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누푸리산과 스키 슬로프 전경을 내다볼 수 있는 5 베드 룸 펜트하우스의 거실.
신치토세 공항에서 출발해 차로 2시간쯤 달렸다. 커다란 호수와 숲길, 계곡, 논밭의 풍경을 감상하며 왕복 2차선 산길을 굽이굽이 돌았다. ‘홋카이도의 후지산’이라 불리는 요테이산의 장엄한 자태가 모습을 드러내자, 곧 ‘무와 니세코(Muwa Niseko)’에 다다랐다.
무와는 확고한 취향을 가진 이들을 위해 엄선한 큐레이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공간과 맞춤형 서비스, 그리고 고유한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나 자신’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Moi’에서 딴 이름처럼 내가 머무는 공간이 나를 표현한다는 비전으로 설립했다. 새로운 집의 개념을 제시하는 ‘프라이머리 홈’, 자연 속에서 완벽한 휴식을 제공하는 ‘세컨드 홈’, 완벽한 휴가를 선사하는 ‘베케이션 홈’, 도심 속 쾌적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어반 레지던스’로 구성된 총 4개 컬렉션을 전개하며, 탁월한 로케이션, 집과 같은 편안함이 느껴지는 프라이빗하고 섬세하게 디자인된 공간을 통해 럭셔리 호스피탈리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안한다. 그 시작이 바로 무와 니세코다. 2023년 12월, 니세코의 그랜드 히라후 기슭 독보적인 입지에 문을 연 이곳은 맞춤형 웰니스 경험을 제공하는 무와의 첫 ‘베케이션 홈’. 지난 7월에는 아시아 최초이자 일본 최초로 진행된 ‘미쉐린 키(Michelin Key)’에서 개관 반년 만에 미쉐린 원키를 획득하기도 했다.

(왼쪽) 디자이너 양태오의 감각적 터치가 돋보이는 무와 스파 내부. (오른쪽) 바닥에 다다미가 깔린 티룸과 프라이빗 온천탕을 겸비한 2.5 베드 룸 스위트.
차에서 내렸을 때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모던하면서도 비정형 구조의 독특한 건축물이었다. 츠마이리 형태의 지붕이나 툇마루 등의 디자인 모티프는 일본 전통 주택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마치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홋카이도 산악지대 마을을 연상시킨다. 리조트 입구로 걸어 들어가다 보면 중앙에 놓인 커다란 암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리조트를 건설하던 중 나온 바위를 그대로 활용한 것으로 공간에 독특한 미감을 불어넣는다. 겨울엔 바위틈에 불길이 일고, 나머지 계절엔 물이 흐른다. 어두운 목재와 노출콘크리트가 모던하게 어우러진 로비에 들어서면, 전면을 통유리로 마감한 중정이 눈에 들어온다. 거친 돌덩이들과 나무가 어우러진 중정은 마치 니세코의 자연을 호텔 안으로 옮겨온 듯한 인상을 전한다. 겨울이면 눈이 소복이 쌓여 다른 계절과는 또 다른 풍경을 완성한다. 객실 수는 총 113개. 다양한 집이 모여 마을을 이룬 듯한 외관처럼, 다채로운 스타일과 레이아웃으로 구성되어 있다. 엔트리 객실인 디럭스룸을 시작으로 테라스에서 바로 스키인-아웃이 가능한 객실, 전통적인 일본 가옥의 다다미를 실내에 도입한 객실, 넓은 객실과 프라이빗 온천, 사우나, 욕실이 완비된 침실 5개를 갖춘 펜트하우스까지 8가지 타입 중 기호와 예산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각 객실에 가전과 키친웨어가 완벽히 세팅된 주방은 물론 건조 기능까지 갖춘 세탁기 등이 구비되어 있다는 것. 스키 시즌에 장기 숙박하는 투숙객을 위한 것으로 무와 니세코의 섬세한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리조트 내에서 운영하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은 여행의 질을 더욱 높여준다. 정통 이탈리안 요리에 장작불 요리 기법과 일본의 식재료를 접목한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히토 바이 타쿠보(Hito by Tacubo)’도 그중 하나다. 2016년부터 7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도쿄 원스타를 획득한 레스토랑 ‘타쿠보’의 오너 셰프, 타쿠보 다이스케가 프로듀싱하는 곳. 일본식 혹은 이탈리안식으로 구성한 수준 높은 조식을 제공하며, 다이칸야마 본점과 마찬가지로 장작불에 구워내는 다양한 고기 요리와 홋카이도 제철 재료를 활용한 다채로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2011년부터 10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원스타를 획득한 ‘스키야키 히야마(Sukiyaki Hiyama)’의 분점도 입점해 있다. 엄선된 와규를 사용한 스키야키 코스 및 샤부샤부 코스가 대표적이며, 코스 후반에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가마솥밥과 홋카이도산 유제품을 활용한 디저트가 제공된다.

