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사랑받는 동시에 지구를 망치는 주범으로 미움받는 플라스틱에 대하여 진지하게 성찰해볼 기회가 왔다.
2024.10.11
현대 아이오닉의 파츠에 적용되는 다양한 친환경 신소재.
‘환경파괴의 주범’이라고 하면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릴까? 플라스틱일 것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한 번도 플라스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루에도 엄청나게 버려지는 일회용품으로 손쉽게 소비하면서 그저 ‘이래도 될까?’ 하면서 ‘꼭 필요한 골칫거리’ 정도로만 인식할 뿐이다. 플라스틱 그리고 플라스틱 소비에 대한 막연한 우려와 걱정을 넘어 우리에게 플라스틱은 무엇이며 우리가 플라스틱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깊이 있게 성찰해볼 계기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럴 기회가 찾아왔다.
현대자동차가 독일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Vitra Design Museum)’과 손잡고 기획한 전시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Plastic: Remaking Our World)>은 우리에게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를 통해 기후 위기에 대한 통찰과 인식 전환을 권면할 근사한 기회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역사 속 플라스틱 소재의 탄생부터 인류의 삶과 함께한 변천사를 조명하며, 플라스틱을 통한 편의성이 가져온 기후 위기를 직면하고 미래를 위한 솔루션을 탐구하고자 기획됐다.

(왼쪽)이번 전시는 플라스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오른쪽) 첫 번째 섹션 ‘칼파(Kalpa)’의 몰입형 비디오 영상 작품.
현대자동차와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은 지난 2017년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디자인 혁신이 일상생활 속 기술에 가져올 긍정적 영향의 탐구’를 주제로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 전시에서 현대자동차는 플라스틱 소재와 변천사를 다층적 관점에서 소개함과 동시에 전기차 아이오닉(IONIQ)에 적용한 친환경 신소재, 폐플라스틱을 수소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 등에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라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브랜드 비전을 담아 예술적으로 표현해 시선을 모은다.
전시는 2층 전시실에서 네 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 ‘칼파(Kalpa)’에서는 플라스틱의 생산과 사용에 관련된 갈등을 조명한 몰입형 비디오 영상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두 번째 섹션은 ‘신테티카(Synthetica)’로 19세기까지의 초기 플라스틱 진화 과정과 함께 ‘플라스틱 시대’를 연 최초의 100% 합성 플라스틱을 소개한다.
세 번째 섹션은 1920년대 석유화학 산업 활성화로 새롭게 발명된 비닐, 아크릴, 나일론 등의 플라스틱들이 어떠한 형태로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는지 보여주는 ‘페트로모더니티(Petromodernity)’와, 화석연료 소비 급증과 두 차례 석유 파동 이후 일회용 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기반으로 생겨난 환경보호 캠페인을 소개하는 ‘플라스티신(Plasticene)’으로 구성됐다. 마지막 섹션인 ‘다시 만들다(RE-)’에서는 플라스틱의 선순환을 연구하는 디자이너들과 과학자, 기업 등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플라스틱의 역할과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성찰해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플라스틱이 어떠한 형태로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는지 보여주는 ‘페트로모더니티 (Petromodernity)’ 섹션.
전시관 3층은 현대자동차의 친환경 신소재를 직접 관찰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장 벽면에는 현대자동차 전기차인 아이오닉에 활용되는 다양한 재활용∙친환경 소재가 적용된 파츠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줄이고자, 아마씨 오일과 사탕수수 등에서 추출한 자연 유래 성분으로 친환경 공법 가죽과 바이오 TPO 스킨(천연 물질에서 추출한 바이오 소재가 함유된 원단)을 만들어 아이오닉 시트와 플로우 매트 등에 적용하고 있다.
3층 안쪽 공간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원 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인 ‘P2H(plastic-to-hydrogen)’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P2H는 재활용이 불가능해 땅에 매립하거나 태워서 처리해야 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소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폐플라스틱 12만 톤당 순도 99.99%의 수소 2.3만 톤을 생산할 수 있어, 기존 화석연료 대체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 옆쪽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 브랜드도 살펴볼 수 있다. HTWO는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의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밸류 체인 사업을 담당한다. 전시장에서는 HTWO 브랜드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영상을 통해 수소의 공급과 수요를 동시에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고자 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전을 살펴볼 수 있다.

플라스틱 업사이클 프로젝트 프레셔스 플라스틱과 현대자동차의 자원 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 P2H워크숍.
‘이 많은 자료를 어떻게 모았을까’ 싶도록 다양한 콘텐츠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설치하는 데만 1개월 반이 걸릴 정도로 방대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던지는 주제도 묵직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공부하는 기분으로 관람하게 된다. 신기한 것은 교훈을 억지 주입하는 지루한 학습이 아니라 동선을 찬찬히 따라가면서 순간순간 지식과 깨달음을 자연스레 습득하게 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유익하면서 재미있다. 그만큼 전시 기획에 세밀한 공을 들였다는 얘기다.
학생들은 물론 하루에도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수십 개씩 쓰레기통에 버리는 누구라도 한 번은 보면 좋겠다 싶은 귀한 전시다. 시간은 넉넉하다. 8월 28일부터 내년 5월 25일(일)까지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열린다. 놀랍게도 무료다.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전시
EDITOR : 이경섭PHOTO :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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