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낭만의 영화제여!

영화인과 시네필을 위한 대형 영화제가 있다면, 한편에는 여행에 낭만을 더하는 작은 영화제가 존재한다.

202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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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성영화와 함께 라이브 연주를 선보이는 무주등나무운동장 풍경. 2 덕유산국립공원 대집회장 상영 현장. 3 등나무가 둘러싼 운동장에서 영화제 개막을 알렸다. 

 

 

불편해도 괜찮아

Muju Film Festival

덕유산이 감싸는 청정 자연 속 무주군. 고령인구가 대다수인 작은 지역이 매년 6월이면 20~30대로 북적인다. 무주읍과 덕유산국립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무주산골영화제를 찾은 사람들이다. 영화 애호가, 캠핑족, 인디음악 팬 등 관객층은 다양하지만 도시의 소란함이 소거된 산골에서 여유롭게 자연과 영화를 즐기고 싶다는 목적은 동일하다.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거리에 교통편과 숙소, 편의시설 모두 부족하지만, 불편함을 감수하고 무주로 향하는 이유는 낭만을 찾기 위해서다. 
무주산골영화제는 여느 대형 영화제처럼 프리미어 상영에 힘을 쏟지 않는다. 대신 개봉작이나 타 영화제에서 공개된 작품들로 프로그램을 꾸린다. 첫해부터 영화제 운영과 프로그래밍을 이끌어온 조지훈 부집행위원장은 영화제 프로그램의 두 가지 방향, 즉 좋은 영화를 선별하는 ‘셀렉션’과 영화계 동향을 관객이 파악할 수 있도록 배치하는 ‘컬렉션’을 고려해 상영작을 채택하되, 보여주고 싶은 영화와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 사이에서 최적의 비율을 찾으려 한다고 밝혔다. “개봉 당시 보지 못한 영화를 몰아 보기 위해 오는 관객이 많다. 올해는 대략 3만~3만5000명의 관객이 찾았는데, 절반이 늘 오는 관객이라면, 절반은 새로운 관객이다. 꾸준히 방문하는 관객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된다.”
영화제에서 호응이 가장 높은 프로그램은 무주등나무운동장과 덕유산국립공원 대집회장의 야외 상영이다. 해가 지고 사위가 어두워지면 영화는 시작된다. 널리 퍼져 나가는 사운드가 관객을 감싸고, 숲 내음이 밀려드는 가운데 하늘의 별은 하나둘 빛을 드러낸다. 야외 상영작은 여름밤에 걸맞은 프로그램 덕에 반응이 뜨겁다. 올해는 음악 영화 세 편을 연이어 소개하는가 하면, 사랑과 이별에 관한 영화를 한데 묶고, <듄> 1, 2편을 연속 상영했다. 조 부집행위원장의 말처럼 이 영화제는 ‘영화 마니아가 아니어도 즐겁게 놀다 갈 수 있는 축제’다. 올해 12회 행사를 무사히 치른 무주산골영화제는 좋은 영화와 자연 곁에서 힘을 얻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web www.mjff.or.kr 

 

 

 

1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 마련된 야외 상영장. 2 나만의 티셔츠를 만드는 체험 부스 현장.

 

등산과 영화 감상을 함께

Ulsan Ulju Mountain Film Festival

태백산맥 남쪽 끝자락의 가지산, 신불산 일대는 빼어난 절경 덕에 ‘영남 알프스’라고 불리는 곳이다.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울산 울주군에서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탄생했다. 세계의 산악 영화를 상영하고 산악 문화를 공유하는 영화제답게 등산하기 더없이 좋은 가을에 열린다. 울주군의 영화제로 출발했으나 2023년부터 울산시와 울주군이 공동 개최하며 울산시 태화강 국가정원 등지로 장소가 확대됐다. 텐트를 치지 않고 밤새 야영하며 영화를 보는 비박 상영은 산악영화제만의 프로그램. 또 관객이 자전거 페달을 밟아 전력을 생산하는 체험 이벤트도 독특하다. 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등반, 스포츠, 탐험을 담은 영화 위주지만, 산과 인연이 없는 관객일지라도 인간의 의지와 자연의 가치에 집중하는 시간은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다. 제9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오는 9월 27일부터 5일 동안 관객을 맞이한다. 
web www.umff.kr

 

 

 

1 해 질 무렵부터 관객은 돗자리를 펴 자리를 잡는다. 2 개막식 공연 모습. 3 영화 상영이 한창인 정동초등학교의 밤 풍경.

