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오직 인간만이 수억 년의 시간을 거쳐 결정화된 돌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 그리고 까르띠에는 그 결정에서 시공을 초월한 스타일을 창조했다. 까르띠에 스타일이 갖는 강력한 문화와 창조적 가치를 보여주는 전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Cartier, Crystallization of Time)>이 서울에서 열린다.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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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힌두 네크리스. 까르띠에 파리, 1936 특별 주문 제작, 1963 리폼. 플래티넘, 화이트 골드, 총 146.9 캐럿 브리올레트 컷 사파이어 13개, 총 93.25캐럿 나뭇잎 모양 조각 세공 사파이어 2개,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다이아몬드가 사용됐다. 2 네크리스. 까르띠에, 2021, 개인 소장품. 화이트 골드, 50.63캐럿 실론, 버마산 타원형 조각 세공 사파이어 1개,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다이아몬드가 사용됐으며, 다양하게 착용 가능하다. 

 

 

시간을 관통하는 여정 

5월 1일(수)부터 6월 30일(일)까지 두 달간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Cartier, Crystallization of Time)> 전이 열린다. 2019년 도쿄국립신미술관(Tokyo National Art Center, Tokyo) 이후 5년 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두 번째 전시로, 까르띠에 현대 작품의 독창성에 초점을 맞췄다. 까르띠에 컬렉션으로 불리는 소장품들과 아카이브 자료, 그리고 평소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개인 소장자들의 현대 작품을 포함한 약 300여 점이 전시되는데, 이를 통해 초창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까르띠에 메종의 선구자적 정신과 독창적인 비전을 살펴볼 수 있다. 시간을 축으로 ‘소재의 변신과 색채’, ‘형태와 디자인’, ‘범세계적인 호기심’이라는 세 가지 관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의 디자인은 아티스트 스기모토 히로시와 건축가 사카키다 토모유키가 설립한 건축 회사 신소재연구소(New Material Laboratory Lab)에서 맡았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자연 그대로의 소재와 까르띠에의 창의적인 작품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전시 디자인은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까르띠에가 오랫동안 후원해온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자매 기관인 중앙화동재단 부설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과 협력하여 전시장 곳곳에 선보이게 된 한국 전통 소재들은 헤리티지에 대한 더욱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1 미스터리 클락. 까르띠에, 2023. 화이트 골드, 록 크리스털, 옵시디언, 크리소프레이즈, 에메랄드, 오닉스, 다이아몬드가 사용됐다. 2 모델 A 미스터리 클락. 까르띠에 파리, 1918. 플래티넘, 옐로 골드, 록 크리스털, 네프라이트, 화이트 에나멜, 사파이어, 다이아몬드로 제작됐다. 

 

PROLOGUE

시간의 공간 

전시장 입구에는 100년이 넘는 세월을 품은 채 시간을 역행하는 거대한 시계탑이 자리한다. 이 광경을 바라보며 물질의 기원을 찾아 거슬러 오르는 여정으로 들어간다. 프롤로그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전시는 까르띠에의 예술성, 창의성, 뛰어난 기술의 정수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미스터리 클락과 프리즘 클락으로 시작되는데, 까르띠에 클락이 단순한 장식예술을 넘어 현재가 순식간에 과거가 되고,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 가는 시간의 신비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시계의 경이로움(Marvels of Horology)’이라고 불리는 시곗바늘은 마치 무브먼트에 연결되지 않고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여 신비로움을 더한다. 

 

 

 

1 로통드 드 까르띠에 워치. 까르띠에, 2017. 화이트 골드, 라피스라줄리, 옵시디언, 마노와 오팔 상감 세공, 다이아몬드 소재에 가죽 스트랩과 미스터리 시침, 분침, 컴플리케이션이 적용됐다. 2 시가렛 케이스. 까르띠에 파리, 1930. 8.6×5.6×1.9cm. 옐로 골드, 라피스라줄리와 터키석 상감 세공, 라피스라줄리, 바게트 컷 사파이어 1개와 두 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잠금장치)가 사용됐다. 

