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전설적 아이콘의 시계

앤디 워홀부터 에디트 피아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영감을 준 문화예술계 아이콘이 사랑한 하이엔드 메종의 워치.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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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VLGARI
_Gina Lollobrigida

대담한 동시에 우아한 감성을 지닌 로만 주얼러 불가리가 화려한 삶을 산 세기의 배우들에게 사랑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오드리 헵번, 잉그리드 버그먼, 그레이스 켈리 등은 모두 콘도티 거리(Via dei Condotti)의 불가리 부티크를 방문한 고객이자 브랜드의 뮤즈 그리고 친구였다. ‘20세기 모나리자’로 불리던 지나 롤로브리지다 역시 그중 하나다. 소피아 로렌, 브리지트 바르도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섹스 심벌로 인기를 얻은 그녀는 은퇴 이후 아티스트로 전향하여 사진, 조각, 회화 등 다방면에 걸쳐 예술 작업을 펼쳤다. 탁월한 심미안과 예술적 감수성을 지닌 그녀를 만족시킨 시계는 바로 세르펜티 투보가스 워치다. 손목을 유연하게 감싸는 인체공학적이고도 아름다운 나선형 밴드는 메종이 보유한 창의적 유산의 근간이 되어 오늘날까지 선보이고 있다. 워치와 주얼리를 살아 움직이는 작품으로 승화시킨 불가리의 아방가르드한 미학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모델이다. 

더블 로고를 인그레이빙한 지름 21mm의 옐로 골드 케이스에 옐로·화이트·로즈 골드 세 가지 소재를 결합한 두 줄의 나선형 브레이슬릿을 장착한 불가리 불가리 투보가스 워치 6천1백80만원. 

 

 

 

 

BREITLING
_Miles Davis 

 1952년 창립자 윌리 브라이틀링이 파일럿이 필요로 하는 모든 비행 계산이 가능하도록 회전 슬라이드 룰을 탑재한 손목용 크로노그래프를 개발하며 역사를 시작한 브라이틀링의 내비타이머. 항공 시계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남성들의 드림 워치로 민간 항공의 전성기를 거치며 파일럿이 가장 즐겨 착용한 시계로 유명하다. 1962년에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우주비행사 중 한 명인 스콧 카펜터의 손목 위에서 우주를 비행하기도 했다. 이 시계에 매료된 것은 조종사뿐이 아니었다. 프랑스 대중문화의 상징이자 여전히 패션계에 영감을 주는 세르주 갱스부르 또한 이 시계를 사랑했고,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 마일스 데이비스 역시 내비타이머 오너였다. ‘나에게 음악과 삶은 모두 스타일에 관한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을 만큼 모든 영역에서 확고한 개성을 추구했던 마일스는 1960년대 여러 패션 매거진에 등장한 당대의 스타일 아이콘이었다. 일찍이 비주얼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 구축이 중요함을 간파한 그는 브룩스 브라더스의 잘 재단된 슈트와 아이비리그 룩, 유럽 고급 브랜드의 슬릭한 슈트 등을 즐겨 입었는데, 이와 함께 스타일링한 시계가 바로 내비타이머다. 연주 무대를 위해 꼭 시계를 착용할 필요가 없을 때도 그는 룩에 방점을 찍는 용도로 넓은 스트랩이 멋스러운 볼드한 내비타이머를 매치했다. 

지름 46mm의 스틸 케이스에 블루 다이얼을 장착한 내비타이머 B01 크로노그래프 46. 자사 개발 칼리버 브라이틀링 01로 구동한다. 1천4백67만원.