 

운동장으로 모여라

Jeongdongjin Independent Film Festival

여름방학을 맞아 고요해진 정동진 해변의 정동초등학교는 8월 초면 활기를 되찾는다. 개학식도 운동회도 아닌 영화제를 위해서다. 1999년 출범한 정동진독립영화제는 한국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다. 독립영화 팬과 관광객이 뒤섞인 풍경은 마을 잔치를 연상시킨다. 해가 지면 운동장에 돗자리와 텐트, 모기장이 하나둘 펼쳐지고, 고요해진 틈새로 파도 소리가 끼어든다. 독립영화 특성상 작은 예술 영화관에서 감상해야 했던 관객들은 너른 야외로 나오니 숨통이 트인다. 강릉을 찾은 여행자는 평소 접할 기회가 없던 한국 독립영화를 감상하고, 영화인은 관객에게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되는 자리. 26년째 순항 중인 이유 역시 이 공간이 소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는 8월 2일부터 3일간 개최되며, 단편영화 22편과 장편영화 2편이 관객을 기다린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이미랑 감독의 <딸에 대하여>와 2024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인 남궁선 감독의 <힘을 낼 시간>이 포함된다. 
web www.jiff.kr

 

 

 

1 바다에서 바라본 스테넌 호프트 부두. 2 바다를 배경으로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3 영화 상영 전부터 해변 의자에 자리 잡은 관객들.

 

놓칠 수 없는 여름밤

Pluk de Nacht

‘밤을 붙잡아라!’ 사랑스러운 제목의 영화제 ‘플뤽 더 나흐트’는 암스테르담 서쪽 스테넌 호프트 부두에서 열리는 야외 영화제다. 2003년부터 매년 여름 미개봉 예술영화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단편영화 등을 상영해오며 암스테르담의 대표 여름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영화를 사랑하는 몇몇 친구들이 모여 시작한 영화제의 목표는 한결같다. 네덜란드에서 개봉하지 않았거나, 소수의 관객만 영화제에서 감상한 영화를 더 많은 관객에게 소개하는 것. 해 질 무렵부터 스낵과 주류 및 놀이시설을 즐길 수 있으며, 해가 완전히 저문 뒤 본격적인 상영이 시작된다. 또 상영 후에는 바에서 헤드폰을 대여해 각자 헤드폰을 쓰고 음악과 춤을 즐기는 ‘사일런트 디스코’ 파티가 열리니 여름밤은 점점 길어질 것이다. 8월 2일부터 10일까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8월 21일부터 31일까지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다. 
web plukdenacht.nl

 

 

 

1  비가 내려도 상영은 계속된다. 우산과 우비를 준비한 관객들. 2 중세 건물 가득한 광장이 야외 극장으로 변신한 풍경.

 

다양한 사랑의 양태

Tartuff

에스토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타르투는 에스토니아의 ‘지식 수도’라 불린다. 가장 오래된 대학교와 극장, 에스토니아 국립 박물관이 자리하고, 2024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돼서다. 타르투 구시가지의 시청 광장에서는 야외 영화제 ‘타르투프’가 열린다.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의 ‘블랙 나이츠 영화제’가 2006년부터 주최한 정다운 축제로, 전체 프로그램의 테마는 ‘사랑’이다. 광장으로 모여든 관객들은 시간이 멈춘 듯한 중세 도심에서 다양한 사랑 이야기에 집중한다. 올해는 8월 5일부터 10일까지 사랑에 관한 영화를 상영할 예정. 개막작은 에스토니아 감독 산데르 마라니의 로맨틱 호러 뮤지컬 영화 <체인톱은 노래한다>가 선정됐다. 제목과 장르에서 짐작하듯 이 영화제가 소개하는 사랑이란 마냥 로맨틱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 영화제는 모두에게 무료로 열려 있으니, 겉옷과 음료를 챙겨 들고 자유롭게 착석해도 좋다. 
web tartuff.ee

 

 

 

1  해변에 펼쳐진 야외 영화관. 2 아테네 로마 아고라 기둥을 등지고 영화에 집중하는 관객들. 3 플라센티아 공작 궁전 앞에 세워진 스크린. 4 플라톤 아카데미 공원의 관객들. 5 에피다우루스 고대 극장.

 

역사의 중심에서 영화를 만나다

Athens Open Air Film Festival

고대 도시국가의 유산을 여전히 간직한 그리스 수도 아테네. 거리를 걷다 보면 인류 역사의 시간대가 혼재하는 기묘한 도시임을 금세 느낄 것이다. 이토록 역사적인 도시 곳곳에 6월부터 9월까지 게릴라 야외 극장이 들어선다. 날마다 장소와 상영 시간이 달라지니 시간표를 미리 확인할 것. 올해 장소를 살펴보면 세계 최초로 현대 올림픽을 위해 지은 건물 자페이온부터 옛 가스 공장을 개조한 문화공간 테크노폴리스, 프랑스 학교 정원, 플라톤 아카데미, 아테네 국립 현대미술관, 렌초 피아노가 설계한 스타브로스 니아르코스 재단 등 상징적인 공간이 배경이다. 아테네국제영화제와 아테네시 문화 체육 기관이 함께 개최하는 행사로, 유럽과 미국의 고전 명작을 주로 상영한다. 지난 영화와 함께 자란 세대에게는 추억의 영화를 회상하는 시간이, 초심자에게는 대중적인 고전영화를 탐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누구나 <시네마천국>의 주인공처럼 영화 속으로 진입하는 경험을 하리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web www.aoaff.gr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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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박지형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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