 

CHAPTER 1

소재의 변신과 색채

이 챕터에서는 까르띠에가 혁신적인 디자인을 창조하기 위해 독보적인 노하우로 어떻게 소재와 색채를 다뤄왔는지를 보여준다. 20세기부터 까르띠에는 다이아몬드의 광채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 플래티넘을 활용하는 기법, 규화목과 같은 독특한 소재, 다양한 보석을 이용한 대담한 색채 조합(블루 사파이어와 그린 에메랄드, 또는 형형색색의 뚜띠 프루티) 등 참신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위해 혁신을 거듭해왔다. 까르띠에 작품의 눈에 띄는 또 하나의 특징은 세대를 거쳐 내려오고 확장되는 메종의 장인정신과 기술이다. 까르띠에는 글립틱, 에나멜링, 그래뉼레이션, 오가닉 소재 상감 세공(장미꽃잎, 밀짚) 등 정교한 세공 기술을 개발한 장인정신을 발전하고 전승시키기 위해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전통공예 분야의 최고 기능 보유자로 인정한 ‘메티에 다르(Maître d’art)’ 칭호를 받은 장인의 감독 아래 극소수 장인들이 공방을 이끌고 있으며, 공방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후계자가 드문 수공예 기술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 브레이슬릿. 까르띠에, 2015. 화이트 골드, 189.345캐럿 오팔 1개, 브릴리언트 컷, 라운드, 페어 쉐이프 로즈 컷 다이아몬드, 퍼플 사파이어, 블루 사파이어, 에메랄드로 제작됐다. 2 브레이슬릿. 까르띠에, 2014. 화이트 골드 소재에 블랙 래커가 적용됐으며,  브릴리언트 & 로즈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됐다.

 

CHAPTER 2

형태와 디자인

이 챕터에서는 순수한 선과 형태의 창조적 본질을 찾아 떠나는 까르띠에의 여정을 보여준다. 자연 세계에서 드러나는 선과 형태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에센셜 라인(Essential Lines)’과 ‘스피어(Spheres)’, 주얼리의 구조적 요소에 주목하여 주얼리가 어떻게 그 자체로 건축이 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뉴 아키텍처(New Architectures)’, 움직임이 착시를 통해 시각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어떻게 작품에 표현되는지를 알아보는 ‘옵틱스(Optics)’ 등은 까르띠에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드러낸다. 또, ‘혼돈 속의 조화(Harmony in Chaos)’와 ‘일상에 깃든 아름다움(Beauty all Around)’에서는 젬스톤이나 디자이너로부터 출발한 우연한 사건이 주얼리 디자인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산업 분야나 패션계의 쿠튀르 등 주얼리 세계와 무관한 것으로 여겨온 영역에서 메종이 어떻게 아름다움을 발견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1 스네이크 네크리스. 까르띠에 파리, 1919. 플래티넘 소재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됐다. 2 네크리스. 까르띠에, 2009, 개인 소장품. 플래티넘, 에메랄드, 화이트 다이아몬드, 옐로 다이아몬드를 사용했다. 

 

CHAPTER 3

범세계적인 호기심

마지막 챕터에서는 까르띠에 디자인의 원동력인 ‘범세계적인 호기심’을 주제로 세계의 문화, 동식물에서 영감을 얻은 독보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루이 까르띠에의 세상을 향한 끝없는 탐구심을 바탕으로 그의 아트 컬렉션과 메종의 디자이너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라이브러리에서 탄생한 호기심은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특징이 되었다. 까르띠에는 이러한 호기심을 발판으로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며 독특하고 혁신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 150년이 넘는 까르띠에의 기록을 살펴보면 동아시아, 인도,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 등 셀 수 없이 다양한 지명이 등장한다. 이러한 호기심의 여정, 이에 대한 열정은 지금도 식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이 지역들의 건축, 신화, 패턴과 색상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강력한 영감의 원천이며, 이번 챕터에서는 한국에서 영향을 받은 특별한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범세계적인 호기심은 루이 까르띠에의 탐구 정신이 담긴 까르띠에 아카이브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까르띠에 아카이브에는 메종의 창립자 루이 까르띠에와 그의 할아버지가 수집한 아시아, 이집트, 이슬람의 미술·건축 관련 문헌과 서적, 그리고 루이 까르띠에의 미술 소장품에 관한 기록이 보관되어 있다. 스케치와 드로잉이 포함된 이 기록들은 까르띠에 디자이너들의 영감과 창작의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며 메종의 탐구 정신과 선구적 정신을 드러낸다.
까르띠에는 자연이 창조한 기적의 산물인 동식물을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추상적인 해석을 곁들여 주얼리 디자인으로 풀어낸다. 식물은 많은 주얼러의 사랑을 받아온 대표 모티프이지만, 까르띠에는 오키드로 대표되는 식물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창조했다. 다채로운 보석으로 구현된 맹렬하면서도 기품 넘치는 팬더, 목을 유연하게 감싸는 뱀, 야생의 그래픽적 호랑이 등의 야생동물은 상상의 보물 상자를 형성한다. 까르띠에는 어떤 방식이든 표현하고자 하는 동물의 핵심적인 특징을 잘 잡아내는데, 이는 파충류나 대형 고양잇과 동물을 모티프로 한 메종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시대를 초월해 메종의 상징인 된 ‘팬더(panthère)'는 1914년 시계 패턴으로 처음 등장한 이래 까르띠에의 대표 모티프로 자리 잡으며 새 시대를 사는 여성의 자유를 표현하는 상징이 되었다. 팬더 모티프는 구상과 추상, 끊임없이 변화하는 2차원, 3차원의 다양한 형태와 소재로 표현되며, 시간을 초월하는 까르띠에 작품 세계의 중심에 있다.