 

 

 

 

TAG HEUER
_Steve McQueen 

1969년 3월 3일 제네바와 뉴욕에서 동시에 론칭한 태그호이어 모나코는 스위스 워치메이킹 역사상 최초의 사각 방수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워치로 주목받았다. 창립자의 증손자이자 시계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 잭 호이어가 오랜 시간 파트너십을 유지해온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이름을 가져온 이 아이코닉한 시계는 대범한 사각형 케이스와 블루 다이얼, 레이싱 무드를 강조한 밝은 레드 컬러의 미닛 핸드 등으로 기존 워치메이킹의 미적 코드를 전복했다. 스위스의 유명 카레이서로 호이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워치 브랜드로부터 최초의 후원을 받은 선수로 기록된 조 시퍼트의 손목 위에서 1970년 처음 트랙 데뷔를 한 모나코 워치는 이듬해에는 스티브 매퀸이 제작과 주연을 맡은 영화 <르망>을 통해 필름에도 데뷔한다. 당시 그에게는 다양한 럭셔리 워치 브랜드의 대표 제품 선택지가 존재했는데 시계들을 살펴본 매퀸은 오직 모나코 워치만을 착용하길 원했다고.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가 클래식 고전 명작에서 착용한 시계라는 가치가 더해지며 다수의 경매와 컬렉터들 사이에서도 모나코는 가장 소장하고 싶은 모델로 등극했다. 

지름 39mm의 스틸 케이스 위 블루 다이얼을 통해 시, 분, 초, 날짜, 크로노그래프 미닛과 아워를 읽을 수 있는 모나코 칼리버 11 크로노그래프 1천78만원.

 

 

 

 

PIAGET
_Andy Warhol

시계를 각별히 사랑했던 팝아트의 황제 앤디 워홀은 흘러가는 시간을 평면적인 공간에 담아내는 방식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의 워치 컬렉션에는 피아제 제품이 7점이나 포함되어 있는데, 마치 예술 작품처럼 소량 제작 방식을 고수한 이브 피아제의 시계가 그의 마음에 꼭 들어찬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신중하면서도 영적이고 문화적 소양이 깊었던 두 사람은 일과 삶에 대한 가치관을 공유하며 우정을 쌓았고 피아제 소사이어티의 기틀을 함께 마련했다. 1970년대 중반 앤디 워홀은 블랙 오닉스 다이얼을 장착한 독특한 셰이프의 옐로 골드 케이스 워치를 만난다. 기발함과 세련됨을 동시에 갖춘 이 모델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시계였다. 젯셋 정신을 반영하며 피아제 스타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해당 피스는 1977년까지 극소량만 생산했는데, 대담한 쿠션형 케이스 위로 우아한 시그너처 가드룬을 장식해 1980년대 황금기를 상징하는 시계가 되었다. 피아제 재단은 앤디 워홀 시각예술재단과의 공식적인 협력을 계기로 이 시계의 이름을 ‘블랙 타이’에서 ‘앤디 워홀 워치’로 변경하였고, 2014년 리바이벌 버전이 출시된 이래 재해석을 거듭하며 컬렉터들 사이에서 수집 가치가 높은 시계로 여겨지고 있다. 

케이스 크기 45×43mm의 18K 로즈 골드 케이스로 말라카이트 다이얼이 마치 회화 작품처럼 예술적인 무드를 드러내는 앤디 워홀 워치. 인하우스 오토매틱 무브먼트 534P로 구동한다. 7천4백만원.

 

 

 

 

BOUCHERON
_Edith Piaf

‘라 비앙 로즈’로 익숙한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 그녀는 14년에 걸쳐 약 40개의 부쉐론 제품을 구매한 충성도 높은 고객이었다. 그중에는 남성용 워치 15점, 여성용 워치 6점이 포함됐는데 모두 골드 소재 케이스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종류는 다채롭다. 어떤 가치보다 인간관계를 귀하게 여긴 그녀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부쉐론의 시계로 마음을 전했는데, 전 연인이자 복싱 선수 마르셀 세르당, 음악적 조력자 샤를 뒤몽, 1959년 숫자 인덱스가 없는 골드 다이얼 워치를 선물 받은 가수이자 배우 조르주 무스타키 등이 있다. 한편 그녀가 자신을 위해 구입한 시계는 부쉐론이 1947년 처음 출시한 보이지 않는 잠금장치를 적용한 모델. 부쉐론의 워크숍과 장인 보네(Bonnet)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서 ‘BB’라고 부른 초기 모델은 케이스와 다이얼 형태에 관계없이 해당 장치를 탑재한 모든 시계를 지칭하는 단어였다. 이후 1990년대에 ‘Reflection’이라는 이름을 얻어 ‘직사각 형태의 보이지 않는 잠금장치를 갖춘 워치’의 구체적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메종의 아이덴티티를 대표하는 리플레 워치다. 한편 피아프가 첫 번째 시계를 구입한 날짜는 1949년 3월 11일로 구체적인 기록이 남아 있다. 마지막 구매는 그녀가 세상을 떠난 해인 1963년 1월 30일에 이뤄졌고, 이때 역시 골드 소재의 여성 시계를 구입했다고. 

