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송곳산이 굽어 보는 쉼터, 빌라 쏘메

한국은 이미 충분히 여행했다는 결론은 섣부르다. 여전한 미지의 섬, 울릉도의 새로운 스테이 빌라 쏘메에서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리니.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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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산 자락 아래 자리 잡은 빌라 쏘메.

 

누군가는 울릉도가 행운이 따르는 자에게만 허락된 여행지라고 말한다. 파도가 거센 계절이면 뱃길이 막히지만, 바다가 평온한 시기에는 타지에서 본 적 없는 출중한 절경을 드러내는 바위섬. 동해에 우뚝 선 외로운 섬을 만나는데 이 정도 고초가 대수일까. 숙소가 여의치 않다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다. 울릉도 유일의 럭셔리 스테이 코스모스 울릉도가 빌라 쏘메를 야심 차게 열었으므로.


울릉도에 가려면 강릉항, 동해 묵호항, 포항 영일만항과 구항, 울진 후포항 다섯 항구에서 울릉도행 배를 탑승해야 한다. 그중 영일만항에서 크루즈를 타고 울릉도 사동항으로 향했다. 빌라 쏘메의 컨시어지 서비스 덕에 배편 예약도 문제없었다. 밤새 달린 크루즈에서 하선하자 동녘의 쨍한 볕과 짙푸른 바다가 반긴다. 울릉도 최남단 항구에서 목적지인 북면 코스모스 울릉도로 가기 위해 일주 도로를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달렸다. 촛대바위, 죽도, 관음도, 삼선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기암괴석과 바위섬이 위치를 알린다. 한 바퀴 일주하는 데 자동차로 1시간 남짓인 작은 섬 울릉도에서 몇 차례고 마주칠 바위들과의 첫 만남이었다.

 

 

빌라 쏘메 1층 로비. 울릉도의 자연을 옮겨놓은 듯한 구성이 돋보인다.

 

코스모스 울릉도는 2017년 코오롱글로텍이 개장한 럭셔리 리조트다. 추산이라고도 부르는 송곳산 곁,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부지에 빌라 코스모스와 빌라 떼레 2개 동이 들어섰다. 그리고 2025년 5월, 세 번째 리조트 빌라 쏘메가 문을 열었다. 한 팀만 이용 가능한 올인클루시브 독채 풀빌라인 빌라 코스모스와 합리적 가격대의 빌라 떼레 사이 럭셔리 스테이를 원한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빌라 쏘메는 나머지 두 빌라와 마찬가지로 김찬중 건축가가 설계했다. 기존 코스모스 건물과 이어지는 흰 외벽에, 울릉도 전통 가옥의 특징인 너와 지붕에 착안하여 널판이 성기게, 그러나 유기적으로 얽힌 듯한 외관을 구현했다. 흥미로운 점은 전 객실에서 바다는 물론 송곳산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테라스로 나가 올려다보지 않아도, 객실 곳곳의 창문을 통해 송곳산 조각을 마주하는 구조다. 거대한 바위산의 품 안에 있는 느낌은 영험하기까지 하다.


고요한 쉼이 절실한 현대인에게 이만한 휴식처가 있을까. 한적한 울릉의 마을 추산리 해안 언덕 위, 밤이 이르게 찾아오는 이곳에서는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과 파도 소리가 긴 밤을 채운다. 객실이 단 10개뿐이라 프라이빗한 시간을 보장하며, 구조가 조금씩 상이한 객실을 독립적으로 배치해 우리만의 무인도에 머무는 듯한 기분까지 선사한다. 전 객실에 마련된 자쿠지는 노곤하게 몸을 녹이는 시설이다. 자연 정화를 거쳐 분출되는 추산 용출수를 리조트 전체에서 사용하는데, 미네랄이 풍부해 씻으면 피부가 매끈매끈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르 플로의 스톤 테라피도 놓치지 말 것. 따뜻하게 데워진 테라스톤 위에 엎드린 채 명상에 빠지니 잡념이 달아나고 몸은 이완된다.

 

 

1 라 울의 디너 코스 메뉴 ‘라울의 밭’. 올리브와 버섯 뒥셀 위에 각종 채소를 올려 싱그러운 밭을 표현했다. 2 바다가 내다보이는 객실 ‘운’의 침실. 3 복층 구조의 ‘순’ 객실 내부.

 

여행에서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는 법. 인구밀도가 낮고 주변 상권이 발달하지 않은 지역 특성상 리조트 내부 F&B 시설이 중요하다. 울릉 다이닝을 표방하는 ‘라 울’은 울릉도의 독특한 제철 식재료를 음양 순환상생 철학에 기반해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디너 코스에 등장한 각종 섬나물과 약소, 독도새우, 고로쇠, 리조트에서 직접 재배한 허브 등이 뭍에서 경험한 적 없는 맛과 향으로 미각을 자극한다. 조식은 한식과 양식 중 선택 가능한데, 그중 한식을 맛보았다. 무로 감싼 산나물 만두로 시작해 정갈한 한 상이 나왔다. 고로쇠물로 지은 윤기 나는 밥과 지역 특산 음식인 오징어내장탕, 부지깽이나물, 약소 떡갈비 등 울릉도에서 기대할 법한 식재료가 조화롭게 입을 즐겁게 했다. 


국내 여행은 할 만큼 했다고, 더 이상 한국에 궁금한 여행지는 없다고 단언한다면, 어느 지역과도 다른 풍광이 펼쳐지는 울릉도라는 선택지가 남았다. 탐색하고픈 자연과 빌라 쏘메라는 럭셔리 리조트가 있는 울릉도는 다음 여정을 또다시 기약할 만한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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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박지형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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