1 조식을 포함한 올데이 다이닝을 제공하는 히토 바이 타쿠보 레스토랑. 2 예약제로 운영해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피니티 온천. 요테이산의 장엄한 모습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뷰가 일품이다. 3 작은 집들이 모여 마을을 이룬 듯한 독창적인 구조가 돋보이는 무와 니세코의 외관.
니세코는 습기가 적고 가루처럼 가벼운 파우더 스노, 긴 스키 시즌과 세계 최대의 적설량으로 겨울이면 전 세계 스키어들을 불러모으는 유명한 스키 여행지다. 그런 한편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가 유지된 일본의 마지막 야생지로 전 세계 자연 애호가들의 버킷리스트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무와 니세코는 하이킹, 카누 체험, 스키 레슨 등 계절별로 개별적인 취향과 니즈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어느 때 가더라도 최상의 자연을 오감으로 만끽하고 몸과 마음의 리프레시를 추구할 수 있다. 특히 맑고 화창하며 습도가 낮은 가을은 쾌적하게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제격. 니세코를 둘러싼 안누푸리산과 요테이산이 울긋불긋하게 물드는 10월은 호젓하게 단풍을 감상하기 좋은 시기다.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하이킹 프로그램 5개 레벨 중 가장 쉬운 코스를 선택해 해발 750m 고원 지대에 위치한 ‘신센누마’ 트레킹에 나섰다. 신센누마는 ‘신선의 늪’이라는 뜻. 무와 니세코 소속 전문 하이킹 인솔자를 따라 나무 데크가 깔린 트레킹 코스를 걷다 보면, 어느새 단풍이 든 나무가 수면에 거울처럼 반사되는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한다. 늪지의 무성한 수풀과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일렁이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신선이 물놀이를 했다는 설화가 체감된다. 하이킹 후에는 일본의 유명 사케 전문 기업 ‘핫카이산(八海山, Hakkaisan)’이 운영하는 증류소를 찾았다. 니세코는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와 지형과 기후가 유사해 일본 내 위스키 산지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첫 번째 제품인 오호로 진과 숙성 중인 첫 번째 위스키를 시음하고, 홋카이도의 낙엽송으로 마감된 매력적인 공간과 자연 온도로 유지되는 저장소를 둘러봤다. 리조트로 돌아가는 길엔 로컬 식당에 들러 튀김을 잔뜩 올린 메밀국수도 한 그릇 맛보았다.
그럼에도 무와 니세코의 진가는 역시 겨울에 가장 잘 드러난다. 리조트 1층에 스키어들의 니즈를 섬세하게 반영한 전용 스키인 스키아웃 액세스를 갖췄기 때문이다. 투숙객들은 이곳에서 스키 장비 대여는 물론 개별 라커와 스키 발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리조트에서 바로 세계적 수준의 슬로프에 발을 디딜 수 있다. 격렬한 윈터 스포츠로 얻은 피로는 스파와 온천에서 녹일 수 있다. 특히 리조트의 가장 높은 층인 7층에 위치한 ‘인피니티 온천’은 무와 니세코 웰니스 여정의 필수 코스다. 42℃의 뜨근한 미네랄 온천수에 몸을 담근 채 테라피 전문가가 추천해준 유기농 차를 마시다 보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긴장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프라이빗한 온천에서 바라보는 요테이산은 계절에 따라 모습을 바꾸며 경이로운 풍광을 선사한다. 또 하나의 시그너처 웰니스 프로그램인 ‘무와 스파’에서는 꽃, 허브 등 자연에서 추출한 성분을 바탕으로 한 유기농 제품만을 사용해, 개인 맞춤형 트리트먼트를 경험할 수 있다.
니세코의 가을은 고요했다. 그러나 곧 겨울이 온다. 슬로프에 눈이 쌓이면 고요하던 마을은 북적이고, 잠시 문 닫았던 상점들은 다시 영업을 시작한다. 구불거리는 산길은 눈 속으로 잠시 사라질 테다. 찬 공기와 만난 온천수는 하얀 김을 내뿜고, 울긋불긋했던 요테이산도 하얀 눈으로 뒤덮인다. 겨울이 오면, 무와 니세코의 진면목을 직접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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