케이스 크기 18×29.5mm의 버티컬 고드롱 모티프 스틸 케이스를 갖춘 리플레 워치 스몰 모델. 1944년 처음 특허를 얻은 인비저블 클래스프 덕분에 간편한 방식으로 스트랩 교체가 가능하다. 4백만원대. 

 

 

 

 

JAEGER LE COULTRE
 _Pablo Picasso

1940년대 초 예거 르쿨트르는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과 실용적 기능을 갖춘 손목시계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여 클래식한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제작한다. 시리즈를 위해 처음 선보인 최초의 컴플리케이션 중 하나로 매뉴팩처는 물론이고 워치메이킹 역사에서도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타임피스다. 단정한 라운드 셰이프의 다이얼 위로 달과 별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낭만적인 문페이즈가 자리하고, 날짜와 요일, 월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우아한 디스플레이, 날렵한 바 인덱스, 도핀 핸즈가 어우러진 시계는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눈에도 들었다. 예거 르쿨트르의 트리플 데이즈 문페이즈 워치를 가장 아꼈다는 그는 20세기 위대한 인물을 빛으로 기록한 포토그래퍼 유서프 카쉬의 사진 속에서도 티어 드롭 러그가 돋보이는 해당 시계를 착용한 모습이다. 이를 시작으로 1950년대에는 파텍 필립의 퍼페추얼 캘린더 워치 REF.2497을 구입했다고 알려졌는데, 두 모델의 다이얼 디스플레이와 기능이 많이 닮은 것을 보아 천재 화가의 확고한 시계 취향을 엿볼 수 있다. 

지름 39mm의 로즈 골드 케이스로 빈티지 무드를 자아내는 에그셸 베이지 컬러 다이얼 6시 방향에 문페이즈 창을 배치한 마스터 울트라 씬 문 워치. 가격 미정. 

 

 

 

 

HAMILTON
_Elvis Presley

1957년 해밀턴이 출시한 최초의 전자시계 벤츄라는 방패를 닮은 삼각형 케이스, 전자기 코일로 구동하는 일렉트릭 무브먼트로 워치메이킹의 오랜 공식을 탈피한 혁신적인 타임피스다. 저명한 산업 디자이너 리처드 알비브가 고안한 독특한 외관은 당시 미국 사회의 저항 문화를 반영한 것으로 한눈에 시선을 끄는 대담한 디자인을 통해 기성 규칙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렇듯 진보적이고 미래적인 스타일에 매료된 수많은 시계 애호가 중에는 로큰롤의 전설 엘비스 프레슬리도 있었다. 아이코닉 워치로 구성한 컬렉션을 보유한 그는 벤츄라의 열혈 팬으로 수많은 무대를 비롯해 1961년 개봉한 뮤지컬 영화 <블루 하와이>에서도 벤츄라 워치를 착용, 그에게 열광하는 대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리듬 앤 블루스, 컨트리, 웨스턴, 소울 뮤직 등 다양한 장르를 혼합해 로큰롤을 탄생시킨 엘비스, 그리고 워치메이킹의 유산과 기술적 정밀함, 창의성을 독특한 방식으로 결합한 벤츄라는 기존과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하고 영감을 주었다는 점에서 닮았다. 

24×36.5mm 크기의 스틸 케이스&브레이슬릿으로 선보이는 신제품 벤츄라 S 쿼츠 워치. 유연한 링크로 연결된 플렉스 브레이슬릿은 이지 클릭 시스템으로 교체가 쉽다. 1백34만원. 

 

 

 

 

 

 

 

 

 

더네이버, 패션, 워치

CREDIT

EDITOR : 이혜미PHOTO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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