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니치 퍼퓸 브랜드 파운더와의 인터뷰

‘사랑’이라는 감정을 향으로 표현하는 퍼퓸 브랜드 ‘도르세(D’ORSAY)’의 서사를 조명하고 이어온 ‘아멜리 후인(Ame´lie Huynh)’을 니치 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에서 만났다. 신제품 도르세 W.T.(두블르베.떼.)를 함께 시향하며 나눈 낭만적인 브랜드 스토리.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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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리퀴드 퍼퓸바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한 아멜리 후인. 

 

세기와 상상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자신도 모르게 아지랑이처럼 피어나 가슴 한편에 묵직하게 자리 잡는다. ‘두근거림’에서 시작해 200년 가까이 브랜드 헤리티지를 이어온 니치 퍼퓸 브랜드 도르세(D’ORSAY)를 소개한다. 탄생 스토리부터 제작 과정까지 마치 비밀스러운 소설 한 편을 들여다보는 듯 흥미롭다. 혹은 그 이상으로.

 

 

니치 퍼퓸 브랜드 도르세의 유니크한 제품들. 


1800년대에 최초로 젠더리스 향수를 선보인 브랜드다. 도르세가 탄생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1820년 브랜드를 창시한 알프레드 도르세(Alfred D’Orsay)는 당대 사교계 유명 인사이자 화가이자 조각가였다. 어느 날, 알프레드는 한 문학 살롱에서 소설가인 마르게리트 블레싱턴(Marguerite Blessington) 백작부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이 둘의 사랑은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이뤄졌는데, 그 당시 마르게리트가 알프레드 도르세보다 11살 연상이자 기혼자였기 때문이다. 둘의 사랑은 나날이 깊어지고 알프레드는 모든 순간 그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파란색 리본이 달린 디자인의 향수 2개를 제작해 둘만 같은 향을 비밀스럽게 공유했다. 이것이 도르세의 시작이자 ‘심장의 두근거림에서 태어난 향수’라는 의미의 당대 첫 젠더리스 퍼퓸이다.

 

두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에 감명받아 브랜드를 인수하기로 결심했다 들었다. 그 두 사람은 죽어서도 같이 묻혔다. 금지된 사랑, 파격적인 동시에 애틋한 이 둘의 이야기는 여러 책에 실화 바탕의 러브 스토리로 소개될 정도다. 세기를 초월한 애틋한 그들의 관계와 브랜드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더욱 깊이 탐구하고 싶어 2015년 브랜드를 인수, 4년의 리뉴얼 기간을 거쳐 도르세를 현대적인 향과 이미지로 새롭게 복각했다.


제품명이 ‘비밀스러운 사랑’, ‘피어나는 사랑’, ‘든든한 사랑’, ‘무한한 사랑’ 등 사랑이란 감정을 다양하게 해석한다. 도르세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해석하는지 궁금하다. ‘사랑’은 복잡미묘한 감정으로 말과 언어로 형용하기 어렵고 종류도 무한하다. 도르세는 사랑을 원초적이고 자연스러운 원료에서 찾고 표현하고자 했다. 신선한 원료와 조향으로 인센스처럼 감각적으로 표현해 향 대부분이 기교 없이 직관적이며, 솔직하고 인위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각 향마다 특유의 반전과 대담함 등 이색적인 조향을 느낄 수 있다.

 

향을 계절별로 나누는 점도 인상적이다. 무더운 한국의 여름과 어울리는 신제품 ‘도르세 W.T.(두블르베.떼.)’의 매력을 직접 설명한다면? ‘스피아민트&인센스 노트의 예상치 못한 만남’. 상반된 향의 변주곡이라 할 수 있겠다. 시원한 스피아민트와 핑크 페퍼 엑스트라의 톡 쏘는 청량함 위로 프랑킨센스 오일(유향)로 부드러움과 묵직함을 더했다. 미들 노트에 재스민 향조를 추가해 시간이 지날수록 프레시한 동시에 머스키하게 어우러지는 잔향이 정말 매력적이다.

 

 

1 압구정로데오역 주변에 위치한 리퀴드 퍼퓸바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 전경. 2 도르세 W.T.(두블르베.떼.) 90ml 31만4000원. 3 도르세 G.A.(줴.아.)&도르세 L.B.(엘.베.) 각 90ml 27만6000원. 

 

마지막은 달콤하게 마무리되는 것 같다. 오, 정확하다! 캐러멜 계열의 노트를 가미해 모든 향의 조화가 관능적이고 부드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조향했다. 일본에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기획한 향수라 조향사에게 일본 특유의 인센스 향과 찬란하고 돌발적인 태양의 이미지가 떠오르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이 향 또한 특별한 러브 스토리에서 감명받아 제작했다.


어떤 사랑 이야기를 담았는지 궁금하다. 일본 남자와 스코틀랜드 여성과의 예상하지 못한 만남에서 시작된다. 사케를 제조하던 집안의 남성이 스코틀랜드로 유학을 떠났다가 스코틀랜드 여성과 함께 귀국하여 ‘이 여성과 결혼하겠다’, ‘사케가 아닌 위스키를 만들겠다’고 선언해 당시 주변을 충격에 빠뜨렸다. 주변의 만류에도 두 사람은 결혼 후 행복한 삶을 보냈고, 남자가 배운 위스키 기술로 일본에서 굉장히 유명한 위스키를 제작해 일본 위스키 시장이 크게 발전하게 되었다. 이 러브 스토리의 두 주인공 또한 워낙 인지도가 높아 실명을 밝힐 수 없지만, 이 얼마나 운명적인 서사인가!

각 향수 끝에 새겨진 이니셜에도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 같다. 많은 의미가 있다. 우선 알프레드와 마르게리트 두 사람이 맺은 특별한 사랑에 대한 경의가 담겨 있다. 평소 두 사람은 자신들만이 알 수 있는 암호로 가득한 러브 레터를 주고받으며 비밀스럽게 소통했다. 실제 그 둘의 편지는 알프레드의 조카가 모두 태워버려 존재하진 않지만, 이에 영감 받아 향수마다 다른 조향사와 작업하며, 각기 다른 종류의 사랑 이야기와 관점을 향으로 제작한다. 그때마다 조향에 영감을 준 뮤즈의 이니셜을 향수 끝에 새기지만, 정확한 신원이나 정보는 밝히지 않는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두 사람의 러브 레터의 비밀스러운 암호처럼.


특별하게 몇 가지만 알려준다면. ‘도르세 G.A.(줴.아.)’는 ‘그리모 알프레드 도르세 백작’을 의미하는 향수로 그리모 알프레드(Grimaud Alfred)의 앞자리만 축약한 것. 블랙 티와 레더 계열의 편안한 무드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도르세 L.B.(엘.베.)’는 ‘레이디 블레싱턴’이라는 뜻으로, 마르게리트 블레싱턴을 위해 제작한 1830년대 첫 향수를 재해석한 제품이다. 아방가르드한 블레싱턴의 매력을 청량한 오렌지 블로섬 포뮬러로 재현한 것이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도르세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느껴진다. 가장 좋아하는 향과 앞으로의 계획은? 도르세의 모든 향을 사랑하지만 매번 새롭게 선보일 향에 애착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브랜드를 인수할 당시 아버지와 딸이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그 점이 내겐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와 나도 아버지와 함께 이어받았으며, 도르세의 책, 보틀, 라벨 등 브랜드 아카이브 또한 모두 함께 인수했다. 오는 2026년 이 아카이빙으로 파리에서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기회가 된다면 서울에서도 선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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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서하PHOTO : 임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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