 담은 <스탑 메이킹 센스>에 대한 설명이다. <양들의 침묵>으로 잘 알려진 감독 조나단 드미는 토킹 헤즈 무대에 매료되어 그들의 공연을 촬영하기로 한다. 1983년 12월 미국 할리우드 판타지스 극장에서 총 네 차례 진행된 공연을 편집했으며, 어떤 설명이나 인터뷰 없이 관객이 바라보는 무대에 집중했다. 리드미컬한 촬영과 감각적인 연출은 콘서트를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린다. 공연장에서 충만함을 느낀 적 있는 관객이라면, 공연은 언젠가 끝나지만 영화는 계속해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을 것이다. 개봉 8월 13일

 

 

 

 

우리가 지나온 자리

작년 여름, 40년 만에 국내 개봉한 소마이 신지 감독의 영화 <태풍클럽>이 극장가에 불러온 기묘한 활기를 기억하는지. 소마이 신지의 또 다른 걸작 <이사>가 올여름 극장을 찾는다. 1993년 작 <이사>는 초등학교 6학년 렌이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며 맞는 격랑을 그린 영화다. 부모의 이유 있는 선택은 렌에게 재난과 같다. 렌이 느끼는 절망과 슬픔, 환멸과 체념이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리라는 사실을, 그 시절을 지나온 관객은 안다. 개봉 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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