 

 

1, 2브레이슬릿. 까르띠에 2016. 화이트 골드, 컬러 사파이어, 오닉스, 블랙 래커, 다이아몬드로 제작됐다. 

 

시간을 그려낸 전시 디자인

전시 디자인을 맡은 신소재연구소는 2008년 아티스트 스기모토 히로시와 건축가 사카키다 토모유키가 공동 설립한 건축회사로, 오늘날의 표준화되고 피상적인 건축 소재에 비해 다루기 어려운 전통 소재의 건축적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스기모토 히로시는 보석과 시간의 속성에 주목해 전시 콘셉트를 ‘결정화’로 잡았고, 사카키다 토모유키는 시간의 의미를 설득력 있게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돌과 나무 등 자연 소재를 전시장 전반에 활용한 이유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개념적인 시간을 다시금 일깨우며 시작된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어둡고 긴 공간 끝에서 3.5m 길이의 시침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시계를 마주하게 된다. 인간을 포함한 만물은 시간의 지배 아래 있다.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장면을 목도하며 관람객은 우주 창조의 역사를 되짚는 동시에 만물의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이곳을 지나면 12개의 기둥에서 빛이 쏟아지는, 지름 14.5m의 원형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동굴의 천장 틈새로 어둠을 뚫고 쏟아지는 천국의 빛을 연상케 하는 연출이다. 그 조명 아래엔 까르띠에의 아름다운 탁상시계가 배치되어 있다. 시간의 공간이라 이름 붙인 이곳은 전시의 프롤로그이자 이번 전시의 핵심인 시간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본격적인 전시는 총 세 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들은 공예기술의 정수를 담고 있으며, 그 자체로 고귀하고 품격이 넘친다. 공간을 수직적으로 구분하는 장치로 쓴 건 한국의 전통 소재인 ‘라(羅)’이다. 가볍고 투명한 라를 천장에서 길게 매달아 마치 고귀한 존재를 가리는 캐노피처럼 연출한 것이다. 라로 둘러싸인 공간 안에는 편백나무로 만든 쇼케이스가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다. 나무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고요하고 차분한 공간. 관람객은 바깥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캐노피 안에서 마치 어둠 속에서 떠오른 듯한 진귀한 보석을 더욱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라를 비롯해 한국의 다양한 전통 소재를 까르띠에 작품과 연계해 선보이는데, 이는 까르띠에와 오랜 관계를 이어온 아름지기의 자매 기관인 온지음의 협력으로 가능했다. 온지음의 연구를 기반으로 라 직물의 짜임새는 유물에 근접하게 복원됐으며, 까르띠에의 후원을 통해 연구 복원되어 더욱 뜻깊다. 이와 함께 한지, 장판 등의 한국 전통 소재가 시노그래피의 중요한 부분을 이룬다. 

 

스타일과 창의성의 역사, 까르띠에 컬렉션

까르띠에는 1970년대부터 초기 제작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보존을 위해 수집된 주얼리와 타임피스 그리고 그 밖에 진귀한 액세서리는 1983년 까르띠에 컬렉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까르띠에 컬렉션은 1860년 초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제작된 작품이 망라되어 있다. 작품들은 170년이 넘는 까르띠에 스타일과 창의성에 대한 중요한 역사 기록이자, 19세기 말 이후 장식예술과 사회 전반의 진화에 대해 더욱 폭넓은 역사적 설명을 제공한다. 까르띠에 컬렉션은 현재 약 3,500개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금도 계속 그 수가 늘어나고 있고 전 세계 여러 박물관의 관심을 끌고 있다. 1989년 파리 프티 팔레(Petit Palais) 미술관에서 열린 최초의 대규모 전시를 시작으로 까르띠에 컬렉션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관 및 박물관에서 40회의 모노그래픽 전시를 가졌다. 

 

 

 

 

 

 

 

 

 

 

 

더네이버, 패션, 주얼리

 

CREDIT

EDITOR : 이지은PHOTO :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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